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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을 뛰어넘는 삶 김승섭 교수의 은 지난해 여러 언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건조할 수 있는 보고서 형식을 띤 이 글은 그 어떤 격문보다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또 잊지말고 냉정하자며 다짐하게 만들었다. 생뚱맞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논쟁을 보면서 이 책이 생각나 다시 들춰봤다. 그중에서도 맨 마지막 챕터 '당신의 공동체는 안녕하신지요'의 뒷부분에 저자는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보자고 썼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그 마지막 부분에 줄을 쳐놓았고 심지어 '나의 다짐' '잊지 말자' 따위의 메모를 적어놓기도 했다!! 심지어 좀 훌쩍거리며 적어놨던 것 같다. 시간이 좀 지나(그렇다고 몇달이 지난 것도 아니고) 다시 보니 누가 볼까 싶어 얼굴이 화끈거리긴 했다. 하지만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이같은 즉자적.. 2018. 1. 10.
'여혐이나 남혐이나 그게 그거'라 생각하신다면 얼마전 대화끝에 딸아이가 그랬다. 엄마도 어쩔 수 없어. 명예남자야. 명예남자가 무슨 말인지 아는터라 발끈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그랬더니 그동안 내가 했던 생각과 표현들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그게 현명한 생각인양 말한다는 것이다. 일베, 메갈 논쟁 등과 관련해서도 '그런다고 똑같은 방식으로 하면 안된다' '둘 다 나쁜거 아니냐'는 식으로 내가 표현을 했었다면서. 그런 식의 표현들은 점잖은 척 하는 꼰대들의 가증스러운 대화법이라고 잘라말했다. 확 열은 올랐지만 표독스럽고 냉정한 딸아이의 말이 맞긴 맞았다.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었고 은연중에 표현했고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몰랐다. 일견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갈피를 못 잡는게 더 많았고,.. 2018. 1. 9.
롯데엔터테인먼트 천만고지 등정기 영화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숙원을 이뤘다. ‘1000만 영화’ 배출. 극장가에 눈물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는 2018년 첫 1000만 관객 동원 작품이다. 1000만 영화는 2003년 ‘실미도’ 이래 지금까지 스무 작품이나 나왔다. 그러니 관객들 입장에서는 ‘신과 함께’의 1000만 영화 등극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업계에서는 꽤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영화시장을 주도하는 주체는 투자·배급사다. 시나리오를 선별해 제작, 개봉까지의 전 공정을 관리한다. 막대한 자금력과 선구안을 갖고 영화산업을 이끄는 셈이다. 국내 영화계 빅4로 불리는 메이저 투자·배급사는 CJ, 쇼박스, 롯데, NEW다. ‘1000만 영화’가 좋은 영화의 절대적 기준이나 훈장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투.. 2018. 1. 9.
남자들이여 주방으로 들어가라 예전 TV 광고의 하나. 중견 배우 백윤식이 김치를 맛보며 이렇게 말한다. 김치가 짜다... 사랑이 식은거지 뭐. 그땐 재밌다고 꽤 화제가 됐었는데 요즘 방영됐더라면 꽤 많은 비판을 불렀을지도 모른다. 요리는 그 자체로 삶을 영위하는 과정이다. 살기 위해 숨쉬고 걷는 것처럼, 먹고 살기 위해 요리를 한다. 요리라는 행위를 통해 즐거움을 찾고 기술, 혹은 예술적 발전과 성취에 도전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 일단은 삶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행위다. 어느 때부턴가 요리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 됐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웃을 위해 요리를 한다는 것은 숭고하고 아름다운 행위다. 나 역시 그렇게 요리를 하고 함께 먹는 것은 기꺼이 하고 싶고, 또 즐겁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 2018. 1. 9.
늙어감의 기술 걸핏하면 '늙어서~'가 입에 붙었다. 몸이 욱신거릴 때도, 하루에도 몇번씩 깜빡깜빡 잊어버릴 때도, 말이 헛나올 때도 계속 이 말을 달고 산다. 사실 늙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평범한 형용사일뿐인데 나의 잘못과 실수, 몰지각, 방종, 미필적 고의까지 이 단어 하나에 때려넣고 합리화하며 면죄부를 삼고 있다. ㅠㅠ. 그런 반성을 하면서도 '늙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데 따른 우울함과 무기력을 완전히 떨쳐내기도 힘들다. 다들 모이면 어디 아픈데 좋은 병원, 무슨 증세에 특효인 약과 건강식품, 매일 습관을 붙이면 좋을 운동법 등을 주고받느라 부산하다. 갈짓자로 흐트러지며 '늙다'는 단어를 남용하고 본의아니게 모욕하던 차에 생각과 습관을 정리정돈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을 만났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교수이고.. 2018. 1. 3.
최고의 먹방 /가나자와 여행 4 가나자와 여행 4일째인 이날엔 원래 노토 반도의 와쿠라 온천에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동행한 딸래미가 컨디션이 안좋다며, 그냥 가나자와에 있자고 해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냈다. 굳이 설명하자면 하루 종일 먹방을 찍어댔다. 첫날 오미초 시장에서 초밥만 먹고 나왔던터라 시장을 우선 찬찬히 구경해 보기로 했다. 늦은 아침을 먹으러 간 곳은 시장 근처의 오래된 맛집. 이두헌 쌤이 소개해 주신 곳인데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분이 하시는 곳이다. 새벽부터 문을 여는 곳이라 아침을 먹기 좋다. 이름은 다케노야. 생선구이 백반, 생강돼지고기 구이 백반 등이 있다. 일본식 가정식을 파는 레스토랑 야마야 스타일 메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더 서민적 버전. 단촐한 메뉴인데 정갈하고 맛깔난 것이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우게.. 2018.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