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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과 탐식

내 식탁 위의 유럽

by 신사임당 2023. 10. 17.

음식에 관한한 유럽에 대한 로망이 누구에게나 있을게다 

프랑스를 필두로 오랜 미식 전통을 가진 나라들. 

풍부한 농축산물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식재료, 요리들.

물론 수산물에 관한한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하겠다. 

바다속 속속들이 별별 희한한 동식물을 

알토란같이 챙겨먹는 민족은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 같다. 

무튼. 

유럽의 식탁이 로망과 환상,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데는 대체로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음식 하면 딱히 기대감 자체가 안생기지만 

유럽은 식탐과 상상력, 기대감이 풀 가동된다.  

와인, 치즈, 버터, 육류와 가공품, 올리브오일, 각종 허브와 채소들, 온갖 종류의 빵들

모르는 맛에 일관성있게 환장하는 나는 

그때문에 유럽에 가거나 유럽 식재료를 접할 때면 제어없이 지갑을 여는 편이다. 

독일에서 만든 루바브잼, 스페인산 마르멜로 젤리 등등

책읽다가 너무나 궁금해서 제품값보다 더 비싼 배송비를 치르고 직구를 하는 식이다. 

유럽연합에서 수입되는 농축산물이나 식재료, 식품등이 상당히 많은데 

이번에 취재하면서 처음 들어본 것이 너무 많았다. 

모르는 맛에 궁금증이 커지면서 약간 흥분상태. 

결론은 헬게이트 열린거다.  아아 내 텅빈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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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酒食)탐구생활㉚] 내 식탁 위의 유럽

프랑스 치즈와 스페인 하몽, 그리스 올리브에 이탈리아 와인이 함께 차려진 식탁은 낯설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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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유럽산 식재료들 EU인스타그램(@euagrifood_korea)

 

프랑스 치즈와 스페인 하몽, 그리스 올리브에 이탈리아 와인이 함께 차려진 식탁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클릭 몇 번만으로도, 근처 마트에 가서도 손쉽게 유럽 각지의 식재료를 구하는 것은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즐겨 찾고 주로 접하는 식재료들은 특정한 나라 제품에 한정되어 있는 편이다. 치즈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정도를 꼽게 되고 맥주는 독일, 체코, 벨기에, 아일랜드 즈음에서 멈추고 만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농업부문(EU Food & Farming 이하 유럽연합)이 소개하는 유럽 식품 목록을 보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품이나 식재료는 상당히 다양한 유럽 국가에서 들어온다. 의외의 흥미롭고 재미있는 품목들도 많다. 유럽연합은 “유럽은 지속가능한 방식의 혁신적 농업을 통해 높은 품질의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가공품 역시 엄격한 공정관리, 안전 표준을 지켜 생산되므로 다양한 유럽의 맛을 시도해 보라”고 권했다.

■식탁의 경계를 넓힌다

트러플은 진귀하고 고급스러운 식재료의 대표 격이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고 채취가 어렵기 때문이다. 음식에 조금만 들어가도 특유의 향을 내며 맛을 살려주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요리를 만드는 데 자주 사용된다. 자연히 트러플이 포함된 식재료나 요리는 비싸다.

 

침대는 과학이다.

 

검은색 트러플이 특산물인 크로아티아는 트러플이 가미된 다양한 가공품들을 생산한다. 유럽연합은 “크로아티아의 트러플 올리브 오일은 특히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고 설명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는 크로아티아의 대형 식품회사 지간테가 생산하는 트러플 오일, 트러플 배 잼, 트러플 마요네즈 등이 있다. 지간테 트러플 오일은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지역에서 생산된 올리브 오일에 트러플을 첨가한 것으로, 이 지역은 품질 좋은 올리브 산지이자 미식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발트해 3국 중 가장 북쪽에 있는 에스토니아는 국내에선 비교적 생소한 나라다. 에스토니아 영토의 25%가 농경지이며 이 중에서 23%를 유기농 경작지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진출해 제법 인지도를 얻어가는 에스토니아 식품으로는 발스낵의 ‘그랜드 포테이토칩’, 에스티파가의 ‘호밀빵’이 있다. 그랜드 포테이토칩은 바삭하고 담백한 맛으로 꽤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킨텍스에서 열렸던 국제식품산업전에서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호밀빵은 에스토니아 사람들에게 주식으로 애용된다. 식이섬유가 많고 칼로리가 낮으며 글루텐 함유량도 적어 다이어트, 혈당 관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살짝 시큼하면서 담백한 맛은 호밀빵 특유의 매력이다. 에스티파가의 호밀빵은 달걀이나 버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호밀, 효모, 소금만으로 천연발효방식을 통해 만든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호밀빵의 파수꾼’은 다양한 호밀빵 메뉴를 내놓는 베이커리 카페이자 국내 수입사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발투센은 150년 역사를 가진 유기농 보존 식품기업이다. 유기농 콩 병조림, 유기농 스위트콘 등 유기농 제품 가공식품들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불가리아에서 수입된 디 알바 튜나 필렛은 올리브유에 참치 통살이 담겨 있는 통조림이다. 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몰에 호의적인 후기들이 꽤 많이 올라 있다.

리투아니아 훈제치즈인 람비노 치즈는 애주가들에게 제법 입소문이 나 있다.

발투센 병조림 제품(왼쪽. 마켓컬리 제공) 에스토니아 호밀빵(호밀빵의 파수꾼 제공)

■독일 맥주만 안다면?

독일, 벨기에와 함께 북유럽 3대 맥주 국가로 꼽히는 나라가 리투아니아다.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맛과 정통성을 인정받는 리투아니아 맥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볼파스엔젤맨’이다. 170년의 오랜 역사를 가졌다. 국내 편의점에서도 이 브랜드 맥주를 구할 수 있다. 히스토릭 언필터드 라거, 헤페바이젠, 프리미엄라거, 인디아페일에일, 블랑 등이 출시되어 있다. 보통은 맥주의 유통 기한을 늘리기 위해 효모를 거르는 필터링을 거치지만 히스토릭 언필터드 라거는 효모를 거르지 않는 언필터드 기법으로 양조했다. 맥주 맛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마시기 전 맥주캔을 뒤집으면 맥주 효모가 전체에 섞여 맥주 맛이 깊어지고 풍미가 살아나는데, 이를 강조하기 위해 위아래가 뒤집힌 캔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캔을 뒤집어 마실 것을 내세운 볼파스엔젤맨 광고 볼파스엔젤맨 인스타그램

핀란드의 맥주 중 국내에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것은 라핀 쿨타다. 한동안 편의점에서도 팔렸던 이 맥주는 ‘빙하맥주’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는데 빙하수로 만든 라거 맥주다. 핀란드의 수제맥주회사 라이틸란이 생산하는 ‘꾸꼬’는 논 알코올 맥주다. 맥주 맛과 거의 흡사한 향과 맛을 가져 인기가 높은 편. 글루텐프리 인증을 받았고 칼로리도 낮은 편이다. 스웨덴의 크래프트 맥주 옴니폴로는 개성있는 맛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많이 봤는데... 어디서 왔니?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말렌카는 시중의 베이커리 카페나 커피 전문 체인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달콤한 꿀 케이크로도 불리는 말렌카는 체코의 전통 디저트다.

시중에서 많이 판매하는 초콜릿, 과자, 디저트류에는 북·동유럽 국가 제품들이 많다. 파제르 초콜릿은 핀란드의 국민 초콜릿이라고 불리는 유명 제품으로 핀란드 여행자들의 필수 쇼핑 목록에도 올라 있다. 아모레타 초콜릿은 100년 넘은 역사가 있는 폴란드 초콜릿 회사 미에슈코의 제품이다. 뻥튀기 같은 질감을 가진 공룡 모양의 유아용 과자 바이오사우르스, 바삭하고 달콤한 웨이퍼 세디타 크리스피는 슬로바키아에서 수입됐다. 라트비아에서 온 스무디 브랜드 루돌프도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는 2020년부터 수입됐다. 주한 라트비아 대사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첨가물, 설탕, 방부제가 없는 차별화된 고품질 유기농 브랜드”라고 소개하고 있다.

마켓컬리에서 판매되는 유럽 초콜릿과 스낵 마켓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