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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통신72

나이 오십 넘어 시작한 마라톤 나이들어가면서 갈수록 자주 찾아오는 허망함 나만 느끼는 건 아니다. 어차피 개인적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대충 데리고 살아야 하는 감정이다. 뭐하느라 이렇게 아둥바둥 살았나 싶고 도대체 그동안 뭘 했나 싶고 100세 시대라는데 앞으로 기나긴 시간을 어떻게 무료하지 않게, 무용함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나 싶다. 몸은 시들고, 마음도 그에 비례해 더 시들어가고 특히 지난해부터 난 개인적으로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불안감에 좀 많이 시달렸다 물론 지금도 근본적인 환경이 크게 변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나름의 쉼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호흡대가 생겼다는 점이다. 그 쉼터는 달리기다. 예전에 누군가 달리기의 장점을 설파하며 신체적인 효과도 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의.. 2023. 9. 20.
'섹스의 아인슈타인'을 아시나요? ‘섹스의 아인슈타인’(The ‘Einstein of sex‘). 혹자는 웬 어그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제대로 걸려들고 말았다. 솟구치는 호기심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으니 말이다. ‘오늘의 약사(略史)’ 따위의 잡학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 우연찮게 발견한 기사가 다음과 같은 제목을 달고 있었다. 1868: The ‘Einstein of Sex’ Is Born (And Dies). 1868년, 섹스의 아인슈타인이 태어나고 죽다. 출처는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기사의 주인공은 유대계 독일인 마그누스 허쉬펠드(Magnus Hirschfeld)다. 그는 드물게도 태어난 날과 사망한 날이 같은데 1868년 5월14일이 생일, 1935년 같은 날이 기일이다. https://www.haaretz... 2021. 5. 14.
피라미드 꼭대기? 그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실상이 궁금하다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상황을 뉴스로 보거나 혹은 직접 맞닥뜨릴 때 누구나 분통을 터뜨리고 쌍욕을 하게(물론 성품에 따라 안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된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직접적으로 내 현실에 바로 맞닿아 있는 사건이 아니라면 친구랑 만나서 수다떨면서 그 일을 생각한다거나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 일에 몰입하게 되는 경우는 잘 없다. 뒤돌아서면 내 앞에 떨어진 불똥 끄기 바빴고, 내 코가 석자였는데 ‘사법농단’ 이 사건만은 좀 달랐다. 내가 대단히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도 아니고 사회나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며 사는 사람도 아닌데 사법농단 사건이 불거져 뉴스가 터지기 시작한 뒤엔 자다가 벌떡 일어나 혼자 부르르 떠는 일이 꽤 있었다. 그런 심리상태가 꽤 오래 지속됐기 때문인지 몰라도 얼마전.. 2019. 1. 20.
월드컵 그리고 칼리닌그라드 월드컵이 열린 러시아 주요 도시 중 재미있는 곳이 있다. 칼리닌그라드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역외영토다. 즉, 본토에서 분리돼 서쪽으로 뚝 떨어져 있는, 육지 속 섬같은 땅이다. 즉 러시아 서쪽 끝 국경에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지나야 칼리닌그라드가 나온다. 아래 그림과 같다. 우리로 따지자면 한반도에 본토가 있고 중국 지나 몽골 어디쯤 한조각 땅이 대한민국 영토인 셈이다. 도대체 21세기에 식민지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영토가 있을 수 있을까. 여기엔 복잡하고 오랜 사연이 있다. 이 땅은 원래 독일이었다. 동프로이센 한 지역의 주도. 독일 이름은 쾨니히스베르크였다. 1256년 튜턴기사단이 세운 도시다. 이 기사단은 12세기 말 십자군 원정 당시 독일인 기사를 주축으로 구성됐는데, 전투력이 엄청 강했.. 2018. 7. 15.
니들이 젖몸살을 알어? 시쳇말로 클라스 오지고 지린다.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자 인터뷰를 보는데 이런 말이 나온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새마을 운동과 같은 국민차원의 정신운동이 필요하다’고. 또 한 술 뜬다. ‘젊은 층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범국민 운동을 해야 한다’고. 그러고보니 내 주변의 ‘범죄자’(?)들 얼굴이 숱하게 떠오른다. 저분들의 사고 수준. 당할 수가 없다. 졌다. 앞으로 경상북도의 저출산 해결 정책들을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얼마나 ‘재미지’고 ‘창조적’인 것들이 나올지 말이다. 물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정말 많다. 애낳고 키우는게 공장에서 재료 넣어 쑥쑥 찍어내는 건 줄 아는 사람들, 우리 엄마, 누나들은 논밭 매가면서 너댓명씩키웠는.. 2018. 7. 1.
랫퍼킹... 이 요상한 단어를 아시나요? 얼마전 알게 된 재미있는 단어가 있다. 랫퍼킹. ratfucking. 무슨 뜻일지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처음 들어보는 이 단어에 내가 그랬듯 말초적 호기심이 반짝 생기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 단어를 접하게 된 것은 이라는 책에서였다. 이 책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의 칼 번스타인, 밥 우드워드 두 기자가 쓴 취재기다. 랫퍼킹은 더럽고 추잡스러운 정치공작을 일컫는다. 이 책에는 닉슨 정권이 자행했던 랫퍼킹이 등장하는데 선거에 이기기 위해 저지르는 온갖 부정과 전술들이 그것이다. 도청, 미행, 신문에 가짜 정보 흘리기, 가짜 편지 보내기, 상대편에 스파이 심기, 흑색선전물 뿌리기, 선거 집회 고의적으로 취소하기, 선거운동원 사생활 조사하기, 상대 이간질하고 교란시키기, 정치시위.. 2018.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