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과 탐식197 음식 사진 올리기 전에 이 책 한번 잡숴봐 !!!! SNS에 넘쳐나는 소재 중 하나가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과 근사하고 럭셔리해 보이는 레스토랑, 간혹 구미를 당기는 맛집과 요긴한 정보들도 있지만 웬만한 것들은 허세용에 가까워 보인다. 어딜 가서 뭘 먹었다는 건 알겠으나 (아니 그마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읽는 사람에게서 별 의미없는 선망과 칭찬을 끌어내기 위한, 그저 자기만족적인 음식 포스팅은 솔직히 좀 짜증스럽다. 스킵하느라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음식 사진을 올릴거면 식당 정보나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상식, 요리법, 참고할만한 팁도 함께 올려달라고!!!! 아님 최소한 가격이라도. 얼마전 한 페북지인(오프라인에선 모른다)이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음식사진을 잔뜩 올려놨길래 뭔가 싶어 봤더니 유럽의 미슐랭 식당을 비롯해 유명 레.. 2017. 11. 6. 진관사에서 밥을 먹다 서울 은평구 진관사는 사찰음식의 본가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서 근사한 사찰음식을 먹을 기회를 최근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진관사는 주말마다 등산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하는데 대중을 상대로 하다보니 산채비빔밥처럼 간단한 음식들이다. 이것도 맛있다. 지난 19일 퇴임을 앞둔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오찬이 이곳에서 있었다. 아무래도 자리가 자리인지라 꽤 많은 가짓수의 반찬을 골고루 맛볼 수 있었다. 진관사 하면 르네 레드제피나 오바마 대통령의 전속셰프 등 요리계의 셀러브리티들이 한국에 오면 반드시 찾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다. 그래서 미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한다. 여기서 뭘 먹냐고? 무슨 메뉴가 있냐고? 그냥 밥과 반찬들이다. 늘 그 계절에 나오는 좋은 식재료를 가지고 만들기.. 2017. 10. 26. 우리는 지금 제주 원도심으로 간다 ‘수화식당 미래책방’. 나란히 붙어 있는 두개의 간판. 이곳은 식당일까, 책방일까. 입구 옆 벽면에는 큼직하게 ‘쌀’이라고 씌여 있고 문 위에는 ‘커피’라고 표시되어 있는 이곳의 정체는 뭘까. 전자는 책방이고 후자는 카페.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가게들이다. 원래 식당이고 쌀집이었던 간판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이름을 덧붙였다. 외관에서 풍기는 자신감과 감각만큼이나 알찬 책방, 맛있는 커피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제주 원도심(일도동, 이도동, 삼도동 일대)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개성 넘치는 공간들과 문화가 있고 이야깃거리가 있어서다. 제주 사람들의 ‘진짜 삶’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제주 여행객에게 원도심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쇼핑을 위해 주로 찾는 동문시장을 제외하고.. 2017. 9. 8. 푸드립 15 주지육림 끝판왕 사티리콘 앞서 썼던 글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난 텍스트로 된 음식묘사에 유독 약하다. 를 읽다가 흰 빵에 대한 식욕을 참지 못해 호빵을 사먹으러 가기도 했고 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골짜기에 떨어진 신밧드가 산꼭대기에서 다이아몬드 채취를 위해 사람들이 던진 고깃덩이에 매달려 독수리를 타고 올라왔다는 장면에서 책을 집어던지고는 엄마에게 닭다리를 사달라고 울며불며 난리를 쳤던 기억들도 있다. 을 읽으면서도 위기에 처한 남매의 안위보다는 마녀가 만들어놓은 과자집에 넋이 나가 있었다. 아무튼 다른 책은 몰라도 음식이 묘사되는 책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유독 강하다. 디킨스의 같은 책을 읽는건 그래서 고문에 가깝다. 스크루지의 회심 과정이 뼈대지만 내겐 스크루지의 환상속에 등장하는 만찬의 식탁이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들고 입맛.. 2017. 8. 18. 푸드립 14 파스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기를 40만부까지 찍었다니 모처럼 서점가에 대단한 열풍이 불고 있다. 나 역시 책을 받아들고 이틀만에 해치웠다. 밀린 숙제 하듯 한 것은 아니다. 일단 이야기는 재미있으니까 놓지 않고 읽게 되나 갈수록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가능한,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렇게 흘러가는 서사. 오히려 전반부의 당김음같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뼈대는 그렇다는거고 피와 살을 이루는 모든 구성요소는 말 그대로 ‘넘나 하루키스러움’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문학적 측면에서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넘쳐나는 다양한 먹거리와 요리. 먹방수준의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먹거리 중에서도 하루키 아이덴티티의 정수라고 할만한 것은 파스타 아닐까 싶다. 좀 더 엄밀히 말한다면 스.. 2017. 7. 21. 푸드립 13 칼바도스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높다보니 그의 커피까지도 덩달아 화제가 된다. 대통령의 단골집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물론이고 문재인 블렌딩까지 인기다. 어떤 바리스타가 SNS에 올리면서 돌게된 글을 보면 문대통령의 블렌딩 기법은 커피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지인이 그 방식대로 커피를 블렌딩 했다며 나에게 좀 나눠줬는데 커피나 와인의 맛 쪽에는 문외한에 가까운지라 어떤 부분이 어떻게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 물론 맛은 좋았다. 그저 내가 커피를 아는 수준이라면 맛있다, 맛없다 정도다. 살짝 신 맛이 나면서 신선한 느낌이 나는 커피, 엄청 진한데 뒷맛이 쓰지 않는 커피, 그윽하고 구수한 커피 정도로 커피 맛을 표현하는게 고작이다. 문재인 블렌딩은 진한데 뒷맛이 쓰지 않는 커피 쪽에 가.. 2017. 6. 8.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