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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스코프69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 <아서왕> 영화 을 보면 코드네임으로 랜슬롯, 갤러하드, 멀린 등이 등장한다. 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흔히 원탁의 기사로 알려진 이들이다. 이중 멀린은 기사가 아니라 마법사다. 는 서양 중세의 유명한 기사전설이다. 수세기를 거듭하며 많은 버전이 나와 세부적인 차이가 있긴 하다. 예를 들면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에 대한 설명도 좀 다른데, 아서가 왕이 되기 전에 교회 앞 바위에 꽂혀 있던 칼이 엑스칼리버라는 버전이 있는가하면, 왕이 된 뒤 호수의 요정으로부터 받은 명검이 엑스칼리버라는 설명도 있다. 용맹한 아서왕,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기사들이 등장해 무훈을 세우고 나중에 성배를 찾는다는 구조는 같다. 는 서양 문학과 다양한 문화컨텐츠의 근간이 되며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우리가 익히 들어본 많은 지명과 인명들,.. 2017. 10. 19.
아름지기 온지음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공간 경복궁 담을 따라 이어지는 서울 종로구 효자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르는 이 거리에서 이곳은 ‘무심한 듯 시크하게’ 서 있는 건물이다. 콘크리트와 나무로 꾸며진 외벽은 라인이 똑 떨어지는 단아한 한복 같다. 벽면 중간에 뚫린 공간은 건물 내부로 연결된 통로라기보다는 조형미를 살린 장식물 정도로 느껴진다. 1층이 아늑하고 현대적인 공간이라면 2층과 3층은 멋스러운 한옥으로 꾸며졌다. 이곳은 아름지기라는 이름의 전시공간이다. 아름지기는 아름다운 우리 것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들이라는 뜻. 전통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살려 현대적·창조적으로 계승하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는 재단법인이다. 옷공방, 맛공방, 집공방이라는 소모임으로 구성된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은 이를 실천하는 장인그룹이다. 한복, 그릇, 차양,.. 2017. 10. 17.
컬렉터의 세계가 궁금하다 경향신문 9월 19일자 기사다. '미알못'이면서 미술을 맡게 된 상태.... 하나하나 공부해보자는 심정으로 컬렉터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해 봤다. 컬렉터. 좋은 거다. 미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충만해야 하지만 결론은, 기본은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 나도 저렇게 돈 갖고 세상에 좋은 일 해보고 싶다..... ㅋㅋㅋ 오는 20일부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막을 올린다. 올해로 16회째. 세계 최고 수준인 바젤아트페어와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다. 이같은 아트페어가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적인 컬렉터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컬렉터는 사전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미술계를 움직이는 ‘큰 손’이자 천문학적 자금을 갖고 예술품에 투자하는 ‘슈퍼.. 2017. 10. 16.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 테리 보더 기발한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 테리보더 전시회 테리 보더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그의 작품들은 유쾌하고 즐겁고 웃기고 은근히 야한 것이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며 재미있게 만든다. 그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싶으면 블로그 http://terryborder.com/ 를 방문하면 된다. 그의 작품은 비주얼 스토리텔링, 그리고 블랙 유머를 표방한다. 코믹한 상상력은 물론이고 저 속에 숨어 있는 '음란 마귀'도 불러 일으킨다. 비꼬기도, 꼬집기도 잘한다. 이 바로 위에 나와 있는 '왕따 계란'은 인종 차별의 부당함을 풍자한 것이다. 그는 부활절에 컬러풀한 계란을 선물하고 주고받는 것에서 착안해서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백인전용(white only), 유색인전용(colored .. 2017. 10. 16.
빅뱅 팬의 성지라고?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제주 비엔날레에 갔다가 탑동 아라리오 뮤지엄에 들렀다. 옛날 극장과 모텔, 자전거포를 활용해 미술관으로 꾸민 재미있는 곳이었다. 컬렉터인 아라리오뮤지엄 김창일 회장은 세계 100대 컬렉터로 꼽히는데 제주 미술관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이 있다. 탑동에는 모두 4개의 아라리오 뮤지엄이 있다. 2014년에 문을 열었다. 먼저 바닷가에 면한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다. 옛 극장 건물이던 곳을 재활용해서 전시장으로 꾸몄다.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외관 옛날 사용하던 거울이 그대로 걸려 있다 벽에 남은 콘센트도 그대로 두고 활용했다. 예전 계단과 구조물을 뜯어내고 남은 벽을 그대로 전시장으로 활용했다. 뮤지엄 4층 계단에서 바라본 외관... 외국에 와 있는 것 같다. 갤러리 내의 아트숍 전시장을 살펴보자. 중국.. 2017. 9. 8.
알뜨르비행장을 아시나요? 제 1회 제주 비엔날레 켜켜이 쌓이고 삭혀낸 한(恨) 때문이었을까. 발을 디딜 때마다 붉은 흙먼지가 바짓단을 타고 피어 올랐다. 아득하게 너른 벌판엔 햇살을 피할 나무 한 그루도 없다. 대신 흉물스럽게 앉은 콘크리트 덩어리 사이로 무성하게 푸른 잎을 낸 밭들이 뒤엉켜 있는 곳. 서글픈 스산함이 맵싸한 마늘향과 함께 스며든다. 제주 남서쪽 모슬포 근처 알뜨르비행장. 제주 말로 ‘아래뜰’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모슬포 주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비행장이다. 콘크리트 덩어리는 격납고다. 80만평이나 되는 벌판엔 19개의 격납고와 활주로, 벙커, 땅굴 등이 남아 있다. 중국 대륙에 폭격을 하기 위한 일제 전투기의 급유지이자 ‘가미가제’ 즉, 일본군 자살특공대의 훈련이 이뤄졌던, 살육의 전초기지였다. 해방 뒤에도 미군의.. 2017.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