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20일 전인 지난달 중순, 아이유가 던져놓은 리메이크 앨범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한 팬덤을 지닌 가수들의 새 앨범이 나오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아이유의 아성은 흔들릴 줄 모르네요. 

그런 아이유 현상에 대해 한번 살펴봤습니다.



지난 주말엔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 아이유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첫 등장부터 피아노를 치며 '꽃'을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앨범 수록곡을 모두 라이브로 소화했습니다. 

중간중간 팝과 다른 선배 가수들의 곡을 섞어 부르기도 했습니다. 

목소리가 무척 성숙해졌다, 감성이 깊어졌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의 콘서트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는데 

도저히 스물한 살의 감성이라고는 믿기 힘들더군요. 








2시간의 공연을 공식적으로 마친 뒤 

그가 들려줬던 앵콜곡은 좋은 날, 너랑나,분홍신 등 

오늘의 아이유를 만들어줬던 히트곡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르는 아이유는 

마치 본 공연과는 다른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소녀적 감성과 발랄함을 가진, 통통 튀는 듯 청아하고 밝게 떨리는 목소리는 

본공연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인지 

잠시 헤깔리게 만들 정도더라구요. 

곡에 따라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분위기와 색깔을 달리하는 

그의 역량도 놀라웠고 

관객들을 쥐락 펴락 하며 

능수능란하게 공연을 이끌고가는 솜씨도 놀라웠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능력도, 

박수와 함성, 떼창 등 관객의 반응을 유도해내는 방식도, 

관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애간장타게 하는 밀당 기술도

그러다가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으로 무장해제시키는 것도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한데 모아놓아도 이야기를 끌어가겠다 싶더라구요. 


공연은 8일간 열렸습니다.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29일부터 6월1일까지였습니다. 

저는 5월의 마지막날인 31일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매일 다른 게스트가 찾아와 공연장을 빛내줬다고 하는데 

제가 갔던 날은 하동균씨가 무대에 나와 멋진 노래 2곡을 들려줬습니다. 

악동뮤지션, 조정석씨 등도 게스트로 올랐었다고 하더군요. 

또 이날 객석에는 뮤지션 윤상씨와 배우 박신혜씨도 함께 했습니다. 

공연에 섰던 밴드 기타리스트 박신원씨는 박신혜씨의 친오빠랍니다. 


하동균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이유와 하동균씨의 인연은 올해로 8년째랍니다. 

중학교 2학년이던 이지은양이 의정부에서 전철을 타고 연습실까지 왔던 그날이

하동균씨의 기억에는 생생하게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어린 친구가 이 음악을 과연 받아들일까 하고 

이런저런 음악을 많이 주며 소개했는데 정말 빨리 받아들이면서 자라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회상했습니다. 

아이유 역시 하동균씨가 그 당시에 추천해줬던 곡들을 지금도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들려줬습니다. 

아이유가 연습생이던 시절 하동균씨가 아이유의 보컬을 두고 '구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아이유는 그때의 그 말을 듣고 이를 갈고 연습을 했다며, 오늘의 자기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했고 

하동균씨는 살짝 당황하며 그런 뜻은 아니었다며 재미있게 툭탁거리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어쨌든 이날의 공연은 

아이유에 대해 가졌던 상상과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놀랍고 재미있으면서도  

한편 그에 대한 많은 바람도 갖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전략 다변화를 통해 다음에 나올 앨범과 그의 작업들이 예상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주길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면서 과거에 기대는 방식은 피해주길 

**2년전 지금은 대학을 가도 충실하지 못할 것 같다고 과감하게 대학진학을 포기했던 그의 

당차고 자의식 강한 삶의 모습이 지속되길

**재작년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스캔들과 같은 일은 다시 생기지는 않길.

 (이건 아이유가 연애를 해선 안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 아시겠죠?)



의미있고 사랑스러운 보컬리스트에 대한 기대감과 애정만큼이나 걱정과 우려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죽 써놓고 보니 과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로 데뷔 5년이 되는, 자신다움과 남다름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가수 아이유. 

그는 이제 고작 스물 한살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