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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십센치와 옥상달빛

by 신사임당 2012. 10. 31.

창피하지만  고백하자면

전 옥상달빛,  십센치  이 두 팀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망신, 대굴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전에도 팀별로 여러차례 인터뷰를 했고

올 초에는 두 팀의 합동공연에도 대기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인터뷰를 하면서

사랑스러운 두 팀을 응원하고 있었죠.

워낙에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에서 일찌기 라이벌아닌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팀들이라

저처럼 느끼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몇주전 십센치 인터뷰때 입니다.

권정열씨가 너의 꽃이라는 노래를 설명하면서

여자친구가 좀 더 직설적으로 나갔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여자친구가 나름의 음악적 주관이 뚜렷하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

특별히 더 묻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옥상달빛과 십센치의 재미있는 인연들과 사이에 오갔던 공개적인 말들을

다시 꺼내서 이리저리 수다를 한참 떨고 있는데

뭔가 좀 분위기가 이상해지면서

권정열씨가 저에게 되묻더군요.

혹시, 저 누구랑 사귀는지 모르시는거예요?

당황스러웠죠.

마치 묻는 모양새가 당연히 내가 알줄 알았는데 몰라서 이상하다는..

그래서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 하고 되물었더니

옆에서 철종씨가 그거 인터넷에 한참동안 떠있고 검색어 1위에 하루종일 있었는데...

이러면서 놀리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어떻게 그런걸 모를 수 있느냐는... 완전실망이라며 저를 강하게 비난하더군요..

물론 농담으로요.

그래서 매일 인터넷을 보며 살지만 간간이 전혀 접촉하지 않고 지내는 날도 있는데

그런날에 이빠지듯이 하루 빠졌나보다고, 게다가 워낙 이슈가 많은 세상이니 하루만 지나도

싸그리 사라지는 것들이 많으니

이해해달라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실망스럽다며 눈치를 주는데....

다행이라면

인터뷰 말미에 이런 일이 벌어져 눈치를 보는 시간이 짧았다는 것....

 

올초 아찔한 화해라는 제목의 합동 공연을 할때까지만 해도

친한 동료였으나 올 4월부터 특별한 감정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두 분이 결혼에 골인하게 되면 반드시 유희열씨에게 주례를 부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자

그러면 결혼식이 초토화될 것이라며 그런 일은 막아야 한다더군요.

또 결혼 축가는 팀을 구성하는 다른 멤버들인 윤철종, 박세진씨가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지요.

 

두 사람의 사랑이 예쁘게 결실을 맺길 기원하며

지면에 싣지 않은

그날의 인터뷰 일부를  소개합니다.

 

 

*체조경기장 공연이라니 대단하네요.
 = 미친거죠. 그런 아이디어 나왔을 때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어요. 십센치가 무슨 체조냐. 집에 가서 잠을 못잤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를 너무 높게 평가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그리고 우리 공연을 보러 오는 분들 특성을 아는데 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안오는 분들이에요. 성향상 가까운데 앉아서 얼굴보며 공연을 즐기는거지 큰 공연장에서 쇼를 보는 분들이 아니잖아요. 올 초에 했던 아찔한 화해처럼 그런 분위기의 공연을 좋아하는거거든요. 그런데 체조... 곤란하다 싶었죠. 그러다가 에이 망하든지 말든지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가 망하냐, 공연기획사가 망하는거지 하면서요.
 계속 웃기더라고요. 나같으면 안갈 것 같은데. 아마 제가 팬이었다면 십센치한테 그랬을 거예요. 바보들, 소극장에서나 해. 니들이 뭔데 체조야...

 

*그런데 공연장 쪽에선 오케이 한거잖아요. 
 =그러게요. 됐대요. 우린 사실 되겠나 싶은 마음으로 내년 2월 23일. 개강전, 봄방학 딱 찍었는데 덜컥 됐다는 거에요. 아무 생각이 안들었죠. 그냥 X됐다는 생각? 에라 모르겠다 싶더라고요. 대충 우리 하던 식으로 해야지 하고 마음을 놔버리게 되고. 고민은 많이 돼요. 공연을 어떻게 만들어나갈까 하는 거죠. 방향은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을 파려고요. 한국 아티스트처럼 쇼 형태로 하는 것은 절대 못하죠. 인상 깊었던 공연으로 참고 삼아 보고 있는 건 존 메이어의 공연이에요.

 

*십센치를 좋아하는 팬들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일까요?
 =유동적인것 같아요. 우리 음악이 조금씩 달라졌는데 지난해 좋아했던 팬층이 이번 앨범 듣고 실망하는 경향도 있어요. 미니앨범이 좋았다는 사람이 있고 1집이 좋았다는 반응도 있고, 또 이번 2집이 좋다는 사람들까지...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1집이 더 좋다고 하는 팬들은 좀.... 실망할래요.

 

*왜요?
 =1집이 마음에 덜 드니까요. 그땐 많이 치기어렸어요. 욕심도 느껴지고요. 우리가 세상에 드러나려고, 튀어 보일려고 쓸데없이 오버를 한거죠. 그게 십센치의 아이덴티티라 생각하면서요. 쓸데없이 팬티스타킹이니, 오르가즘이니, 의자에 묶는다는 둥 이런 표현을 한거예요. 지금 생각하니 촌스럽죠.

 

*음반 리뷰 보니 어때요?
 =예상한대로예요. 별로라는 분들 좋다는 분들.... 그런데 고무적인 것은 십센치 별로였는데 이번 앨범 듣고 좋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 호불호가 많이 갈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리고 구체적으로 표현도 이러저러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어쩜 토씨하나 안틀리고 그대로 써놓으시는지... 쏟아져 나오는 리뷰를 보니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전략적으로 변화를 시도한건가요?
 =딱히 그런건 아니고요. 그냥 변한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하고 싶은 걸 한거죠. 변해야 한다는 이 강박 자체도 촌스러울 수 있는거잖아요. 물론 십센치의 정서는 똑같아요. 그런데 표현방식이 변한거죠. 1집은 확 직설적으로 질러 제낀거라면 2집은 좀 간접적으로 비유적으로 했다는 것? 가사도 초안은 무지하게 직설적이고 야했는데 많이 순화된거예요

 

*글쎄요. 순화라기 보다 딱 보니 뭘 의미하는지 알겠던데요.
 =하긴, 제목만 보고도 트랙리스트만 보고도 아는 분들은 알더라고요. 너의 꽃이라는 곡을 보고 우리 의도를 바로 알아차리시는 거예요. 완전 귀신이죠. 고추잠자리도 마찬가지고.

 

*예상외의 반응은 없나요?
 =약간 의구심이 생기는 건 코로나라는 곡이에요. 1집부터 안들어가서 아쉬웠던 곡이라 넣었는데 이번 앨범에서 제일 인기가 없어요. 그리고 젬베 빠졌다고 별로라는 의견도 있어요. 심지어 오빠 젬베빼면 시체다...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클린버전을 내놓은건 실망스러웠어요. 단어 하나 있고 없고 차이에 불과하던데. 솔직히 뭔가 센 한방을 기대했거든요.
 =원래는 안내려고 했어요. 저희도 클린버전 이런 류의 가식을 너무 싫어해요. 그런데 그 단어 하나 빼놓은 클린버전도 걸자면 걸릴 것 같은 거예요. 클린버전을 19금 받으면 진짜 웃기겠다 싶어서 심술이 발동한 것도 있죠. 재미로 해보자고.

*야한걸 즐기잖아요. 노래도 다 그렇고. 성적 취향도 그런가요?
 =저희 야한거 진짜 좋아해요. 그런데 한국 대중음악 보면 별로 그런 노래 없잖아요. 어른들 듣는 노래인데 어른 이야기가 별로 없는거죠. 우린 십센치 하면서 그런거 거르지 말고 담을만큼 담자고 했어요. 나중에 전 트랙을 다 야한 노래들로, 문학적으로 풀어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번에 아쉬움이 남는 곡이 있나요? 더 표현 못해서 아쉽다거나...
 =그렇진 않아요. 표현 방식을 은유적으로 하면서 방식을 바꾼거지 수위를 낮춘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과하게 심하게 해석하는 것도 많았어요. 우리 그 정도로 밑바닥은 아니었는데... 헐...
 
 *경제적으로도 많이 좋아졌죠?
 =권정열/예전엔 인터넷이나 동대문에서 옷샀는데 지금은 백화점에서 사는 정도죠. 제가 백화점 다녀오면 며칠 후 철종이 형이 그래요. 야 너 신세계 갔었냐? 이렇게 물어봐요
    윤철종/ 남자 옷 브랜드가 뻔하잖아요. 그래서 백화점 가면 직원이 며칠전에 권정열씨 왔다갔는데... 그러거든요.  


 *예전과 비교해 서로가 좀 변한점이 있나요?
 =권정열/전 좀 유해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양보하는 부분도 생겼고. 예전엔 무대에서 박수도 못치게 하고 떼창도 못하게 했거든요. 우리 음악을 들어라!!! 이런식이었죠. 얼마나 재수 없었겠어요. 최악이었지. 지금도 그렇게 하고 싶긴 한데 좀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욕해요. 부드러워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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