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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스코프69

슬픈 왕녀 마르가리타... 그림 속의 모습들 드라마 를 몰아보다 음악 하나에 꽂혔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극중 박차오름, 즉 고아라가 고등학교 시절 연주하는 곡이다. 중간에 엘(임바른)이 피아노학원에서 연습하는 장면에서도 이 곡을 친다. 받아들이는 순간의 심리 상태나 여러가지 환경에 따라 각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이 곡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슬픔이 너무나 강렬하고 아프다. 라벨의 곡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닌데 이 곡은 자주 듣는다. 피아노 독주곡으로 연주를 많이 하지만 관현악으로 편곡된 것이 그 정서를 더 잘 살리는 것 같아서 좋아하는 편이다. 라벨도 피아노곡으로 썼다가 나중에 관현악으로 다시 편곡했다. 라벨이 이 곡의 영감을 얻은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스페인 화가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녀 마르가리타’의 .. 2018. 6. 30.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조국전쟁과 대조국전쟁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조국전쟁과 대조국전쟁을 언급했다. 연설문의 표현처럼 이 두 전쟁은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중요한 사건이었다. 조국전쟁, 대 조국전쟁은 러시아 사람들이 붙인 이름인데 세계사에서 일반적으로 지칭되는 이름은 각기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그리고 독소전쟁이다. 나폴레옹은 1812년 러시아를 침공했고 이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패함으로 나폴레옹의 몰락이 본격화됐다. 대조국전쟁은 2차대전 시기이던 1941년 히틀러의 독일이 당시의 소련을 침략했다. 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즉 당시의 레닌그라드로 진격한 독일군은 도시 레닌그라드를 봉쇄하고 거의 900일 가까이를 대치했다. 결국 레닌그라드는 함락되지 않았지만 3년 가까이 포위되어 모든 물자가 차단되었기 때문에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 2018. 6. 24.
책혐시대 책 읽는 평범한 사람들 **얼마전 책 읽는 평범한 사람들을 만났다. 대단한 독서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생활 속에서 습관과 규칙을 만들어 책 읽으려 노력하는 이웃들이다. 이들의 비법이 꽤 쏠쏠했다. 오죽하면 ‘책혐시대’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 반박하기 힘든 정언명령이다. 읽지 않는다고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아니지만 이처럼 평생을 두고 부채의식이 따라다니는 ‘명령’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책에 관한 책들이 쏟아지고,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심지어 TV 예능 프로그램까지 나오고 있다. 책 읽기는 쉬운 일상이다. 허나 다수의 사람들은 그 ‘일상’이 좀처럼 쉽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누구는 3년에 1000권을 읽었다는 식의 풍문이나 권위있는 누군가가 선정했다는 필독서 목록을 접할 때면, 혹.. 2018. 6. 4.
일본에서 한국어 가르친 외국어 달인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56)의 삶은 외국어 탐구와 궤를 같이한다. 고교 시절 배웠던 일본어를 시작으로 그는 한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불어를 섭렵했다. 라틴어와 몽골어, 북미대륙 선주민 언어인 루슈트시드까지 공부한 데 이어 지금은 에스페란토어를 배우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를 읽으며 한자를 깨우쳤고, 시조를 통해 중세 한국어도 익혔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영어만큼이나 편하게 읽고 쓰고 말한다. 일본 대학에 머무르면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해 가르치는, 즉 미국인이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특이한 이력도 쌓았다. 200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임용됐던 그는 한국 대학에서 최초로 ‘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라는 기록을 세우며 주목 받았다. 언론매체에 활발하게 칼럼을 기고했고, 서.. 2018. 5. 22.
대형서점 흥망사 지난 3월 영풍문고가 서울문고(반디앤루니스)를 인수하면서 국내 대형서점 시장은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양강체제로 재편됐다. 서점업계 후발주자로 강남에서 성공을 거둔 서울문고가 2000년대 중반 ‘서점 1번가’로 불리던 종로에 진출하면서 대형서점 시장은 3파전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서울문고는 2016년 종로점을 폐점한 데 이어 2년 만에 영풍문고에 흡수·합병됐다. 영풍문고는 ‘반디앤루니스’라는 브랜드명, 그리고 매장도 기존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셈이다. 이번 인수를 두고 출판가의 시선은 조금 복잡하다. 긍정적인 부분은 동종업계가 인수하면서 서점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서점들의 경영난은 부도로 이어졌고 그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패.. 2018. 5. 22.
쩜오디 덕후를 아시나요? 유튜브 채널 ‘코튼 팩토리’는 마블 팬들 사이에 유명하다. 내한한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선물을 전달하고 사인을 받는 등 온갖 ‘덕질’(열성적인 팬의 활동)을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하기 때문이다. 채널이 개설된 지 이제 석 달 정도 됐을 뿐인데 그의 ‘덕질’을 보려는 구독자가 4000명이 넘는다. ‘덕후’ 정소민씨(25)는 블로거이자 유튜버, 영화 마케팅 서포터즈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2015년 을 계기로 영화 블로그 운영을 시작한 그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6년 마블이 실시한 팬아트 공모전에 당선되면서다. 당시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릭터를 본뜬 인형을 만들었던 그는 홍콩에서 열린 영화 프로모션 행사에 초대돼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직접 인형(사진 오른쪽)을 전달했다. 인형 만들기에 재미.. 2018.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