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과 탐식205 맛과 멋의 도시 가나자와 / 가나자와 여행1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 휴가로 가나자와에 다녀왔다. 급하게 계획해서 뚝딱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여행지 가나자와에 대한 호기심 덕분이었고 다녀온 결과 상당히 매력적인 여행지라 추천하고 싶다. 가나자와는 다른 일본의 도시에 비해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아니다. 이곳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섯손가락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이신 이두헌 쌤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년전 처음 뵈었을 때부터 가나자와 이야기를 종종 해주셨다. 틈나면 주로 가나자와에 다녀오신다며, 1년에 적어도 서너번씩, 그것도 수년간을 다녀와도 질리지 않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하시길래 많이 궁금했었다. 아무튼 가나자와의 맛집이며 좋은 곳을 속속들이 알고 계셔서 하나하나 추천해주시고 알려주신 덕분에 이번 여행기간 내내 만족스러운 미식 투어가 .. 2018. 1. 1. 일본에선 왜 스시를 먹게 됐을까 스시 하면 생각나는 나라가 일본이다. 예전부터 먹었으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번에 읽은 책에 그 이유가 좀 설명돼 있었다. 일본의 역사와 건축, 디자인 등을 오래 연구해 온 학자 애즈비 브라운이 쓴 라는 책이다. 이 책은 타임머신을 타고 에도시대로 돌아가 그곳을 집집마다 방문하고 마을길을 걸어 돌아다니며 여행하듯 써 놓았다. 여행기라기보다는 관찰보고서에 가까운데 나름 읽는 재미가 있다. 에도시대하면 쇼군과 막부, 사무라이 정도 외에 특별한 지식이 없던 내게 새로운 정보를 줬다. 에도시대는 한마디로 녹색삶을 실천한, 지속가능한 사회였다. 재화가 풍부하지 않은 것은 그 시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이 책이 그린 에도시대는 효율적이면서 단단하고 내실있는 공동체 삶이 구현되었던 것 같다. 재활용,.. 2017. 12. 13. 음식 사진 올리기 전에 이 책 한번 잡숴봐 !!!! SNS에 넘쳐나는 소재 중 하나가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과 근사하고 럭셔리해 보이는 레스토랑, 간혹 구미를 당기는 맛집과 요긴한 정보들도 있지만 웬만한 것들은 허세용에 가까워 보인다. 어딜 가서 뭘 먹었다는 건 알겠으나 (아니 그마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읽는 사람에게서 별 의미없는 선망과 칭찬을 끌어내기 위한, 그저 자기만족적인 음식 포스팅은 솔직히 좀 짜증스럽다. 스킵하느라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음식 사진을 올릴거면 식당 정보나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상식, 요리법, 참고할만한 팁도 함께 올려달라고!!!! 아님 최소한 가격이라도. 얼마전 한 페북지인(오프라인에선 모른다)이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음식사진을 잔뜩 올려놨길래 뭔가 싶어 봤더니 유럽의 미슐랭 식당을 비롯해 유명 레.. 2017. 11. 6. 진관사에서 밥을 먹다 서울 은평구 진관사는 사찰음식의 본가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서 근사한 사찰음식을 먹을 기회를 최근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진관사는 주말마다 등산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하는데 대중을 상대로 하다보니 산채비빔밥처럼 간단한 음식들이다. 이것도 맛있다. 지난 19일 퇴임을 앞둔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오찬이 이곳에서 있었다. 아무래도 자리가 자리인지라 꽤 많은 가짓수의 반찬을 골고루 맛볼 수 있었다. 진관사 하면 르네 레드제피나 오바마 대통령의 전속셰프 등 요리계의 셀러브리티들이 한국에 오면 반드시 찾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다. 그래서 미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한다. 여기서 뭘 먹냐고? 무슨 메뉴가 있냐고? 그냥 밥과 반찬들이다. 늘 그 계절에 나오는 좋은 식재료를 가지고 만들기.. 2017. 10. 26. 우리는 지금 제주 원도심으로 간다 ‘수화식당 미래책방’. 나란히 붙어 있는 두개의 간판. 이곳은 식당일까, 책방일까. 입구 옆 벽면에는 큼직하게 ‘쌀’이라고 씌여 있고 문 위에는 ‘커피’라고 표시되어 있는 이곳의 정체는 뭘까. 전자는 책방이고 후자는 카페.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가게들이다. 원래 식당이고 쌀집이었던 간판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이름을 덧붙였다. 외관에서 풍기는 자신감과 감각만큼이나 알찬 책방, 맛있는 커피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제주 원도심(일도동, 이도동, 삼도동 일대)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개성 넘치는 공간들과 문화가 있고 이야깃거리가 있어서다. 제주 사람들의 ‘진짜 삶’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제주 여행객에게 원도심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쇼핑을 위해 주로 찾는 동문시장을 제외하고.. 2017. 9. 8. 푸드립 15 주지육림 끝판왕 사티리콘 앞서 썼던 글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난 텍스트로 된 음식묘사에 유독 약하다. 를 읽다가 흰 빵에 대한 식욕을 참지 못해 호빵을 사먹으러 가기도 했고 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골짜기에 떨어진 신밧드가 산꼭대기에서 다이아몬드 채취를 위해 사람들이 던진 고깃덩이에 매달려 독수리를 타고 올라왔다는 장면에서 책을 집어던지고는 엄마에게 닭다리를 사달라고 울며불며 난리를 쳤던 기억들도 있다. 을 읽으면서도 위기에 처한 남매의 안위보다는 마녀가 만들어놓은 과자집에 넋이 나가 있었다. 아무튼 다른 책은 몰라도 음식이 묘사되는 책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유독 강하다. 디킨스의 같은 책을 읽는건 그래서 고문에 가깝다. 스크루지의 회심 과정이 뼈대지만 내겐 스크루지의 환상속에 등장하는 만찬의 식탁이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들고 입맛.. 2017. 8. 18.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