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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왕녀 마르가리타... 그림 속의 모습들 드라마 를 몰아보다 음악 하나에 꽂혔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극중 박차오름, 즉 고아라가 고등학교 시절 연주하는 곡이다. 중간에 엘(임바른)이 피아노학원에서 연습하는 장면에서도 이 곡을 친다. 받아들이는 순간의 심리 상태나 여러가지 환경에 따라 각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이 곡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슬픔이 너무나 강렬하고 아프다. 라벨의 곡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닌데 이 곡은 자주 듣는다. 피아노 독주곡으로 연주를 많이 하지만 관현악으로 편곡된 것이 그 정서를 더 잘 살리는 것 같아서 좋아하는 편이다. 라벨도 피아노곡으로 썼다가 나중에 관현악으로 다시 편곡했다. 라벨이 이 곡의 영감을 얻은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스페인 화가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녀 마르가리타’의 .. 2018. 6. 30.
푸드립 17 탕수육 “저녁 뭐 먹었어?” “짬뽕.” “근데 9900원이나 나와?” “짬뽕 탕수육 세트 시켰어.” “왜 탕수육은 맨날 시켜. 재벌집 딸도 아니고.” 잔소리끝에 오버했다. 탕수육 좀 먹은 것 가지고 재벌집 타령씩이나. 6000~7000원 선에서 저녁 먹으라고 일주일치 저녁값을 맞춰 줬는데 돈 없다고 더 달라는 딸아이에게 이런 잔소리를 종종 했었다.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도 아니다. 돈까스며 피자 따위가 국내에 전파되던 시절을 청소년기로 보냈던지라 다양한 음식문화도 접할 수 있었다. 도시락 반찬으로 햄이며 소시지, 장조림, 계란말이도 제법 흔했다. 마의 장벽처럼 여겨지던 바나나 역시 대학 1학년 때 수입 자율화가 되면서 내 용돈을 아껴서도 맘 편히 사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런 시절을 지냈는데도 여전히 탕수육은 심정.. 2018. 6. 25.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조국전쟁과 대조국전쟁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조국전쟁과 대조국전쟁을 언급했다. 연설문의 표현처럼 이 두 전쟁은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중요한 사건이었다. 조국전쟁, 대 조국전쟁은 러시아 사람들이 붙인 이름인데 세계사에서 일반적으로 지칭되는 이름은 각기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그리고 독소전쟁이다. 나폴레옹은 1812년 러시아를 침공했고 이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패함으로 나폴레옹의 몰락이 본격화됐다. 대조국전쟁은 2차대전 시기이던 1941년 히틀러의 독일이 당시의 소련을 침략했다. 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즉 당시의 레닌그라드로 진격한 독일군은 도시 레닌그라드를 봉쇄하고 거의 900일 가까이를 대치했다. 결국 레닌그라드는 함락되지 않았지만 3년 가까이 포위되어 모든 물자가 차단되었기 때문에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 2018. 6. 24.
다니엘 그의 매력의 끝은 어디일까 독다 다니엘 린데만과 인터뷰를 했다. 앨범을 발매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음악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부리나케 시간을 잡았다. 물론 '사심'도 있었다. 인정한다. 2014년 비정상회담을 처음 봤을 때부터 '찍었다'. 그당시 딸래미는 '호다', 난 '독다' 파였다. 호다는 호주 출신의 또 다른 다니엘이다. 아무튼 그와 인터뷰 할 기회를 처음 가졌던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CBS에서 제작한 예능형 다큐였는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현지를 돌며 종교개혁의 의미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때 프로그램에 그와 루터교 최주훈 목사, 이렇게 두 사람이 종교개혁의 의미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식의 기사였다. 이 시대 종교개혁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번에 다시 그와 인터뷰를 할 수 있게된 것은 앨범 소식.. 2018. 6. 24.
북미정상 오찬 식탁에 양저우식 볶음밥이 오른 까닭은 뭘까 6월12일 역사적 북미정상회담. 그 감동 사이로 스멀스멀 기어나온 호기심은 으레 그렇듯 음식이었다. 두 정상의 식탁에 오른 메뉴. 의미와 상징이 집약되는 외교무대의 식탁, 그것도 정상회담의 식탁에 차려지는 음식이니 말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조화를 고려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 눈에 띄는게 있었다. ‘Yangzhou Fried Rice’ 즉, 양저우식 볶음밥(차오판)이다. 과문한 탓에 저건 무슨 볶음밥인가 싶었다. 위키에 양저우 프라이드 라이스를 쳐보니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볶음밥이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중국집에 가면 볼 수 있는 그 볶음밥 말이다. 한국판 위키에는 양주 볶음밥으로 나온다. 그럼 왜 양저우 볶음밥일까. 양저우는 중국 강소성, 즉 장쑤성의 도시다. 이곳은 옛날부터 볶음밥.. 2018. 6. 13.
푸드립 16 크바스 서울에선 웬만한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일본, 이탈리아, 중국식이야 거의 한식 수준으로 흔한 편이고 프랑스식도 꽤 많다. 인도, 스페인, 그리스, 멕시코, 터키, 그리스 식당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아랍권과 최근에는 남미권 음식을 요리하는 곳들도 제법 있다. 그런데 국교를 맺은지도 꽤 됐고 규모나 파워를 고려했을 때 러시아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나라지만 이상하게 음식문화는 국내에 많이 소개돼 있지 않다. 대중적으로 러시아 식음료하면 보드카 정도를 떠올릴지 몰라도 그 외엔 딱히 꼽을만한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대중화된 러시아 식당도 여지껏 없을테고. 책을 읽으면서 식욕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문학작품을 읽을 때 음식에 대한 설명이나.. 2018.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