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과 탐식197 내 식탁 위의 유럽 음식에 관한한 유럽에 대한 로망이 누구에게나 있을게다 프랑스를 필두로 오랜 미식 전통을 가진 나라들. 풍부한 농축산물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식재료, 요리들. 물론 수산물에 관한한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하겠다. 바다속 속속들이 별별 희한한 동식물을 알토란같이 챙겨먹는 민족은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 같다. 무튼. 유럽의 식탁이 로망과 환상,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데는 대체로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음식 하면 딱히 기대감 자체가 안생기지만 유럽은 식탐과 상상력, 기대감이 풀 가동된다. 와인, 치즈, 버터, 육류와 가공품, 올리브오일, 각종 허브와 채소들, 온갖 종류의 빵들 모르는 맛에 일관성있게 환장하는 나는 그때문에 유럽에 가거나 유럽 식재료를 접할 때면 제어없이 지갑을 여는 편이다. 독일에서 만든 루바.. 2023. 10. 17. 알록달록 사르륵... 입속에 가을이 내린다 매년 추석, 설날 명절을 맞아 써야하는 일종의 김장철맞이 느낌의 기사다 항상 오는데 뭔가 새로워야 하는 그런 것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올 설에는 사찰음식을 하는 스님들 중 다과에 특화된 성화스님에게 사찰음식에서 응용한 다과를 배워봤다. 이번엔 좀더 궁중디저트에 가까운 쪽으로 집중. 매년 이맘때 하는 생과방 행사가 워낙 핫하기도 하고 관심도 많고 해서 궁중병과원에서 추천하는그나마 쉬운 레시피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재야에서 고수로 뜨고 있는 도곡동 강선생님도 만나게 돼서 비교적 생각보다 다채롭게 꾸밀 수 있었다. 혼자서 이것저것 만들어봤는데 물론 모양은 망쳤으나 맛은 그럭저럭 흉내는 냈다. 이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땡기는 메뉴는 개성주악. 송편은 솔직히 예쁜 모양 내는 것이 쉽지 않고... .. 2023. 10. 17. 쌀국수 맛집은 어떻게 용산을 사로잡았나 미미옥, 버거보이, 쇼니노 이끄는 박재현 대표 인터뷰 최근 1년 새 ‘핫플’로 떠오른 지역은 삼각지에서 신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용산 일대다. 오감을 사로잡는 맛과 감성,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파를 끌어모으는 맛집들이 부쩍 늘었다. 그중에서도 용산역과 신용산역 사이, 낡은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은행나무길.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하나를 꼽자면 ‘미미옥’이다. 한강초등학교 앞에서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서자 카톡이 울렸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마침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나오던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 여성 한 분이 “미미옥은 저쪽”이라고 손을 뻗어 가리킨다. 평일에도 웬만큼 웨이팅을 각오해야 할 정도의 맛집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행색만으로 ‘아묻따’(아무것도 묻거나 따지지 않.. 2023. 9. 20. 비둘기 맛을 알려줄까 예전에 어느 일본 작가가 썼던 책 내용 중 어렴풋이 생각나는게 있다. 식탐과 호기심이 많은 그는 먹어보지 못한 식재료에 대해 끓는 호기심과 열정을 주체할 수 없어 온갖 이상한 것? 희한한 것을 많이 먹어봤다. 그 경험을 책으로 썼는데 제목도, 다른 내용도 거의 생각나지 않지만(이럴거면 책은 왜 읽는건지..) 한 챕터만 생각난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던 경험이다. 까마귀 고기를 얻어먹기 위해 며칠간 공을 들이고 겨우 맛을 보게 됐으나 정말 후회가 밀려오는 이상야릇한 맛이었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나 역시 모르는 맛에 환장하는 인간인지라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호기심, 안먹어본 음식에 대한 궁금증은 누르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데 이 책이 엄청 실감났던 것이, 읽고 나니 태운 타이어 먹은 듯한 메스꺼움으로 가득.. 2023. 9. 13. '와알못'이 '와잘알'이 되어버린 사연 와알못으로 살다가 최근 들어 와인에 조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더 깊은 음식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제사 조금씩 느끼면서 시작된 변화다. 게다가 가만가만 들어보면 와인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이 참 많다. 서양 문명의 두 원류가 기독교와 헬레니즘이고, 그 교집합에서 와인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감안해 볼 때 얼마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와인을 접할 자리는 많았지만, 나는 오랫동안 와인에 대해 심리적 거리감을 갖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시도와 탐구라면 꽤 열정을 갖고 있는 편이라 마시는 것 자체는 즐거웠다. 소주, 맥주, 막걸리, 그리고 어쩌다 중국술과 함께 하는 술자리는 전투같은 술자리라면, 와인을.. 2023. 9. 13. 호주 와인에 대해 풀어야 할 오해 항상 느끼는거지만 와인은 어렵다 잘 모르기도 하려니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데 그것으로 눈총받는 듯한 분위기도 영 별로다. 무슨 눈총씩이나... 하겠지만 내겐 눈물없이 못들을 그런 사연이 있다. 그건 나중에 따로 소개하고... 무튼, 그래도 예전에는 혼자서 쭈그러들었다면 지금은 그래 봤자 술인데.. 싶은 생각도 든다. 아는 게 있음 알아보고 모르는건 모른다고 하고 궁금하면 비비노 찍어보고 그러면 되는거지 뭐 그까이꺼. 호주와인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옐로테일이라는 브랜드가 워낙 싸게 파는 걸 많이 봐서 그런지 호주 와인 하면 그것부터 떠올렸다.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비슷한 반응이 많았다. 레드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미국것을 화이트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주로 먹는 식이었기 때문에 호주와인은 선택지에.. 2023. 9. 12. 이전 1 2 3 4 5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