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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시대로 돌아가다 /가나자와 여행 3 셋째날은 가나자와 구경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전엔 고린보에 있는 사무라이 저택지, 그리고 일본에 왔으니 데판야키를 맛보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다. 개인적으로 가나자와에서 가장 땡기고 끌렸던 곳은 사무라이 주택지다. 에도 시대 사무라이들이 살던 주택지가 예전 모습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사람들도 많지 않고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정갈하게 정리된 주택가, 자그마한 운하같은 물길, 고즈넉하고 독특한 분위기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이 도시의 뿜뿜 터져나오는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가나자와 성 밖에서 살던 사무라이들의 마을. 중간중간에 식당, 기념품점이 있기도 한데 대부분은 일반인이 사는 주거지다. 후손들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기념할만한 고택 중 박물관(노무라 고택)으로 변신해 관람객을 맞고.. 2018. 1. 2.
미술품 넘어 미술관까지... 중동의 아트 머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는 얼마 전 세계적으로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4억5000만 달러(약 4900억원)에 낙찰되면서다. 이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아부다비의 루브르 박물관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문화관광부는 지난 8일 ‘살바토르 문디’를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루브르 박물관 하면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지난 11월 아부다비에 제2의 루브르 박물관이 생겼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첫 해외 분관이다. 뿐만 아니다. 아부다비에는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도 들어선다. 앞으로 유수의 예술작품을 보려면 파리나 뉴욕이 아닌 중동으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오일머니로 엄청난 부를 쌓.. 2018. 1. 2.
자네, 출가 해볼텐가 ‘내 생에 가장 빛나는 선택.’ 호기심을 끄는 문구를 따라 눈길이 쏠린 곳은 바로 그 아래 큼직하게 쓰인 단어다. ‘출가’. 맞다. 속칭 머리 깎고 산에 들어간다고 할 때의 그 출가다. 그리고는 인상 좋은 두 분의 스님이 활짝 웃으며 손을 내민다. 스님들의 미소는 어깨를 내리누르는 무거운 짐과 고민을 덜어줄 것처럼 밝고 환하다. 이는 조계종에서 최근 내놓은 출가자 모집 광고다. 스님을 모집하는 이 생경한 광고는 소셜미디어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재미있고 참신하다거나 ‘출가하고 싶은 유혹이 느껴졌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부터 ‘스님을 모집하는 것이 특이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럴 만도 하다. 스님 모집을 공고한 것은 조계종 역사상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모집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 2018. 1. 2.
신비하고 환상적인 시라카와고/ 가나자와 여행 2 가나자와에 온 둘째날은 다시 이곳에서 여행을 떠나는 일정이다. 이시가와현의 가나자와에서 1시간 20분 떨어진 기후현의 시라카와고. 가나자와 여행을 준비하다 근처 여행지로 언급된 이곳을 발견하게 됐다. 사진을 보니 눈오는 겨울에 가면 넘나 아름다울 곳이라는 확신이 왔고, 그래서 서울에서 미리 버스표를 인터넷으로 예매했다. 사진 실력이 별로라 그런데 인터넷에 멋진 사진들이 정말 많이 나와 있다.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곳은 눈 때문에 가파른 지붕을 가진 독특한 집을 지었고 그런 형태의 전통 가옥이 모여 있는 곳이다. 마치 알프스의 한 산속마을을 보는 듯 동화속 배경에 들어온 듯 예쁘고 앙증맞은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워낙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고 험한 산지에 둘러 싸여 있던 곳이라 자연스럽게 외.. 2018. 1. 1.
맛과 멋의 도시 가나자와 / 가나자와 여행1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 휴가로 가나자와에 다녀왔다. 급하게 계획해서 뚝딱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여행지 가나자와에 대한 호기심 덕분이었고 다녀온 결과 상당히 매력적인 여행지라 추천하고 싶다. 가나자와는 다른 일본의 도시에 비해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아니다. 이곳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섯손가락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이신 이두헌 쌤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년전 처음 뵈었을 때부터 가나자와 이야기를 종종 해주셨다. 틈나면 주로 가나자와에 다녀오신다며, 1년에 적어도 서너번씩, 그것도 수년간을 다녀와도 질리지 않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하시길래 많이 궁금했었다. 아무튼 가나자와의 맛집이며 좋은 곳을 속속들이 알고 계셔서 하나하나 추천해주시고 알려주신 덕분에 이번 여행기간 내내 만족스러운 미식 투어가 .. 2018. 1. 1.
신앙심과 폭력성 지난 성탄절 예배에 참석해 들은 설교는 마음에 와서 콕 박혔다.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다줬기 때문에 다시 한번 곱씹으며 나누고 싶다. 세상의 모든 종교는 평화를 지향한다. 종교 대로만 하면 다들 행복하고 화목하고 즐거운 세상이 될 법한데 세상이 어디 그런가. 게다가 종교가 붙은 곳엔 어김없이 전쟁과 반목, 갈등이 따른다. 인류의 역사에서 이념 때문에 전쟁이 벌어졌던 20세기의 일부 기간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종교전쟁이었다. 최근 몇년 우리 사회를 봐도 그렇다. 진보 보수니 하며 쪼개졌던 사회 공동체의 갈등과 분열을 고착화하고 확장시키는 역할은 이념이 아닌 종교가 맡았다. 그것도 극우보수개신교가 선봉에 섰다. 분열과 파괴. 이 앞에 종교가 서는 것은 .. 2017.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