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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1997년/그때 그 시절 드라마

by 신사임당 2012. 8. 4.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가 요즘 화제입니다. 그 시절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되던 그시절의 빠순이들. 그들의 당시와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고 있는 이 드라마는 지금 30대의 추억을 강렬하게 자극하고 있습니다.  극중 대사처럼 아빠 세대의 복고가 세시봉이라면 지금 우리세대(30대)의 복고는 HOT라고 외치고 있지요.
 저같은 40대의 복고라면, 글쎄요. 서태지? 그것도 대학 시절이라 좀 더 내려가본다면 아마 소방차 박남정 김완선 뭐 이런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희때는 본격 아이돌 문화가 아닌 과도기였죠. 써니처럼 주로 팝송을 많이 듣고 마이클 잭슨 음악에 맞춰 춤추던... 고딩때 대학가요제에 나왔던 무한궤도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었죠. 그전까지 방송에서 잘 못보던 샤방하고 청량한 느낌의 젊은 대학생들, 간지나는 밴드 사운드에 청춘을 대변하는 신나는 노래, 게다가 요즘말로 학벌 쩔었습니다. 신해철을 비롯해서 나왔던 멤버들이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그것보고 열공해 꼭 대학가자는 붐이 일기도 했지요. 

 


 여튼 다시 1997년으로 돌아가 봅니다. 1997년. 저는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때라 그닥 옛날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은데 벌써 15년 전이네요. 기자 3년차. 이때를 강타한 것은 IMF로 대변되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초유의 위기상황이라던 외환위기였죠. 명예퇴직에 이어 정리해고라는 용어가 쏟아져나왔고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폭증하면서 거리엔 노숙자가 넘쳐났습니다. 외환위기는 정부가 외환부족난을 견디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사건입니다. 재벌기업의 차입에 의존한 과도한 투자, 이들의 연쇄부도에 따른 금융기관 동반 부실화, 동남아 통화위기 등이 겹쳤는데 문제는 이같은 위기에 정부가 독선과 무능으로 대처했다는 점입니다. 불과 사건 발생 직전까지도 정부는 펀더멘털 이즈 노 프라블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한동안 펀더멘털 이즈 노 프라블럼이 동네 꼬맹이들 사이에까지 유행어가 될 정도였습니다. 대마불사 신화가 깨졌고 수없이 많은 실직자가 나오면서 정말 나라 전체가 휘청거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금모으기 운동을 하며 단결된 힘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어쨌든 다들 기억하실겁니다. 그나마 직장을 다니고 있던 사람들도 월급을 받지 못하거나 깎이면서 졸라매고 쥐어짜는 분위기였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정부는 물론, 국내 언론 어디서도 이같은 문제를 예측하거나 지적하지 못했습니다. 금융을 비롯한 각종 분야는 외국인에게 개방됐고 물가상승, 부동산 폭락, 환율 폭등이 이어졌습니다. 이 때 이자율도 20%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금모으기 운동을 펼치던 당시.. 참 익숙하던 풍경입니다. 울 엄마도 형제들 돌반지 이 때 다 꺼내셨다는...

 

 


 이때 쓰러졌던 기업이 많습니다. 20대라면 다소 생소한 이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연초부터 이어진 대기업 부도사태는 이같은 외환위기의 전초전이기도 했습니다. 한보그룹을 시작으로 삼보 진로 대농 한신공영 기아 등이 쓰러졌고 해태 쌍방울 등도 이때 부도를 맞았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요. 이 때 얼어붙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던 영웅이 있었으니 바로 박찬호 선수입니다. LA다저스에서 활동하던 박찬호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에이스 반열에 올라 국민들에게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LA다저스는 우리 국민들에게 국가대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외환위기 속에서 치러진 연말 대선에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지역감정의 벽을 허물지는 못했지만 헌정사상 최초의 정권교체라는 감격적인 순간이기도 했지요. 이해 여름엔 대한항공 여객기가 괌에서 추락해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땐 해외에서도 유명인들의 사망소식이 유독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단연코 최고 화제가 됐던 것은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사망사건이었습니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숱한 의혹이 제기됐었죠.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르사체도 이 해에 피살됐고 중국의 덩샤오핑 역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습니다. 빈자의 어머니라 불리던 테레사 수녀는 캘커타에서 숨을 거두면서 세계인의 애도가 이어졌습니다. 

 

 

 

 


 이 때 생각나는 분이 훈할머니입니다.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에 의해 위안부로 캄보디아에 끌려가 이름과 가족, 모국어를 모두 잊었던 분이죠. 이분이 한국을 처음 방문해 감격적인 가족상봉을 하게 됐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면서 위안부 문제가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대중문화계에도 사건이 많았습니다. 이현세씨의 만화 <천국의 신화>가 음란, 폭력물로 규정돼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문화계가 떠들썩했습니다. 당시에도 청소년 폭력이 심각해 ‘일진회’ 사건이 사회문제가 됐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이 터지면서 정부와 일부 ‘언론’은 청소년 문제의 주범으로 일본 만화를 지목했고 이어 국내 만화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죠? 바로잡아야 할 때 바로잡지 못하면 모든 것은 반복됩니다.....
 여튼 검찰은 <천국의 신화>를 하드코어 포르노로 규정했다가 문화계 반발이 거세지면서 슬그머니 흐지부지됐던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마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뭐 그게 20세기에 있었던 일이라고 넘길 건 아닙니다. 21세기에도 버젓이, 술취했다는 단어가 들어가는게 문제가 되고 있으니까요. 

 

 

 

 영화는 접속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아니 엄밀히 말해 극장을 잘 가지 않는 제가 3번 봤을 정도니 말 다했죠. 전도연씨는 아마 이 영화로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아, 또 생각나네요. 이 해를 강타했던 신드롬의 주인공. 바로 이승희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로 당시 각광받았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20대의 누드모델이었던 그를 국내 언론은 한국을 빛낸 인물, 의지의 한국인으로 포장했습니다. 그 때문에 가슴 성형과 문신이 유행했고 이승희 모자, 발찌 등 액세서리도 많이 팔렸습니다. 나비모양 문신을 따 그의 별명이 노랑나비로 불렸었고 국내에서 물위의 하룻밤이라는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승희에 대해 별관심없었던 제가 궁금했던 것은 한국에서 누드모델하면 천박하고 미국에서 하면 성공한 페미니스트냐... 는 의문과 함께 괜한 반발심이 생겼다는... 

 

 

 

이승희씨 사진입니다

 

 이 당시 드라마 이야기하자고 했다가 이만큼 와 버렸네요.
 제가 이 때 가장 열심히 봤던 드라마는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 입니다. 박상원 최진실이 큰 아들 부부였고 차인표, 송승헌이 나왔던 가족드라마였는데 정말 매주 본방사수를 했지요.

 

 

 

 

 

 

이상 그대그리고 나의 스틸장면들.. 추억 돋는다는...

 

<별은 내가슴에>는 캔디캔디와 같은 구도의 드라마였죠. 이 드라마로 안재욱은 당대 최고의 톱스타임을 각인시켜줬고 가수로도 활동을 넓혔습니다.

 

 


<아름다운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던 심은하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앳된 이영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의가형제> 역시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였죠. 종합병원 이후 의학드라마가 꽤 나왔는데 이 때만해도 의학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었습니다. 


 <파랑새는 있다>라는 드라마도 큰 인기를 얻었죠. 서울 뚝배기와 같은 필의, 서민들의 아웅다웅,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따뜻하고 감칠맛나게 그려냈던 드라마입니다.

 

 

파랑새는 있다의 한장면

 

 

 

 

당시 스타감독이던 이창순 감독의 신데렐라입니다. 김승우씨가 스타로 눈도장 찍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복수혈전.. 캐스팅 정말 빵빵했던, 내용은 기억나지 않네요

 

 

월드스타 김윤진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예감이라는 드라마였습니다.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했던...

 

 

 

예스터데이라는 드라마죠. 김소연은 이때 상당히 어린 나이였는데도 굉장히 성숙한 배역을 맡았습니다

 

 

 

웨딩드레스라는 드라마였습니다. 청춘의 아이콘이던 김희선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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