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06 종교와 음식 34 도교와 복숭아 유교적 관례에 따르면 제사나 차례상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거나 올려서는 안되는 것으로 규정된 과일은 없다. 그런데 복숭아는 대체로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중국에서 유래한 도교적 풍습 때문이다. 도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국내에서 제도적으로 발전하는 대신 무속신앙 등 전통 민속신앙에 녹아들었다. 도교에서 복숭아는 불사, 장수의 상징이었다. 이 때문에 죽은 조상을 부르는 상차림에 복숭아가 놓여 있다는 것은 조상신에게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복숭아의 힘이 무서운 조상신으로서는 음식과 술이 차려진 제사상에 접근할 수조차 없다. 아예 제사상을 차리지 않으면 모를까,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는 셈이다. 민간신앙에서도 복숭아 나무는 악귀나 재앙을 쫓는데 사용했다. 무당이 푸닥거리 .. 2017. 11. 19. 음식 사진 올리기 전에 이 책 한번 잡숴봐 !!!! SNS에 넘쳐나는 소재 중 하나가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과 근사하고 럭셔리해 보이는 레스토랑, 간혹 구미를 당기는 맛집과 요긴한 정보들도 있지만 웬만한 것들은 허세용에 가까워 보인다. 어딜 가서 뭘 먹었다는 건 알겠으나 (아니 그마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읽는 사람에게서 별 의미없는 선망과 칭찬을 끌어내기 위한, 그저 자기만족적인 음식 포스팅은 솔직히 좀 짜증스럽다. 스킵하느라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음식 사진을 올릴거면 식당 정보나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상식, 요리법, 참고할만한 팁도 함께 올려달라고!!!! 아님 최소한 가격이라도. 얼마전 한 페북지인(오프라인에선 모른다)이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음식사진을 잔뜩 올려놨길래 뭔가 싶어 봤더니 유럽의 미슐랭 식당을 비롯해 유명 레.. 2017. 11. 6. 교회안의 페미니즘 교회와 페미니즘은 좀 안 어울리는 주제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와 페미니즘은 서로 상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렇다. 성경이라는 텍스트에는 여성이라는 성은 상당히 보잘것 없는 존재로 묘사된다. 구약은 말할 것도 없고 신약에서도 사도바울이 쓴 서신에 위계에서 여성을 하등한 존재로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오랜시간 교회내에서 여성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존재였다. 어디 그 뿐이었나. 위계를 넘어서, 신의 뜻이라는 식의 호도를 일삼으며 성폭력까지도 만연했던 것이 현실의 모습이다.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 이후 여성에 대한 깨달음과 자각은 교회내로도 확산되고 있다. 신앙이라고 믿어왔던, 관성에 젖어 따라왔던 명제들을 다시 보고 제대로 해석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교회 언니들을.. 2017. 11. 5. 최대환 신부님과 함께 나눈 영화 '마더' 이야기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는 화제성에 비해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다. 물론 영화를 볼 때 예상은 됐다. 사람들이 썩 많이 들 영화는 아니겠구나. 심지어 개봉한 주말 저녁시간이었는데 나를 포함해 같은 관에 있던 사람은 단 7명 뿐이었다. 아래 소개하는 신부님도 개봉하는날 보셨다는데 신부님을 포함해 같은 관에 있던 사람이 3명이었다고 한다.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국내 개봉작 는 올해 부산영화제의 화제작이었다. 한 부부의 외딴 저택에 낯선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종교적 상징으로 가득한 영화라고는 하나 ‘상징’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직접적이고 직설적이다. 더구나 종교적 차원의 해석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 상징과 감독의 의도에 대해 최.. 2017. 11. 5. 종교와 음식 33 다쿠앙 스님과 단무지 스님들의 식사를 발우공양이라 한다. 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을 일컫는다. 음식도 단촐하지만 식사법 역시 간결하고 단순하다. 다 먹고 난 뒤 그릇에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어야 한다. 수십명 스님의 발우를 헹궈낸 물이 맑다는 것도 이같은 식사법 때문에 가능하다. 밥알이나 반찬, 국물이야 다 먹는다고 하지만 그릇에 묻은 양념은 어떻게 남김없이 비워낼까. 비빔밥이나 카레같은 메뉴라도 나온다면 숟가락으로 양념을 긁어먹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럴 때 사찰에서 요긴하게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단무지다. 단무지로 발우 안에 남은 양념을 깨끗이 닦아내 마저 먹는다면 고춧가루까지 남기지 않고 비울 수 있다. 예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법륜 스님이 출연자들과 함께 짜장면을 먹으면서 단무지로 그릇의 짜장 소스까지 닦아 .. 2017. 11. 5. 종교와 음식 32 버터와 종교개혁 종교개혁은 교회의 부패와 반발해 쇄신을 요구하며 일어났던 운동이다. 성직매매나 면벌부 판매와 같은 교회의 행위가 큰 반발을 샀는데, 당시 사람들의 분노를 부추겼던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버터’다. 15~16세기 유럽인들 사이에 버터는 큰 인기를 끌었다. 부드럽고 풍성한 버터맛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았는데 로마 가톨릭은 버터를 먹는 것을 제한했다. 음식사가인 엘레인 코스로바가 쓴 를 보면 가톨릭 교회는 사순절이나 금식일에 동물성 지방 섭취를 금지했다. 고기도 유제품도 달걀도 먹을 수 없었다. 고기와 유제품이 성욕을 부추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동안 특정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야 상관없겠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었다. 사순절을 비롯해 금육일인 매주 금요일, 각종 성인축일 등을 포함해 따지고 보.. 2017. 10. 28.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