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03 주류의 맛으로 승화한 사찰 음식 사찰음식 전문가로 잘 알려진 선재 스님이 최근 신임 한식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했다. 전임 이사장의 국정농단세력 연루의혹이 제기됐던 데다 기관의 갑질 및 채용비리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독배’가 될 수 있는 직무를 수락한 데는 스님 나름의 고민과 판단이 있었다. 한식을 수출상품이 아닌 생활과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평소 스님은 “건강한 먹거리를 사랑하고 음식을 소중히 다루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삶의 바탕이자 문화가 되어야 한다”면서 “한식을 진흥하는 것은 전시성 행사를 통한 수출 증진이 아니라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스님이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사찰음식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 오랫동안 특정 종교의 수.. 2018. 4. 30. 국제뉴스를 보는 시각에 균열을 내는 책 특정한 사안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가 받아들이고 파악하는 본질에는 큰 차이가 있다. 뉴스를 접하고 다루는 입장에서 항상 이 점을 간과하지 않으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휩쓸려 다닐 때가 부지기수다. 가까운 곳, 비교적 익숙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그럴진데 하물며 이역만리 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더더욱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특정한 누군가가 바라보고 해석하는대로 따라가거나 쉽게 믿기 마련이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제 3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두고 해석하는 일들이 대체로 그렇다. 나를 비롯한 상당수의 사람들은 중동 뉴스나 아프리카 소식들을 영미권 언론이 전해주는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왔다. 앞으로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 2018. 4. 23. 한국 개신교의 반공주의를 이해하려면 극우, 반공, 기득권 등의 단어로 무언가를 지칭하며 설명할 때 많은 사람들은 개신교를 떠올린다. 개독이라는 조롱섞인 용어도 같은 맥락이다. 주변의 많은 개신교인들 중에는 맹목적인 상태에 있는 이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왜 개신교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안타깝고 답답해하는 이들도 많다. 얼마전 4.·3과 관련해 포스팅하면서 개신교계가 이 비극적인 역사를 두고 사죄해야 한다고 썼던 적이 있는데 한 지인은 한국 개신교에 그런 역사가 있는줄은 몰랐다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개신교의 현재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그 배경과 역사적 연원이 어떠한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두권 있다. 우선적으로 볼 것은 윤정란씨가 쓴 다. 이 책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봐야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에 이르기.. 2018. 4. 10. 정교회는 왜 부활절이 다른가 한국정교회. 가톨릭이나 개신교는 익숙하지만 아무래도 국내에서 정교회는 낯설다. 지난 4월 8일은 정교회의 부활절이었다. 부활절이면 같은 부활절인데 왜 정교회의 부활절인지 궁금할 수 있다. 원래 가톨릭과 개신교에서 축하한 부활절은 이달 1일이었다. 부활절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가 다시 살아남을 기념하는 날로, 전세계 기독교도의 최대 축일이다. 기독교는 크게 3가지 분파가 있다.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고 정교회다. 원래는 한 뿌리에서 출발했으나 1054년 동서교회가 분리되어 로마를 중심으로 한 가톨릭,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정교회로 자리잡게 됐고. 이후 16세기에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가톨릭과 개신교가 나뉘게 됐다. 다시 부활절 이야기로 돌아가자. 부활절은 매년 날짜가 달라진다. 날짜를 계산하는 .. 2018. 4. 9. 데뷔 50주년 가왕 조용필, 인맥으로 보는 음악 인생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조용필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가왕, 국민가수, 최고의 명창 등등. 하지만 그저 ‘조용필’이라고 칭하는 것이 그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말이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과잉된 수식어가 넘쳐나는 것이 싫다”면서 “그냥 ‘조용필’ 그대로가 좋다”고 했다. 그의 삶도 그렇다. 오로지 음악뿐이다. 그를 알고, 오랫동안 만나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증언은 “언제 어디서 만나더라도 오로지 음악 이야기만 한다”며 “때문에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라며 불평 아닌 불평을 한다. 음악 아닌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는 것은 고사하고 눈길조차 준 적이 없다. 그가 만나고 교류한 사람들은 모두 음악이 바탕이 됐고, 그의 음악을 살찌우고 한국 대중음악을 탄탄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 직·간접적으로.. 2018. 4. 9. 미셸 우엘벡을 끊을 수 없는 이유 미셸 우엘벡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으나 결론적으로는 잘 안됐다. 특정 작가나 감독, 배우에게 꽂히면 그걸 덕질하는 수준으로 파는 편인데 미셸 우엘벡의 소설은 거진 읽은 것 같다. 읽을 때 마다 아 끊어야지, 이건 좀 아니지 않아, 이러면서도 자꾸자꾸 손이 가다 지금에 이르렀다. 최근에도 그의 책 을 다시 읽었다. 우파 아나키스트라고 자처하는 그는 극단적 자유주의자로 봐도 무방하다. 현란한 지적 배경을 바탕으로 온갖 지식과 ‘썰’을 풀어내는 그의 화자들은 자기 비하적인 태도를 취하며 무심한 듯 툴툴거린다. 허무하고 냉소적인 특유의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비루한 척 하지만 그 바탕엔 은근한 깐족거림이 깔려있다. 아무튼 현실로 본다면 썩 기분좋은 방식은 아닌데도 그가 풀어내는 썰을 듣고 싶어 견딜 수.. 2018. 4. 5.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