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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셀, 일그러진 분노, 그리고 절망에서 오는 에너지 캐나다 차량돌진 용의자는 인셀이었다 얼마전 국제 뉴스에서 인셀이라는 단어를 접했다. 차량을 몰고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살해했던 사건의 용의자가 '인셀'이라는 것. 인셀은 비자발적 독신주의자(involuntary celibate)’의 약자로, 여성과 성적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남성들을 일컫는다고 기사에 설명이 돼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났던 것이 미셀 우엘벡의 소설 이었다. 이 책의 중간 부분엔 소위 '인셀'이 어떻게 범죄에 이르게 되는지(책에서 범죄를 저지르는데까지는 가지 않는다) 여러 요인의 추동과정과 그 심리상태의 변화가 묘사돼 있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동료 라파엘 티스랑은 말하자면 '모태 인셀'이다. 스물 여덟살의, 성경험은 커녕 여자친구를 한번도 사귀어보지 못했다. 책.. 2018. 5. 1.
쩜오디 덕후를 아시나요? 유튜브 채널 ‘코튼 팩토리’는 마블 팬들 사이에 유명하다. 내한한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선물을 전달하고 사인을 받는 등 온갖 ‘덕질’(열성적인 팬의 활동)을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하기 때문이다. 채널이 개설된 지 이제 석 달 정도 됐을 뿐인데 그의 ‘덕질’을 보려는 구독자가 4000명이 넘는다. ‘덕후’ 정소민씨(25)는 블로거이자 유튜버, 영화 마케팅 서포터즈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2015년 을 계기로 영화 블로그 운영을 시작한 그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6년 마블이 실시한 팬아트 공모전에 당선되면서다. 당시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릭터를 본뜬 인형을 만들었던 그는 홍콩에서 열린 영화 프로모션 행사에 초대돼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직접 인형(사진 오른쪽)을 전달했다. 인형 만들기에 재미.. 2018. 4. 30.
마블 10년 상상 이상의 막강 팬덤 대학생 유지영씨(21)는 얼마 전 PC방에서 날을 꼬박 새웠다. 영화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서였다. 4월 25일 개봉한 이 영화 티켓 예매가 시작된 날은 개봉 12일 전인 13일. 하지만 몇 시에 예매가 시작되는지는 공지되지 않았다. 극장 측이 특정 시간대에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유씨는 전날인 12일 밤 11시부터 PC방에서 기다렸다. 예매 페이지를 띄워놓고 예매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새로 고침’을 수시로 눌러댔다. 졸린 눈을 비비며 기다리던 중 오전 6시가 되어서야 예매 창이 열렸다. 그는 이 영화 관람에 최적의 시설을 갖췄다는 서울 용산 CGV 아이맥스관의 첫 시간 티켓을 가까스로 살 수 있었다. 12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 2018. 4. 30.
주류의 맛으로 승화한 사찰 음식 사찰음식 전문가로 잘 알려진 선재 스님이 최근 신임 한식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했다. 전임 이사장의 국정농단세력 연루의혹이 제기됐던 데다 기관의 갑질 및 채용비리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독배’가 될 수 있는 직무를 수락한 데는 스님 나름의 고민과 판단이 있었다. 한식을 수출상품이 아닌 생활과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평소 스님은 “건강한 먹거리를 사랑하고 음식을 소중히 다루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삶의 바탕이자 문화가 되어야 한다”면서 “한식을 진흥하는 것은 전시성 행사를 통한 수출 증진이 아니라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스님이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사찰음식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 오랫동안 특정 종교의 수.. 2018. 4. 30.
국제뉴스를 보는 시각에 균열을 내는 책 특정한 사안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가 받아들이고 파악하는 본질에는 큰 차이가 있다. 뉴스를 접하고 다루는 입장에서 항상 이 점을 간과하지 않으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휩쓸려 다닐 때가 부지기수다. 가까운 곳, 비교적 익숙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그럴진데 하물며 이역만리 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더더욱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특정한 누군가가 바라보고 해석하는대로 따라가거나 쉽게 믿기 마련이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제 3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두고 해석하는 일들이 대체로 그렇다. 나를 비롯한 상당수의 사람들은 중동 뉴스나 아프리카 소식들을 영미권 언론이 전해주는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왔다. 앞으로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 2018. 4. 23.
방송인 김제동 그의 지난 8년 김제동씨의 라디오 방송 복귀를 맞아 오랜만에 인터뷰를 했다. 마이크 잡는 일에는 베테랑인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라디오를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일상성의 건강함을 몇차례 이야기하면서 평범한 우리 이웃들,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들은 실패했고 나는 피해자가 아니다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는 의도치 않게,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이런 길로 오게 됐을까. 다시 되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고 말이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9년 가을이었다. 전년도에는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사회를 보고 그 다음해에는 전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보면서 공인된 전문 MC로 이름.. 2018.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