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과 탐식205 서울을 맛보다 소울을 느끼다 K푸드 때문에 한국을 찾는다는 외국 여행객들이 정말 많다. 한국에서 만나는 외국인들도, 외국 출장지에서 만나는 현지인들도 다들 한국 가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만해도 케이팝, 케이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요즘은 케이푸드를 외친다. 드라마, 영화에서 보여지는 먹방속 케이푸드는 매력적이다. 그래, 나라도 가보고 싶겠다. 현지에서 먹는 것과 본토를 찾아 먹는 것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은 해외 특정 지역의 음식을 탐하는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 케이푸드를 찾아 한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일명 가스트로 투어를 10년째 해 오고 있는 미식여행인솔자를 따라 여행객들과 함께 했다. [주식(酒食)탐구생활㉜] 서울을 맛보다 소울을 느끼다 서울은 미식의 도시인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미식의 도시’에 서.. 2023. 12. 11. 뉴욕에서 40년간 베이글을 빚은 장인을 만나다 니커버커베이글이 인스타그램에서 올린 문구에서 눈길을 끌던 것은 40년간 베이글 반죽을 한 롤러 장인의 비법을 전수받았다는 것이다. 40년간 반죽이라. 우리나라에도 수십년간 칼국수를 반죽하거나 수타면을 만들어온 장인이 있는 것처럼 베이글의 고장 뉴욕도 마찬가지일터. 손으로, 몸으로 에너지와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이 노동은 기계로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힘든 길을 고수하는 것은 그만큼 맛과 가치의 차원이 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기계에서 나오는 균일한 질감과 맛 사람손이 빚어내는 저마다의 모양과 탄력적인 질감. 뭐가 좋다 나쁘다 할수는 없는 문제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차이일 뿐. 균질한 대량생산이냐 나름의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느냐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티장'. 이런 장인들.. 2023. 10. 17. 내 식탁 위의 유럽 음식에 관한한 유럽에 대한 로망이 누구에게나 있을게다 프랑스를 필두로 오랜 미식 전통을 가진 나라들. 풍부한 농축산물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식재료, 요리들. 물론 수산물에 관한한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하겠다. 바다속 속속들이 별별 희한한 동식물을 알토란같이 챙겨먹는 민족은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 같다. 무튼. 유럽의 식탁이 로망과 환상,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데는 대체로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음식 하면 딱히 기대감 자체가 안생기지만 유럽은 식탐과 상상력, 기대감이 풀 가동된다. 와인, 치즈, 버터, 육류와 가공품, 올리브오일, 각종 허브와 채소들, 온갖 종류의 빵들 모르는 맛에 일관성있게 환장하는 나는 그때문에 유럽에 가거나 유럽 식재료를 접할 때면 제어없이 지갑을 여는 편이다. 독일에서 만든 루바.. 2023. 10. 17. 알록달록 사르륵... 입속에 가을이 내린다 매년 추석, 설날 명절을 맞아 써야하는 일종의 김장철맞이 느낌의 기사다 항상 오는데 뭔가 새로워야 하는 그런 것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올 설에는 사찰음식을 하는 스님들 중 다과에 특화된 성화스님에게 사찰음식에서 응용한 다과를 배워봤다. 이번엔 좀더 궁중디저트에 가까운 쪽으로 집중. 매년 이맘때 하는 생과방 행사가 워낙 핫하기도 하고 관심도 많고 해서 궁중병과원에서 추천하는그나마 쉬운 레시피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재야에서 고수로 뜨고 있는 도곡동 강선생님도 만나게 돼서 비교적 생각보다 다채롭게 꾸밀 수 있었다. 혼자서 이것저것 만들어봤는데 물론 모양은 망쳤으나 맛은 그럭저럭 흉내는 냈다. 이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땡기는 메뉴는 개성주악. 송편은 솔직히 예쁜 모양 내는 것이 쉽지 않고... .. 2023. 10. 17. 쌀국수 맛집은 어떻게 용산을 사로잡았나 미미옥, 버거보이, 쇼니노 이끄는 박재현 대표 인터뷰 최근 1년 새 ‘핫플’로 떠오른 지역은 삼각지에서 신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용산 일대다. 오감을 사로잡는 맛과 감성,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파를 끌어모으는 맛집들이 부쩍 늘었다. 그중에서도 용산역과 신용산역 사이, 낡은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은행나무길.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하나를 꼽자면 ‘미미옥’이다. 한강초등학교 앞에서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서자 카톡이 울렸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마침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나오던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 여성 한 분이 “미미옥은 저쪽”이라고 손을 뻗어 가리킨다. 평일에도 웬만큼 웨이팅을 각오해야 할 정도의 맛집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행색만으로 ‘아묻따’(아무것도 묻거나 따지지 않.. 2023. 9. 20. 비둘기 맛을 알려줄까 예전에 어느 일본 작가가 썼던 책 내용 중 어렴풋이 생각나는게 있다. 식탐과 호기심이 많은 그는 먹어보지 못한 식재료에 대해 끓는 호기심과 열정을 주체할 수 없어 온갖 이상한 것? 희한한 것을 많이 먹어봤다. 그 경험을 책으로 썼는데 제목도, 다른 내용도 거의 생각나지 않지만(이럴거면 책은 왜 읽는건지..) 한 챕터만 생각난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던 경험이다. 까마귀 고기를 얻어먹기 위해 며칠간 공을 들이고 겨우 맛을 보게 됐으나 정말 후회가 밀려오는 이상야릇한 맛이었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나 역시 모르는 맛에 환장하는 인간인지라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호기심, 안먹어본 음식에 대한 궁금증은 누르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데 이 책이 엄청 실감났던 것이, 읽고 나니 태운 타이어 먹은 듯한 메스꺼움으로 가득.. 2023. 9. 13. 이전 1 2 3 4 5 6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