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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 <아서왕> 영화 을 보면 코드네임으로 랜슬롯, 갤러하드, 멀린 등이 등장한다. 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흔히 원탁의 기사로 알려진 이들이다. 이중 멀린은 기사가 아니라 마법사다. 는 서양 중세의 유명한 기사전설이다. 수세기를 거듭하며 많은 버전이 나와 세부적인 차이가 있긴 하다. 예를 들면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에 대한 설명도 좀 다른데, 아서가 왕이 되기 전에 교회 앞 바위에 꽂혀 있던 칼이 엑스칼리버라는 버전이 있는가하면, 왕이 된 뒤 호수의 요정으로부터 받은 명검이 엑스칼리버라는 설명도 있다. 용맹한 아서왕,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기사들이 등장해 무훈을 세우고 나중에 성배를 찾는다는 구조는 같다. 는 서양 문학과 다양한 문화컨텐츠의 근간이 되며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우리가 익히 들어본 많은 지명과 인명들,.. 2017. 10. 19.
새 총무원장 설정 스님 경향신문 10월 13일작 기사 새 총무원장 설정 스님 한국최대 불교종파인 조계종 총무원장에 설정 스님이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오랫동안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 선승으로 존경받아왔다. 그전에 스님을 다뤘던 기사나 책을 보면 스님의 약력을 소개할 때 '서울대 농대 졸업' 이라고 되어 있는데 스님이 총무원장 선거에 나가면서 서울대 농대가 아니라 서울대 부설 한국방통대 농학과 졸업이라고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스님은 오해가 발생하게 만든 점에 대해 사과를 하기에 이른다. 스님이 적극적으로 위조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나 이리저리 말이 건네지며 부풀려지고 또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 그 동네 분위기에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을 상황들이 겹쳐지며 아마 지금껏 오게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학력이 중요한 것도.. 2017. 10. 17.
아름지기 온지음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공간 경복궁 담을 따라 이어지는 서울 종로구 효자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르는 이 거리에서 이곳은 ‘무심한 듯 시크하게’ 서 있는 건물이다. 콘크리트와 나무로 꾸며진 외벽은 라인이 똑 떨어지는 단아한 한복 같다. 벽면 중간에 뚫린 공간은 건물 내부로 연결된 통로라기보다는 조형미를 살린 장식물 정도로 느껴진다. 1층이 아늑하고 현대적인 공간이라면 2층과 3층은 멋스러운 한옥으로 꾸며졌다. 이곳은 아름지기라는 이름의 전시공간이다. 아름지기는 아름다운 우리 것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들이라는 뜻. 전통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살려 현대적·창조적으로 계승하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는 재단법인이다. 옷공방, 맛공방, 집공방이라는 소모임으로 구성된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은 이를 실천하는 장인그룹이다. 한복, 그릇, 차양,.. 2017. 10. 17.
종교와 음식 30 유교와 차례상의 근거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이혼신청 접수가 평소보다 2배나 많다는 통계가 있다. 원인은 ‘명절 갈등’이다. 갈등의 요인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할 만한 것이 차례상 준비다.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조율이시(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어동육서(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차례상을 차릴 때면 흔히 등장하는 설명이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것은 유교의 주요한 의례로, 이같은 엄격한 진설법은 유교경전 어딘가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은 어디에도 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등에 구체적 항목별로 차례상 차림을 규정한 곳은 없다. 차례상의 근거로 삼는 율곡 이이의 에도 차례상은 계절에 맞는 음식 몇가지를 형편껏 올리라고 권하는 정도다. 굳이 사과나 배가 아니더라도 쉽게.. 2017. 10. 17.
종교와 음식 29 금주와 웰치스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료 브랜드 중 하나로 ‘웰치스’가 있다. 포도주스로 특히 유명한 이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것은 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19세기 미국 감리교 목사이자 치과의사였던 토마스 브롬웰 웰치. 신앙심이 투철했던 그는 술을 혐오했던 사람이다. 성경의 ‘술취하지 말라’는 대목 때문이었다. 그가 속했던 교단에서도 ‘알콜 섭취는 죄’라며 술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중대한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성찬식의 포도주였다. 일상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야 가능했지만 기독교의 오랜 전통인 성찬식에서 사용하는 포도주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스러웠다. 더구나 종종 이 포도주 때문에 취하는 성직자나 신도를 보게 되는 것을 그는 납득할 수 없었다. 그의 고민과 갈등은 알콜이.. 2017. 10. 17.
종교와 음식 28 러시아가 정교를 국교로 삼게 된 것은 러시아의 국교는 정교다. 988년 키예프공국의 블라디미르 1세 때 국교로 채택됐다. 국민들을 종교로 통합하기 위해 이슬람교와 유대교, 로마 가톨릭, 정교 등을 탐색했는데 민족적 특성과 국민의 복리가 종교 선택의 주요한 근거가 됐다. 여러 문헌에 따르면 국교 선택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것은 러시아 사람들의 식습관이었다. 물론 대부분 문헌에는 이같은 기원에 일정 부분 전설이 섞여 있다고 전제한다. 이 때문에 뚜렷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음식사 저술가 린다 시비텔로가 쓴 를 보면 러시아인은 돼지고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를 금지하는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우선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이슬람교는 술을 금지하기 때문에 재고의 여지도 없었다. 블라디미르 1세는 “우리 러시아인은 술 마시기를 너.. 2017.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