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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 닭대가리를 맛보다 피렌체 하면 뭐가 생각나나. 영화 때문에 많은 이들은 두오모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붉은 빛의 아름다운 전경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또 슬픈 사랑의 도시라는 수식이 으레 따라붙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특정한 영화가 주는 잔상과 인상일 뿐, 그런 정보 없이 보면 오히려 지적이고 세련된 풍모가 먼저 다가온다. 이름 모를 골목길과 건물들은 로마처럼 압도적이지 않고 소박하지만 우아한 기품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도시다. 개인적으론 사랑과 관능이 물씬 느껴지는 도시는 베네치아다. 시오노 나나미가 베네치아, 로마, 피렌체를 배경으로 쓴 3부작 소설(주홍빛 베네치아, 은빛 피렌체, 황금빛 로마) 때문이다. 잡으면 한눈에 읽히는 순정만화같은 소설이다. 어디를 가든 항상 음식이 가장 먼저 준비하고 공부하는 대상이다.. 2018. 12. 30.
이탈리아의 아침을 여는 카푸치노와 크루아상 세계에서 ‘커피 부심’이 가장 큰 나라는 이탈리아인 것 같다. 전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는 커피 브랜드의 대명사 스타벅스가 이제야 겨우 1호점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나라. 에스프레소 머신을 최초로 개발하면서 세계 커피 산업과 트렌드를 주도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전으로 거슬러가면 베네치아 상인들이 있었기에 아랍의 커피가 유럽으로 전해질 수 있었을테니 커피 유통 역사에서도 이탈리아가 큰 기여를 했다. 예전에 방송인 알베르토를 만나 인터뷰할 때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그는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나를 보더니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에 물 타서 안마셔요”라며 웃었다. 하긴 예전에 시칠리아 갔을 때도 도저히 에스프레소를 입에 대기 힘들어서 룽고를 시켰더니 불특정 다수의 그들은 나를 ‘촌뜨기’... 하면서 놀리는 것 같.. 2018. 12. 21.
서울에서 맛있는 집을 찾는 법? 난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이 음식이다. 그 지역의 전통과 특색이 나타나는 음식, 게다가 맛있고 이야깃거리까지 있는 곳이라면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이 된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을 것 같다. 때문에 그 많은 맛집 정보가 도처에 넘쳐나는게 아닐까. 사람들은 여행을 앞두고 블로그를 검색하거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맛집을 찾는다. 빡빡한 일정에 이런저런 모험까지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난 몇끼 정도는 세렌디피티를 기대하며 감이 이끄는 곳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봐야 할 곳들에 대한 검색은 열심히 하는 편이다. 맛집을 검색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은 트립어드바이저와 구글, 외국 잡지나 신문의 트래블 섹션이다. 먼저 트립어드바이저로 순위를 뽑고 그 리뷰들을 보면서 구글을 크로스 체크.. 2018. 12. 20.
A 부터 Z 까지... 케이팝을 이해하는 키워드 올해의 인물로 BTS를 꼽는 기사를 정리하던 중 내친 김에 이것도 정리해 올려본다. 지난 6월인가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외신에 나온 기사들을 봤었는데 가디언이 정리했던 이 기사가 재미있어서 어딘가 저장해 둔 것을 지금 다시 보게됐다. 우리도 가끔씩 약식 버전으로 이런 식의 정리를 해보긴 하는데 가디언도 이런 방식으로 K팝에 대한 기사를 정리했다.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다 채우진 않았으나 비교적 성실하게 한 편이다. 게다가 한국적인 미묘한 현실을 잘 이해한 것 같아서 흥미롭다. 이런 기사를 보면 BTS가 대단한 일을 했다 싶긴 하다. 가디언이 케이팝에 대한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얼마나 취재하고 재미있게 소화하려 아이디어를 짜냈을까 싶은게 보이니 말이다. 가디언이 국내의 문화 관련 .. 2018. 12. 17.
세계 최고급 캐비어는 어디서 나는가 중국, 그리고 식품.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조합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값싸고 품질 떨어지는 농산물과 가공 식품=중국산이라는 인식은 디폴트값이다. 이름 모를 술을 먹었는데 그 다음날 눈이 멀었다는 둥 하는 괴담도 상당히 설득력을 얻어왔다. 실제로 표백제에 담근 닭발, 쥐약 먹고 죽은 쥐로 만든 양꼬치 따위의 뉴스도 심심찮게 전해졌으니 중국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이 우리의 지나친 편견만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얼마전 그렇게만 생각해선 안된다는 꽤 흥미로운 단서를 얻었다. 10월25일부터 11월4일까지 진행됐던 에서 상영됐던 을 보고서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영화제이나 포스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랭 뒤카스는 미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 2018. 11. 11.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나서 하게 되는 생각들 1. 음악이 모든 것을 다했다. 100%, 200%도 더 해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누구나 퀸의 음악에 대한 ‘조갈’을 느꼈을 거다. 집으로 오는 길에 음원사이트에서 계속 퀸의 음악을 들었고, 돌아와서는 유튜브를 틀어놓고 퀸의 실황 공연과 뮤직비디오를 밤새 반복했다.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어 결국 차를 몰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70년대 밴드이지만 현재 10대나 20대에게도 친숙한 노래들, 게다가 굳이 음악을 찾아 듣는 사람들 아니어도 웬만하면 다 아는 노래가 그들의 노래다. 음악사적 의미가 어쩌고 이 따위 거추장스러운 설명 필요 없이 전 세대의 직관에 와 닿는, 본능을 자극하는 음악이 퀸의 음악이니 말이다.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는 좀 분분한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음악이 모든 것을 다했기 때.. 2018.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