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을 주름잡았던 가수들이 다시 모였네요.
간간이 토크쇼와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었던 이들이
한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거라 재미도, 의미도 있는 그런 이벤트입니다
사실 세시봉으로 7080이 득세했고
건축학개론, 응답하라 1997로 90년대가 추억의 중심에 등장하면서
20세기의 마지막 30년간을 추억하는
복고바람이 불었지만
정작 그 사이에서 80년대 중후반은 쏙 빠져있다는 느낌이...
그 시대는 저같은 40대 초반의 세대들에게는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이기도 했습니다.
교실 뒤에서 박남정의 춤을 추고 김완선을 흉내내고
최성수와 주현미의 노래를 익살스럽게 따라부르며
아하, 웸, 뉴키즈온더블록, 글렌 메데이로스 등에 미쳐 날뛰던
그러면서도 풋풋하고 야리야리하던 박혜성, 김승진을 좋아했습니다.
당시 가녀린 여성성의 대명사이던 가수 이지연, 강수지 등은
저같은 여고생들의 욕을 얼마나 먹어야했는지...
틈만나면 연예인 이야기하면서도
빼놓지 않고 했던 이야기들이 청순가련한 그녀들을
뒷담화하는 것이었죠.
아마 그 시대 인터넷이 있었다면
기록적인 악플러들이 됐을만한 사람이
여럿 떠오른다는...
그래도 그들이 당시 그렇게 시샘의 대상이 됐던 것은
남성들의 환상을 자극하는 만큼이나
비루하고 칙칙한 여고생들의 현실을 도드라지게 드러내고 자각시켜주는
존재였기 때문이겠죠
야자 땡땡이 치고 시네마천국을 보러 가면서
무슨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비장했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네요.
주말이면 비디오자키와 전격제트작전, 블루문특급에 목맸고
화만나 토토즐 젊음의 행진 등은 학업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오아시스같은
예능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은 널리고 널린 가요차트와 순위프로그램이
우스울 정도로 권위가 떨어졌지만
그당시 가요톱텐의 후덜덜한 위엄과 권위에
그 누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을까요.
그당시 정말 손에 땀을 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1위 후보를 기다렸던 재미란....
그땐 아직 윤상, 김현철, 이승환, 김건모, 신승훈 등 90년대 발라드 전성기를 일군 뮤지션들이 나오기 직전이었습니다.
국내 대중가요에 대한 갈증은 이승철을 통해 풀 수 있었던 정도였던 것 같네요...
안정훈씨와 이분 원미연씨 아닌가요....
청순가련 강!수!지!
왼쪽 분 잘 알듯 모를듯... 오른 쪽 분은 담다디의 이상은씨죠
여기도 왼쪽 남자분 모르겠네요.. 오른쪽 이상아씨죠.. 정말 사랑스럽게 생겼다는....
날잡아서 응답하라 1988 뭐 이런걸 정리하기라도 해봐야겠습니다
어쨌든 저 가수들을 보면서 오만 만감이 순식간에 교차하네요.
콘서트 이름 젊음의 행진은
그 시절을 대변하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80년대 초중반에 그 위세가 더 강했죠. 오히려 후반과 90년대 초반은 전반기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짝꿍들이라는 전속무용단원 역시
개별 멤버들이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렸고
젊음의 행진 사회를 본다는 것은 당대의톱스타임을 입증하는 보증수표였습니다.
송승환 왕영은 최수종 하희라 이렇게 이어졌죠.
전 지금도 생생한 것이
제가 초등학교 5, 6학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송골매의 출연 중
배철수씨가 기타를 연주하다가 감전사고로 무대에서 쿵 하고 쓰러지던 장면입니다.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전파를 타고 나왔고
어린 마음에 어찌나 충격이었던지...
이튿날 학교 가서 다들 그 이야기로 정신이 없었고
우리들에게는 전기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머리속에 꼭꼭 박혔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보니 기사 제목이 서글프네요. 외로웠던 8090가수들..
기억과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 다시 일어서서
젊음을 추억하는 이들의 행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들이 추억하는 젊음, 그리고 그 시대를 거쳐왔던 우리들이 추억하는 젊음
이 젊음은 추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입니다
힘내라 40대!!! (헐... 이런 주접스러운 마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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