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06 음담패설(飮啖稗說) 2 남성성 상징한 녹색 채소 상추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식탁의 동반자가 있다. 상추다. 상추를 펼쳐 구운 고기를 몇점 얹고 고추, 마늘과 쌈장을 곁들여 입안 한가득 쌈을 싸 먹을 때 느껴지는 충만감이란…. 고기가 없어도 된다. 상추잎에 밥과 장만 싸서 먹는대도 그것만으로 꽤 괜찮은 한 끼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상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도, ‘함바집’에서도 만날 수 있는 상추는 가장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채소다. 태풍이나 흉작으로 채소가 금값이 될 때면 상추 적게 준다고 삼겹살집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광경은 심심찮게 목도할 수 있다.상추는 고려시대부터 이미 즐겨 먹었다. 키우기 쉽고 잘 자라고 맛도 좋으니 사랑받지 않을 수 없다. 상추가 우리 조상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는 또 있다. 정력을 강하게 만들어준다는 .. 2025. 3. 19. 미안하다 곰탕만 떠올려서... 남도의 맛 진짜배기 나주 초겨울이면 몇년째 해 오는 ‘리추얼’이 있다. 날이 쌀쌀해지면 특히 맛이 좋아지는 홍어를 식당에서 혼자 먹는 것이다. 삼겹살집에서 ‘혼밥’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은 혼밥시대건만 자부해본다. 홍어회 앞에서의 혼밥은 꽤 높은 난도일 것이라고.이번 겨울 초입, 창덕궁 근처 한 홍어집에선 본의 아니게 혼밥에 실패했다. 옆자리에 앉은 초로의 부부는 곡진한 사연이라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친근하게 말을 건네오셨다. 몇마디 섞고 대충 선을 그을까 했으나 불가능했다. 틈날 때마다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라는, 인천이 고향이라는 이분들이 알려주는 상호들은 거의 처음 들어본 곳들.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떡밥’이었다. 받아 적느라 홍어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을 못 차리던 ‘혼밥러’에게 그분들은 물.. 2025. 3. 19. <음담패설飮啖稗說 >1 살로써 살다, 그 새빨간 원초적 본능 (1)‘고기’는 외설적이다?성에 관한 욕망과 표현을 억제했던 조선시대, 제아무리 지체 높은 양반이고 예술의 거장이라 한들 원초적 욕망을 비껴갈 수는 없었다. 다양한 고전에서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김홍도 ‘운우도첩’.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육담’ 하면 무엇을 떠올리게 되나. 고깃집 상호? 물론 그럴 수도 있겠다. 포털 사이트를 열고 이 단어를 입력하면 고깃집 상호가 상단에 주르륵 뜬다. 육담(肉談)의 사전적 의미는 음탕하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다. 한마디로 음담패설이다. 그래서 육담에 주로 호응하는 수식어는 ‘질펀한’ ‘노골적인’ ‘낯뜨거운’ ‘걸쭉한’ 따위다.고기, 살을 의미하는 ‘육(肉)’과 음담패설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거칠게 말하자면 인간의 몸은 고깃덩이다. 몸은 원초적이고 본능적 .. 2025. 3. 19. 인스타에서 봤던 그 빌딩? 로컬들이 즐기는 찐 맛집? 홍콩가면 이곳으로 인스타에서 봤던 그 빌딩? 로컬들이 즐기는 찐 맛집?…홍콩 가면 이곳으로 ! 홍콩섬 북부 해안의 노스포인트 지역은 로컬 맛집을 찾는 홍콩 여행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봄 직... www.khan.co.kr 일명 몬스터 빌딩으로 불리는 익청빌딩 홍콩섬 북부 해안의 노스포인트 지역은 로컬 맛집을 찾는 홍콩 여행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봄 직한 곳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재래시장과 서민 아파트가 모여 있어 현지인들의 삶을 곁에서 체험하기 좋으며 로컬들이 즐겨 찾는 맛집도 밀집해 있다. 가성비 좋은 수준급 호텔들도 여럿이고 이색적인 관광 포인트도 있다. 빅토리아 하버를 바라보는 해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거나 산책하기도 괜찮다. 전철 노스포인트역을 이용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2023. 12. 11. 책상 빼고 다 먹는다? 홍콩 이색 먹부림 홍콩에 다녀왔다. 5년만에 열리는 와인&다인 페스티벌,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홍콩지역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둘러봤다. 홍콩을 방문한 것은 21년만이다. 갔다 와서 예전에 비해 홍콩 어떻더냐는 질문을 꽤 받았다. 그간 자주 왔던 것도 아니고 너무 오랜 시간 전에 방문했던 그 때의 기억과 지금을 비교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거라 모르겠다고 했다. 개인적으론 상하이와 비슷하다는 느낌 정도? 그런데 정말 먹거리 파는 가게가 많았다. 어쩌다 한집이 일반적인 가게, 이를테면 약국이나 휴대폰 숍, 옷가게 등이 나올 정도랄까? 무튼 대로변이든 골목길이든 죄다 먹거리를 파는 곳들이 상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먹는 것에 목숨건다는 홍콩사람들이라는 우스개는 우스개가 아니었다. [주식(酒食)탐구생활㉞]책상 빼.. 2023. 12. 11. 같은 재료, 같은 재질, 같은 날 만든 위스키... 통 마다 맛이 다른 까닭은? 위스키의 섬세한 맛의 특징과 차이를 잘 알지 못하는 초보자 입맛인데도 같은 자리에서 비교하며 시음하는 것은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오랜 시간과 노력, 돈을 들여 고급진 취미생활을 향유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다. 이런 수요 때문에 다양한 테이스팅 클래스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싶다. 조선호텔에서 매달 열리는 위스키클래스도 그래서인지 빨리 마감되는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같은 양조장에서 같은 날, 같은 재료로 만든 술을 오크통에 넣고 몇년간 숙성시킨 버번의 맛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했다. 단지 차이는 오크통이 놓인 위치들. 그래봤자 지상과 지하도 아니고, 몇시간 떨어진 거리도 아니고 그저 한눈에 보이는 공간 안에 있을 뿐인데. 그래서 자연이 빚.. 2023. 12. 11. 이전 1 2 3 4 5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