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794 입이 심심해? 우린 한과해! 슈톨렌, 파네토네, 민스파이….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곳곳에서 맛볼 수 있는 달콤한 디저트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전통 명절인 설날과 관련 있는 한과로는 무엇을 연상하게 되나. 약과나 강정 정도가 고작일 가능성이 높다. 날로 화려하고 다양해지는 서양 디저트와 달리 전통 디저트 한과는 박제된 이미지 속에 머물러 있는 편이다. 요즘 입맛과는 맞지 않아 선뜻 손이 가지 않고, 관심 밖에 있다 보니 다양한 제품을 만나기도 어렵다. 하지만 최근 MZ세대를 강타했던 약과 열풍을 떠올려본다면, 흑임자나 서리태를 활용한 외식업계의 뉴트로 트렌드를 고려해 본다면 한과 중에서도 현대적으로 되살려볼 만한 것들이 꽤 있다. “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사탕의 혜화당을 주랴. 아매도 내 사랑아.’.. 2023. 5. 11. 드디어 푸틴을 먹어보다 오해는 마시길 제목을 써놓고 나니 좀 이상한 느낌인데 나만 이상한건지, 진짜 이상하게 느낄만한건지... 아무튼 드디어 '푸틴'을 먹어보게 됐다. 다들 아시는 그 푸틴이 아닌 음식 푸틴. 그런 음식이 존재함을 지난 3월에 알게 된 뒤 6개월만에 먹어보게 됐다. 나는 무언가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꽂히면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한 못해도 한달 내에 먹어볼 정도로 식탐과 집착이 충만한 인간인데 이 푸틴을 먹어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 편이다. 푸틴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올 3월 외신을 통해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대통령 푸틴과 이름이 같은 이 음식 푸틴이 수난을 당하게 됐다는 웃픈 이야기였다. 우리가 아는 사람 이름 푸틴은 Putin이고 이 음식은 poutine인데 발음이 같다는 이유.. 2022. 9. 24. 튀긴 쥐, 불에 그을린 개를 먹는 도시? 듣기만 해도 엽기적인, 상상조차 힘든 요상망측한 이름의 음식들. 더구나 이 음식들이 이 도시를 대표하는 사랑받는 요리라면? 튀긴 쥐, 불에 그을린 개는 좀 많이 심했다. 그런데 다른 이름을 들어봐도 범상치는 않다. 박쥐, 카나리아 우유, 자물쇠공, 세탁부, 잠옷을 입은 소시지, 송아지 새, 간으로 만든 치즈... 이게 다 음식이름이라고? 맞다. 그것도 예술과 문화의 도시 비엔나가 자랑하는 음식들이다.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비엔나 관광청 발간 책자에는 이런 요상스럽고 희한한 이름의 비엔나 대표 메뉴들을 소개하고 있다.(Quirks of Viennese Cuisine). *튀긴 쥐 Gebackene mause =deep fried mice 사진으로 봤을 땐 동글동글한 모양의 도넛이다. 대략 던킨 도너츠의.. 2021. 5. 24. 지금 비엔나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10개의 신상 레스토랑들 여행가고 싶어 미치겠다! 이렇게 외칠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그래서 요즘 시작했다. 여행준비를. 뭔 여행준비냐고? 이 상황이 5년, 10년간 이어지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3년 후 쯤에는 다시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오히려 지금 여행지를 정해서 차근차근 정보를 정리해 놓아야겠다 싶다. 원래 여행 준비 하는데 가장 오래 걸리던 시간이 먹고 마실 장소에 대한 정보찾기였는데 이런 때 미리 찾아놔야겠다. 평소같으면 급부상한 인스타용 맛집에 낚일 가능성이 많았겠지만 오히려 방문 리뷰가 공백 상태인 지금이야말로 나만의 세렌디피티 후보지를 추려놓기 좋은 때라고 본다. 최근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도시는 비엔나다. 8년전 가봤던 이 도시는 너무나 즐기고 체험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3.. 2021. 5. 19. '섹스의 아인슈타인'을 아시나요? ‘섹스의 아인슈타인’(The ‘Einstein of sex‘). 혹자는 웬 어그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제대로 걸려들고 말았다. 솟구치는 호기심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으니 말이다. ‘오늘의 약사(略史)’ 따위의 잡학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 우연찮게 발견한 기사가 다음과 같은 제목을 달고 있었다. 1868: The ‘Einstein of Sex’ Is Born (And Dies). 1868년, 섹스의 아인슈타인이 태어나고 죽다. 출처는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기사의 주인공은 유대계 독일인 마그누스 허쉬펠드(Magnus Hirschfeld)다. 그는 드물게도 태어난 날과 사망한 날이 같은데 1868년 5월14일이 생일, 1935년 같은 날이 기일이다. https://www.haaretz... 2021. 5. 14. 뚱뚱한 화요일에 늦봄의 페르시아 정원을 떠올리다... 음식은 정체성이다. 특정한 문화집단 뿐 아니라 제각각 개성을 가진 개인들까지 설명하고 표현한다. 그래서 음식은 소통의 물리적 언어가 된다. 연대와 추억, 혹은 구별짓기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영화 는 음식이 갖는 이 전형적인 기능과 미덕을 보여주는 영화다. 제목에서도 충분히 그 전개가 짐작이 된다. 실제로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밍밍할만큼 뻔하고 잔잔한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가 좋다. 음식이 비슷한 기능을 했던 영화 에 비해 훨씬 가볍고 말랑한 동화같은 이 작품에서 생소한 세계 각국의 디저트를 만날 수 있다. 달콤하고 따뜻하고 포근하다. 처음 들어본 디저트들이 꽤 많이 나오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리속은 여느 때처럼 두갈래로 움직였.. 2021. 2. 15.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