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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토냐 하딩 오는 3월 (I, Tonya)라는 영화가 개봉된다. 피겨스케이트에 관심있다면 알만한 사건의 주인공인 토냐 하딩의 이야기다. 토냐 하딩은 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피겨스케이터였다. 1991년 세계 대회에서 미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면서 스타가 됐으나 이듬해 열렸던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당시 금메달은 미국의 크리스티 야마구치, 은메달은 일본의 이토 미도리, 동메달은 미국의 낸시 캐리건이 차지했다. 2년뒤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의 대표 선발전은 토냐 하딩과 낸시 캐리건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대회를 며칠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괴한이 링크에 난입해 낸시 캐리건의 무릎을 내려치는 테러를 가했다. 미국이 발칵 .. 2018. 1. 25.
왜 김동률일까 오늘날 대중음악은 사랑을 노래하지 않는다. 모든 게 사랑 타령인데 무슨 말이냐고. 물론 언뜻 보면 사랑 타령 뿐이기도 하다. 노래가 그리는 정서의 바탕에 사랑 혹은 그 범주로 묶을 수 있는 (이끌림 같은) 감정이 있긴 하다. 그 감정이 나타나고 진행되는 형태가 세련된 인간관계처럼 보이기도 하고 속보이는 거래로 묘사되기도 한다. 당당한 자기표현이나 다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쌓아둔 감정을 저열하거나 공격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관성적인 개념으로 봤을 땐 분명 낯설지만 이런 것들도 사랑이라면 일단 사랑이라고 해 두자. 때문에 듣다보면 사랑만큼 피곤한게 없다. 순수한 감정에 빠지고 싶다는 충동 보다는 어떻게 하면 폭탄을 밟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냉큼 앞선다. 설혹 사랑에 빠진들 그게 뭐 대수.. 2018. 1. 16.
미술관 속으로 들어간 레스토랑 미술관의 카페나 레스토랑은 단순한 상업공간이 아니다. 오랜 시간 작품을 감상한 뒤 작품의 여운을 나누고 휴식하는 기능적 공간일 뿐 아니라 특징적인 요리나 음료로 미술관의 예술철학을 드러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미술관에 있는 레스토랑 중에서는 개성과 독창적 스타일로 유명세를 누리는 곳들이 많다. 국내 미술관도 이 같은 외식공간을 선보인다. 그 중에서도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 뮤지엄의 5층짜리 외식공간은 트렌드세터와 미식가들 사이에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마치 미술관이 유명 작품을 컬렉션해 선보이듯 자기만의 요리 세계를 갖고 있는 셰프들을 한 건물에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이 건물 4층에 ‘한식 공간’이 자리잡으면서 3년간의 ‘컬렉션’이 마무리됐다. 5층 ‘다이닝 인 스페이.. 2018. 1. 16.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 김승섭 교수의 은 지난해 여러 언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건조할 수 있는 보고서 형식을 띤 이 글은 그 어떤 격문보다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또 잊지말고 냉정하자며 다짐하게 만들었다. 생뚱맞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논쟁을 보면서 이 책이 생각나 다시 들춰봤다. 그중에서도 맨 마지막 챕터 '당신의 공동체는 안녕하신지요'의 뒷부분에 저자는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보자고 썼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그 마지막 부분에 줄을 쳐놓았고 심지어 '나의 다짐' '잊지 말자' 따위의 메모를 적어놓기도 했다!! 심지어 좀 훌쩍거리며 적어놨던 것 같다. 시간이 좀 지나(그렇다고 몇달이 지난 것도 아니고) 다시 보니 누가 볼까 싶어 얼굴이 화끈거리긴 했다. 하지만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이같은 즉자적.. 2018. 1. 10.
'여혐이나 남혐이나 그게 그거'라 생각하신다면 얼마전 대화끝에 딸아이가 그랬다. 엄마도 어쩔 수 없어. 명예남자야. 명예남자가 무슨 말인지 아는터라 발끈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그랬더니 그동안 내가 했던 생각과 표현들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그게 현명한 생각인양 말한다는 것이다. 일베, 메갈 논쟁 등과 관련해서도 '그런다고 똑같은 방식으로 하면 안된다' '둘 다 나쁜거 아니냐'는 식으로 내가 표현을 했었다면서. 그런 식의 표현들은 점잖은 척 하는 꼰대들의 가증스러운 대화법이라고 잘라말했다. 확 열은 올랐지만 표독스럽고 냉정한 딸아이의 말이 맞긴 맞았다.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었고 은연중에 표현했고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몰랐다. 일견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갈피를 못 잡는게 더 많았고,.. 2018. 1. 9.
롯데엔터테인먼트 천만고지 등정기 영화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숙원을 이뤘다. ‘1000만 영화’ 배출. 극장가에 눈물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는 2018년 첫 1000만 관객 동원 작품이다. 1000만 영화는 2003년 ‘실미도’ 이래 지금까지 스무 작품이나 나왔다. 그러니 관객들 입장에서는 ‘신과 함께’의 1000만 영화 등극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업계에서는 꽤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영화시장을 주도하는 주체는 투자·배급사다. 시나리오를 선별해 제작, 개봉까지의 전 공정을 관리한다. 막대한 자금력과 선구안을 갖고 영화산업을 이끄는 셈이다. 국내 영화계 빅4로 불리는 메이저 투자·배급사는 CJ, 쇼박스, 롯데, NEW다. ‘1000만 영화’가 좋은 영화의 절대적 기준이나 훈장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투.. 2018.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