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06 미투 운동 고발에 그쳐서는 안된다 법조계·문화계 등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성폭력 고발을 두고 ‘한국판 미투 운동’이라고 칭한다.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한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사실 이 운동은 2016년 국내 문단에서 먼저 시작됐다. 김현 시인이 ‘21세기 문학’을 통해 남성 문인들에 의해 벌어지는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 것을 계기로 피해자들의 증언과 제보가 쏟아졌고, ‘문단 내 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고발 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당시 이 운동에 연대했던 송승언 시인(32)은 문단의 반성을 촉구하며 자신이 시집을 냈던 ‘문학과 지성사’(문지)를 향해 날선 비판을 했다. 그는 가해자로 지목된 문인들 다수의 책이 문지를 통해 나온 것을 지적하며 “문학과 지성 시인선 400번.. 2018. 3. 6. 우리 과일로 만든 한국와인들 시쳇말로 ‘있어빌러티’의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식탁에 오르는 음료는 와인이다. 하지만 왠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마시면 그 뿐인, 그저 포도로 만든 술인데 왜 그리 격식 갖고 따지는 것은 많은지, 이런 저런 의미는 부여하는지 모르겠다. 음식과 함께 곁들일 때도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다 보면 상전도 이런 상전이 없다. 좀 편하면서도 색다른 멋이 나는, 동시에 우리 음식과 맛있게 어울리는 술 없을까. 그럴 때 한국와인은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과실로 만든 와인이라 수입산 와인과는 풍미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와인은 통칭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당도가 높고 껍질이 두꺼운 품종의 포도가 많이 나는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와인을 담가왔다... 2018. 3. 6. 평창올림픽과 사라예보 동계올림픽, 보스니아 올림픽 개막식을 봤다면 대부분 저마다에겐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을거다. 김연아 선수의 최종 점화나 통가 기수, 인면조 등은 특히 많은 관심을 끌었다. 물론 이런 장면도 기억나지만 내게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생각나는 것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선수단의 입장 장면이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는 198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곳이다. 엄밀히 말하면 유고연방 해체 전이니 유고슬라비아의 도시 사라예보에서 열렸다. 흔히 동계올림픽은 선진국들만의 리그라고 한다. 부자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데 메달획득은 물론이고 참가하는 나라 역시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 하계올림픽에 비하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의 참여율이 월등히 떨어진다. 고가의 장비와 설비가 필요한 경기가 대부분이다보니 가난.. 2018. 2. 13. 그녀, 토냐 하딩 오는 3월 (I, Tonya)라는 영화가 개봉된다. 피겨스케이트에 관심있다면 알만한 사건의 주인공인 토냐 하딩의 이야기다. 토냐 하딩은 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피겨스케이터였다. 1991년 세계 대회에서 미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면서 스타가 됐으나 이듬해 열렸던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당시 금메달은 미국의 크리스티 야마구치, 은메달은 일본의 이토 미도리, 동메달은 미국의 낸시 캐리건이 차지했다. 2년뒤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의 대표 선발전은 토냐 하딩과 낸시 캐리건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대회를 며칠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괴한이 링크에 난입해 낸시 캐리건의 무릎을 내려치는 테러를 가했다. 미국이 발칵 .. 2018. 1. 25. 왜 김동률일까 오늘날 대중음악은 사랑을 노래하지 않는다. 모든 게 사랑 타령인데 무슨 말이냐고. 물론 언뜻 보면 사랑 타령 뿐이기도 하다. 노래가 그리는 정서의 바탕에 사랑 혹은 그 범주로 묶을 수 있는 (이끌림 같은) 감정이 있긴 하다. 그 감정이 나타나고 진행되는 형태가 세련된 인간관계처럼 보이기도 하고 속보이는 거래로 묘사되기도 한다. 당당한 자기표현이나 다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쌓아둔 감정을 저열하거나 공격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관성적인 개념으로 봤을 땐 분명 낯설지만 이런 것들도 사랑이라면 일단 사랑이라고 해 두자. 때문에 듣다보면 사랑만큼 피곤한게 없다. 순수한 감정에 빠지고 싶다는 충동 보다는 어떻게 하면 폭탄을 밟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냉큼 앞선다. 설혹 사랑에 빠진들 그게 뭐 대수.. 2018. 1. 16. 미술관 속으로 들어간 레스토랑 미술관의 카페나 레스토랑은 단순한 상업공간이 아니다. 오랜 시간 작품을 감상한 뒤 작품의 여운을 나누고 휴식하는 기능적 공간일 뿐 아니라 특징적인 요리나 음료로 미술관의 예술철학을 드러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미술관에 있는 레스토랑 중에서는 개성과 독창적 스타일로 유명세를 누리는 곳들이 많다. 국내 미술관도 이 같은 외식공간을 선보인다. 그 중에서도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 뮤지엄의 5층짜리 외식공간은 트렌드세터와 미식가들 사이에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마치 미술관이 유명 작품을 컬렉션해 선보이듯 자기만의 요리 세계를 갖고 있는 셰프들을 한 건물에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이 건물 4층에 ‘한식 공간’이 자리잡으면서 3년간의 ‘컬렉션’이 마무리됐다. 5층 ‘다이닝 인 스페이.. 2018. 1. 16.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