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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 맛집은 어떻게 용산을 사로잡았나 미미옥, 버거보이, 쇼니노 이끄는 박재현 대표 인터뷰 최근 1년 새 ‘핫플’로 떠오른 지역은 삼각지에서 신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용산 일대다. 오감을 사로잡는 맛과 감성,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파를 끌어모으는 맛집들이 부쩍 늘었다. 그중에서도 용산역과 신용산역 사이, 낡은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은행나무길.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하나를 꼽자면 ‘미미옥’이다. 한강초등학교 앞에서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서자 카톡이 울렸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마침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나오던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 여성 한 분이 “미미옥은 저쪽”이라고 손을 뻗어 가리킨다. 평일에도 웬만큼 웨이팅을 각오해야 할 정도의 맛집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행색만으로 ‘아묻따’(아무것도 묻거나 따지지 않.. 2023. 9. 20.
나이 오십 넘어 시작한 마라톤 나이들어가면서 갈수록 자주 찾아오는 허망함 나만 느끼는 건 아니다. 어차피 개인적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대충 데리고 살아야 하는 감정이다. 뭐하느라 이렇게 아둥바둥 살았나 싶고 도대체 그동안 뭘 했나 싶고 100세 시대라는데 앞으로 기나긴 시간을 어떻게 무료하지 않게, 무용함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나 싶다. 몸은 시들고, 마음도 그에 비례해 더 시들어가고 특히 지난해부터 난 개인적으로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불안감에 좀 많이 시달렸다 물론 지금도 근본적인 환경이 크게 변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나름의 쉼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호흡대가 생겼다는 점이다. 그 쉼터는 달리기다. 예전에 누군가 달리기의 장점을 설파하며 신체적인 효과도 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의.. 2023. 9. 20.
비둘기 맛을 알려줄까 예전에 어느 일본 작가가 썼던 책 내용 중 어렴풋이 생각나는게 있다. 식탐과 호기심이 많은 그는 먹어보지 못한 식재료에 대해 끓는 호기심과 열정을 주체할 수 없어 온갖 이상한 것? 희한한 것을 많이 먹어봤다. 그 경험을 책으로 썼는데 제목도, 다른 내용도 거의 생각나지 않지만(이럴거면 책은 왜 읽는건지..) 한 챕터만 생각난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던 경험이다. 까마귀 고기를 얻어먹기 위해 며칠간 공을 들이고 겨우 맛을 보게 됐으나 정말 후회가 밀려오는 이상야릇한 맛이었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나 역시 모르는 맛에 환장하는 인간인지라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호기심, 안먹어본 음식에 대한 궁금증은 누르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데 이 책이 엄청 실감났던 것이, 읽고 나니 태운 타이어 먹은 듯한 메스꺼움으로 가득.. 2023. 9. 13.
내 인생의 사운드 트랙 엔니오 모리코네. 40대 이상의 중년이라면 그들이 가진 정서와 감성의 상당부분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 그의 영화 음악이라는데 이견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물론 그 아래 젊은 세대에게도 그의 음악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해가 지나고 시간이 또 흘러가도 많은 예술가들은 그의 음악에 자신의 창조적 상상력을 조금씩 보태고 있으니 말이다. 그의 생전 인터뷰, 함께 작업한 사람들과의 인터뷰 여기에 영화 장면을 더해 조각보처럼 만들어진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대사나 자막이 없어도 그저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2시간 30분에 이르는 러닝 타임 내내 가슴이 두근거리고 벅차오르는, 마음 어디 한켠이 아릿하게 저며오는 작품이다. 그와 함께 작업했던,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찬사가 이어지는데 어느 하.. 2023. 9. 13.
'와알못'이 '와잘알'이 되어버린 사연 와알못으로 살다가 최근 들어 와인에 조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더 깊은 음식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제사 조금씩 느끼면서 시작된 변화다. 게다가 가만가만 들어보면 와인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이 참 많다. 서양 문명의 두 원류가 기독교와 헬레니즘이고, 그 교집합에서 와인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감안해 볼 때 얼마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와인을 접할 자리는 많았지만, 나는 오랫동안 와인에 대해 심리적 거리감을 갖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시도와 탐구라면 꽤 열정을 갖고 있는 편이라 마시는 것 자체는 즐거웠다. 소주, 맥주, 막걸리, 그리고 어쩌다 중국술과 함께 하는 술자리는 전투같은 술자리라면, 와인을.. 2023. 9. 13.
호주 와인에 대해 풀어야 할 오해 항상 느끼는거지만 와인은 어렵다 잘 모르기도 하려니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데 그것으로 눈총받는 듯한 분위기도 영 별로다. 무슨 눈총씩이나... 하겠지만 내겐 눈물없이 못들을 그런 사연이 있다. 그건 나중에 따로 소개하고... 무튼, 그래도 예전에는 혼자서 쭈그러들었다면 지금은 그래 봤자 술인데.. 싶은 생각도 든다. 아는 게 있음 알아보고 모르는건 모른다고 하고 궁금하면 비비노 찍어보고 그러면 되는거지 뭐 그까이꺼. 호주와인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옐로테일이라는 브랜드가 워낙 싸게 파는 걸 많이 봐서 그런지 호주 와인 하면 그것부터 떠올렸다.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비슷한 반응이 많았다. 레드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미국것을 화이트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주로 먹는 식이었기 때문에 호주와인은 선택지에.. 2023.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