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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재료, 같은 재질, 같은 날 만든 위스키... 통 마다 맛이 다른 까닭은? 위스키의 섬세한 맛의 특징과 차이를 잘 알지 못하는 초보자 입맛인데도 같은 자리에서 비교하며 시음하는 것은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오랜 시간과 노력, 돈을 들여 고급진 취미생활을 향유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다. 이런 수요 때문에 다양한 테이스팅 클래스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싶다. 조선호텔에서 매달 열리는 위스키클래스도 그래서인지 빨리 마감되는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같은 양조장에서 같은 날, 같은 재료로 만든 술을 오크통에 넣고 몇년간 숙성시킨 버번의 맛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했다. 단지 차이는 오크통이 놓인 위치들. 그래봤자 지상과 지하도 아니고, 몇시간 떨어진 거리도 아니고 그저 한눈에 보이는 공간 안에 있을 뿐인데. 그래서 자연이 빚.. 2023. 12. 11.
프랑스 식탁에선 바게트를 뒤집어 놓지 않는다. 왜? 프랑스 제과제빵협회장 도미니크 앙락 “단순한 재료로 만드는 3만3천종의 맛” “뒤집은 바게트는 사형 집행인의 빵 의미” 길쭉하고 연한 갈색빛이 도는 빵 바게트. 겉은 딱딱하고 속은 쫄깃하며 부드러운 이 빵은 프랑스 사람들에겐 그저 빵이 아니다. 삶의 중요한 부분이고 문화이고 자존심이다. 연간 60억 개가 팔린다는 이 빵의 규격과 가격까지 법으로 정할 정도다. 프랑스 정부는 2018년 바게트를 만드는 제조법과 문화를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록했다. 2022년에는 드디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프랑스에서 바게트를 만드는 제빵사는 장인으로 여겨진다. 최근 내한한 프랑스 제과제빵협회장 도미니크 앙락은 바게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이고 삶”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실.. 2023. 12. 11.
서울을 맛보다 소울을 느끼다 K푸드 때문에 한국을 찾는다는 외국 여행객들이 정말 많다. 한국에서 만나는 외국인들도, 외국 출장지에서 만나는 현지인들도 다들 한국 가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만해도 케이팝, 케이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요즘은 케이푸드를 외친다. 드라마, 영화에서 보여지는 먹방속 케이푸드는 매력적이다. 그래, 나라도 가보고 싶겠다. 현지에서 먹는 것과 본토를 찾아 먹는 것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은 해외 특정 지역의 음식을 탐하는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 케이푸드를 찾아 한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일명 가스트로 투어를 10년째 해 오고 있는 미식여행인솔자를 따라 여행객들과 함께 했다. [주식(酒食)탐구생활㉜] 서울을 맛보다 소울을 느끼다 서울은 미식의 도시인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미식의 도시’에 서.. 2023. 12. 11.
뉴욕에서 40년간 베이글을 빚은 장인을 만나다 니커버커베이글이 인스타그램에서 올린 문구에서 눈길을 끌던 것은 40년간 베이글 반죽을 한 롤러 장인의 비법을 전수받았다는 것이다. 40년간 반죽이라. 우리나라에도 수십년간 칼국수를 반죽하거나 수타면을 만들어온 장인이 있는 것처럼 베이글의 고장 뉴욕도 마찬가지일터. 손으로, 몸으로 에너지와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이 노동은 기계로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힘든 길을 고수하는 것은 그만큼 맛과 가치의 차원이 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기계에서 나오는 균일한 질감과 맛 사람손이 빚어내는 저마다의 모양과 탄력적인 질감. 뭐가 좋다 나쁘다 할수는 없는 문제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차이일 뿐. 균질한 대량생산이냐 나름의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느냐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티장'. 이런 장인들.. 2023. 10. 17.
내 식탁 위의 유럽 음식에 관한한 유럽에 대한 로망이 누구에게나 있을게다 프랑스를 필두로 오랜 미식 전통을 가진 나라들. 풍부한 농축산물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식재료, 요리들. 물론 수산물에 관한한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하겠다. 바다속 속속들이 별별 희한한 동식물을 알토란같이 챙겨먹는 민족은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 같다. 무튼. 유럽의 식탁이 로망과 환상,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데는 대체로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음식 하면 딱히 기대감 자체가 안생기지만 유럽은 식탐과 상상력, 기대감이 풀 가동된다. 와인, 치즈, 버터, 육류와 가공품, 올리브오일, 각종 허브와 채소들, 온갖 종류의 빵들 모르는 맛에 일관성있게 환장하는 나는 그때문에 유럽에 가거나 유럽 식재료를 접할 때면 제어없이 지갑을 여는 편이다. 독일에서 만든 루바.. 2023. 10. 17.
알록달록 사르륵... 입속에 가을이 내린다 매년 추석, 설날 명절을 맞아 써야하는 일종의 김장철맞이 느낌의 기사다 항상 오는데 뭔가 새로워야 하는 그런 것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올 설에는 사찰음식을 하는 스님들 중 다과에 특화된 성화스님에게 사찰음식에서 응용한 다과를 배워봤다. 이번엔 좀더 궁중디저트에 가까운 쪽으로 집중. 매년 이맘때 하는 생과방 행사가 워낙 핫하기도 하고 관심도 많고 해서 궁중병과원에서 추천하는그나마 쉬운 레시피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재야에서 고수로 뜨고 있는 도곡동 강선생님도 만나게 돼서 비교적 생각보다 다채롭게 꾸밀 수 있었다. 혼자서 이것저것 만들어봤는데 물론 모양은 망쳤으나 맛은 그럭저럭 흉내는 냈다. 이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땡기는 메뉴는 개성주악. 송편은 솔직히 예쁜 모양 내는 것이 쉽지 않고... .. 2023.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