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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역사의 재구성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1987이 개봉된다. 이 영화의 시대를 겪었던 사람들에겐 새로운 감흥을 줄 것이고 겪지 않았던 세대들에게도 영화적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아무래도 역사적 사실을 고증해 그것을 바탕으로 한 만큼 이 영화를 통해 우리의 뜨거운 역사를 다시 새겨봤으면 좋겠다. 나역시 이 시절에 중학생에 불과했던터라, 그때의 사건들은 그저 불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보는 듯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본 뒤 그 때의 뉴스와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영화속에 그려진 캐릭터들과 그 모델이 된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봤다. 1987년이 낯설 젊은 세대들이라면 극중 캐릭터와 실제 인물을 연결시켜보는 것이 쉬울 것 같다. 먼저 1987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 2017. 12. 17.
일본에선 왜 스시를 먹게 됐을까 스시 하면 생각나는 나라가 일본이다. 예전부터 먹었으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번에 읽은 책에 그 이유가 좀 설명돼 있었다. 일본의 역사와 건축, 디자인 등을 오래 연구해 온 학자 애즈비 브라운이 쓴 라는 책이다. 이 책은 타임머신을 타고 에도시대로 돌아가 그곳을 집집마다 방문하고 마을길을 걸어 돌아다니며 여행하듯 써 놓았다. 여행기라기보다는 관찰보고서에 가까운데 나름 읽는 재미가 있다. 에도시대하면 쇼군과 막부, 사무라이 정도 외에 특별한 지식이 없던 내게 새로운 정보를 줬다. 에도시대는 한마디로 녹색삶을 실천한, 지속가능한 사회였다. 재화가 풍부하지 않은 것은 그 시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이 책이 그린 에도시대는 효율적이면서 단단하고 내실있는 공동체 삶이 구현되었던 것 같다. 재활용,.. 2017. 12. 13.
백담사 무문관에 가봤더니 얼마전 무문관이란 곳을 다녀왔다. 무슨 도장이나 음식점이 아니다. 사찰에서 수행을 하는 장소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냈던 자승스님이 무문관 수행에 든다고 해서 가본 것이다. 그전에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스님은 퇴임후 무문관 수행을 할 거라고 말을 했는데 '진짜?' 싶은 마음에 얼떨결에 가보게 된 것이다. 이건 그때 썼던 기사다 자승 스님 무문관 들던 날 무문관은 말 그대로 문이 없는 독방 수행처다. 3개월간 독방에 갇혀 말 한마디도 못하고 밥은 오전 11시 하루 한끼만 먹는다. 다른 건 몰라도 어떻게 하루 한끼를 갖고 버틸 수 있을까 싶은데 운동량이 없으니 하루 한끼를 소화하지 못하는 스님들도 꽤 있다고 한다. 지난 2일 동안거 결제일에 백담사에 갔다. 아무래도 스님들이 안거에 들어가는 날이기 때문에 선.. 2017. 12. 8.
명품 브랜드의 새로운 뮤즈가 된 공예 패션업계가 미술 트렌드를 이끄는 것은 오래된 현상이다. 주요 럭셔리 브랜드를 통해 발굴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작가들이 많은데 최근에 이 럭셔리 브랜드가 관심을 갖는 것이 공예라고 한다. 다음은 얼마전 쓴 기사.. 현대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체로 패션계를 빼놓을 수 없다.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션계는 작가를 발굴하고 미술계 트렌드를 이끌면서 산업 규모와 미술시장을 확장시켜 왔다. 브랜드를 지탱해 온 장인정신과 예술가적 실험정신의 만남. 기업 입장에선 ‘아트로서의 패션’으로 이미지를 높여 마케팅에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이같은 지원이 예술을 진흥시키는 성과를 냈다. 패션계의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미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패션계가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은 공예(cra.. 2017. 11. 19.
<라틴어 수업> 한동일 신부에게 듣는 공부의 비법 국내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 한동일 신부를 만나기 전 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언급된 구절이 등장하는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것도 아주 강렬하게. 알쓸신잡을 보면서 책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런것 비슷한 마음이랄 수도 있다. 강의내용도 좋았지만 학생들에게 뭔가 마음 깊은 곳에서 의욕과 열정을 끌어올려주는 듯한 그의 대화법도 무척 신선했다. 직설적인 내용, 뾰족한 표현이 무척 시원시원한, 아주 인상적이고 즐거운 인터뷰였다. 인터뷰 때 좀 피곤해 보이시긴 했다. 워낙 책쓰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아 지금도 수험생 비슷한 생활을 하시는 것 같았다. 업무를 보조해주거나 도와줄 사람을 구하는게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이 분 하시는 말씀이 "제 작업을 도와주시려면 최소한 4개국어를 해야하는데.. 2017. 11. 19.
종교와 음식 35 삭발과 찰밥 일반적으로 ‘머리를 깎는다’는 것은 출가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삭발은 스님이라는 존재의 정체성이자 본질적인 특성이다. 산사에 주석하는 스님들은 삭발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매달 보름과 그믐, 한 달에 2차례씩 삭발을 한다. 스님들이 삭발을 하는 날 반드시 밥상에 오르는 음식이 있다. 찰밥이다. 대다수 사찰은 삭발식을 할 때 찰밥을 특별식으로 낸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최소영 행정관은 “머리를 깎으면 기가 위로 모인다고 해서 기를 내리는 찰밥을 주로 먹었다”면서 “이와 함께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두부전과 미역국, 김 등을 함께 먹는다”고 설명했다. 최 행정관은 또 “이처럼 영양을 보충하는 것을 가리켜 스님들은 ‘골맨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찰별로 영양을 보충하는 음식을 형편에 따라.. 2017.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