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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과 탐식197

잘 키운 맛집, 열 축제 안 부럽다 경북 왜관에 있는 수제버거집 ㅁㅁㅎㅅ. 이곳의 버거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연간 8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려든다. 이렇다 할 관광 자원이 두드러지지 않은 경북 왜관임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숫자다. 맛집 하나가 놀랄만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관광객 유치에 열심을 내는 지자체들이 음식점 발굴, 띄우기에 나섰다. 해당 지역의 맛집을 선별해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지역의 대표적 먹거리나 맛집 리스트는 웬만한 지방 자치단체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미쉐린 가이드처럼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해 암행 평가한 뒤 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신뢰도와 관심을 끌어올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맛의 고장 목포시가 운영하는 ‘으뜸맛집’(www.mokpo.go.kr/tour/food_100)은 현재 138곳의.. 2023. 7. 15.
막을 수 없도다, 막걸리 전성시대[주식(酒食)탐구생활 ⑰] 레몬, 무화과, 멜론, 샤인머스캣... 색다른 재료로 ‘힙’하게 밤 막걸리, 땅콩 막걸리는 들어봤다. 그런데 모히토 맛이 나는 막걸리는 어떨까. 막걸리를 마시면서 밀크티 같은 풍미도 느껴볼 수 있다면? 카프레제 샐러드나 마르게리타 피자에 빼놓을 수 없는 바질을 섞어 막걸리를 만들면 도대체 어떤 맛이 날까. 호기심이 들 수도, 갸우뚱할 수도 있겠다. 그럼 확인해보면 된다. 시중엔 신선하고 재미있는, 기발하기까지 한 수많은 종류의 막걸리가 나와 있으니 말이다. 과일과 채소, 곡물을 조합해 색다르고 독특한 맛을 내는 막걸리 전성시대다. 지난달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막걸리엑스포는 이색적인 막걸리를 맛보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과일과 채소를 부재료로 넣은 다양한 막걸.. 2023. 7. 15.
베이글 전성시대, 서사에서 스캔들까지 사연 참 많네[주식(酒食)탐구생활 ⑯] 베이글은 요즘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빵이다. 장안에 소문난 베이글 맛집들은 늘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픈런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웬만해선 맛도 보기 힘든 곳도 많다. 갓 물 건너온 따끈따끈한 신상도 아니고 새삼스러울 일도 딱히 없는데 베이글의 인기는 뜨겁다. 외식업계에서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20~30세대의 취향과 감성, 필요를 제대로 꿰뚫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식감을 가진 데다 다양한 토핑과 충전재로 취향껏 맛을 낼 수 있다. 최근 입소문이 나고 있는 전문점이나 카페에서는 프랑스 케이크처럼 화려하고 달콤한 모습으로 치장한 베이글도 나오고 있지만 다른 디저트 빵과 비교해 빵 자체가 담백한 편이라 건강을 고려한 ‘헬시 플레저’ 흐름과도 .. 2023. 7. 15.
독일인들이 매년 봄이면 열광하는 이 채소는?[주식(酒食)탐구생활 ⑮] 독일 아스파라거스 디너를 맛보다 봄이 절정을 이루는 5월. 전 세계에서 독일 사람들의 섭취량이 가장 많은 식품이 있다. 소시지? 맥주? 둘 다 아니다. 아스파라거스다. 독일어로 스파겔(spargel)이라고 하는 아스파라거스는 독일인들에게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해마다 독일에선 4월 중순이면 아스파라거스 수확이 시작돼 6월 중하순까지 두 달 남짓 이어진다. 이 기간 동안 독일 전역에선 아스파라거스 수확을 축하하며 지역 단위의 축제를 열기도 하고 가정이나 식당에서는 아스파라거스를 집중적으로 먹는다. 독일 언론은 매년 수확철이면 아스파라거스에 관한 다양한 보도를 한다. 가격과 수확 조건, 재배 농부 인터뷰까지 다양하다. 유럽 지역 미디어에서는 독일인의 아스파라거스 사랑을 두고 열광이니 광란이니 하는 표현을 사.. 2023. 5. 26.
깊은 역사가 빚은 풍미, 몰도바 와인에 반하다[주식(酒食)탐구생활⑬] 몰도바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로 꼽히는 푸카리 와이너리. 차르와인 제공 “우리 앞에 있는 와인은 저마다의 풍경을 갖고 있다”는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의 말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자주 인용된다. 와인의 본질과 매력의 핵심을 담고 있어서다. 포도밭이 있는 지역의 특성과 환경이 어떤지, 어떤 품종이 자라는지, 포도를 가꾸고 와인을 빚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그에 따른 개성과 차별화된 맛을 드러낸다. 다양성이 펼치는 매력이 와인의 미덕이기 때문일 터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와인은 특정한 지역의 풍경에 국한되어 있는 편이다. 와인 산지 하면 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의외로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와인 생산국들이 있다. 그.. 2023. 5. 26.
대기업 사표쓰고 ‘김밥일주’···“3년 내 김밥 브랜드 만들 것”[주식(酒食)탐구생활 ⑭] 저자 김밥 큐레이터 정다현씨 인터뷰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전국 김밥 맛집이라니. 이 문구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파인 다이닝이 발달하고 온갖 다양한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있지만 소풍이나 나들이에 ‘김밥’을 이길만한 것은 아직 없다. 만만하고 친근한 김밥, 때문에 별 대단한 김밥이 있겠나 싶겠지만 최근 새로 나온 책 (가디언)는 이 같은 고정관념을 날려버리며 호기심을 폭발하게 만든다. 700일 동안 전국 400곳의 김밥집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고르고 골라낸 136곳의 김밥집을 꼭꼭 눌러 담았다. 그가 찾아다닌 곳은 맛있고 특이하고 오래된 곳들. 책을 들여다보면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어쩌면 이토록 다양할 수 있을지, 도대체 이렇게 조합된 김밥은 어떤 맛을 낼지 궁금해진다. 김과 밥, 소금만.. 2023.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