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와의 만남은 언제나 유쾌합니다.
특정인을 만나 인터뷰한다기 보다는 발랄하고 재치넘치는 멤버들이 꾸미는 한편의 공연, 드라마, 상황극을 본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어찌나 자기들끼리 잘 놀면서 정리도 딱딱 잘해주는지. 그래서 그냥 보기만해도 웃음이 나는거죠. 도쿄돔 공연을 비롯해 이들을 만날 때, 항상 이들이 입만 열면 헤벌쭉 웃으며 넋놓고 쳐다보게 되느라 핀잔도 많이 듣습니다. 좋게 말해 ‘엄마 미소’, 깨놓고 말해 ‘사심 작렬 주접’이라고 말입니다.
뭐든 어떻습니까. 그저 만나서 즐겁고 행복하면 그만 아닌가요.
이들과 나누었던 대화 좀 들어보실래요?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강인씨 소감부터
강인=3년간 공백을 가졌어요. 긴 시간인데 빨리 지난것 같아요. 그 기간동안 변한것도 많았어요. 개인적으론 스물 여섯살에서 스물 아홉살이 됐고요.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 제가 참 어렸고, 또 너무 행복에 겨웠나봐요. 3년의 시간동안 흐트러졌던 퍼즐을 맞추는 느낌이었어요.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멤버들이 도와주고 끌어주고 있는데 여러가지로 어리둥절해요. 반성도 많이 했는데 팬들이 어떻게 봐주실지도 궁금하고. 또 어색하고 그러네요. 복귀 후 첫 스케줄이 뮤직비디오 촬영이었어요. 익숙치 않아서 꽤 오래 걸리더라고요. 좀 나아지겠죠.
-특별히 고마웠던 것은요
강인=멤버들 모두에게 고맙죠. 회사도 그렇고. 끈을 놓지 않고 저를 잡아줬다는 것이 그래요. 오랜만에 왔는데도 내 자리를 비워놓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규현=가끔씩 형이랑 통화하며 안부를 묻는 정도였는데 같이 활동하게 되서 감사하죠. 예전의 강인 형에 비해 동생들을 아우르고 배려하는 모습이 많아요. 좋아진 것 같아요.
-예전엔 그럼 형으로 꼬장부렸다는?
강인=더 좋아질거예요.
동해=강인형이 오랜만에 춤추는데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더라고요.
규현=이번 안무 보셨잖아요. 형을 위해 절대 쉽게 안무를 짜지 않았어요.
강인=너 많이 늘었다.
-100주 이상 1위하는게, 그것도 해외에서 보통일은 아닌데 말예요.
동해=이젠 몇주 몇주 이런게 중요한 건 아니더라고요. 그냥 매번 행복하게 즐겁게 하고 그렇게 하면서 사랑받고. 그게 의미있는 것 같아요. 대만 공항에서 사람들이 택시 잡아타고 슈퍼주니어 숙소 가주세요 그러면 갈 정도라고 하니 엄청난 사랑을 받는 거죠
-강인씨가 없는 3년동안 슈퍼주니어에 엄청난 위상 변화가 있었어요.
강인=음, 저도 엄밀히 말해 물꼬를 좀 트고 갔죠(웃음). 그동안 3자 입장에서 철저히 봤는데 정말 슈퍼주니어를 향해 많은 박수를 쳤어요. 군대에서 이등병으로 있을때도 선임병들에게 허락받아서 뮤직비디오나 영상을 봤어요. 진심으로 응원하고 박수쳤죠. 나도 저기 있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은 정말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어요. 이전에 슈퍼주니어 하면 ‘사고친 강인이 있는 팀’ 이런 식으로 팀에 피해를 줬는데 이제는 슈퍼주니어라는 이름만으로도 중화권을 호령하는 팀이잖아요.
규현=해외 공연 가면 여전히 강인형 이름을 쓴 플래카드도 많이 볼 수 있어요. 형이 없지만 팬들은 여전히 형을 지지하고 기다린거죠.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뭐가 달라졌나요?
강인=욕심이 없어지고 무척 성숙해졌어요. 예전에는 우리가 1위 못하면 어떡하지 하고 조바심치고 1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이제 보니 다들 무대에 서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더라고요. 다른 사람보다 어떻게 하면 튀어보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잘하고 조화롭게 하나가 될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그래서 저 역시 다른 건 조바심이 안생기는데 어떻게 융화할까 이런 고민이 돼요.
-무대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같은건요
강인=오랜만에 하는거라 설레죠. 수학여행 가기 전날 같고. 무대가 너무 그리웠거든요. 팬들을 어떻게 맞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번 앨범이 화보집처럼 꾸며졌어요. 1번부터 10번까지 멤버들 순서대로 숲속의 요정 포스의 사진을 찍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거죠?
신동=그거 10번이 시원이죠? 1번이 은혁이고. 못생긴 순서대로예요. 중간 순서는 의미없어요.
-외국에서 슈퍼주니어 인기는 정말 최곤데 국내에선 오히려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은혁=그러게요. 밖에서 암만 잘해도 집에서 사랑받고 대접받아야 하는데. 하하. 국내에선 가수로서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하는데 좀 주눅이 들기도 하고 그래요. 아무래도 해외에서는 공연위주로만 활동하다보니 가수로서의 모습만 보여주잖아요. 환호성받고 환대받고 그렇게 지내오는데 국내는 말을 서로 알아듣잖아요. 워낙 웃기고 농담하는 것도 많이 해서 그런지 예능적인 면이 강조되는 것 같아요.
예성=저는 저평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동안 국내에서 꾸준히 쌓아왔던 것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활동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신동=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해외에선 가수인데 웃기기도 한거고. 국내에선 예능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가수로서 기대감이 떨어지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무래도 다른 면에서 너무 잘하다보니 가수로서는 오히려 저평가되는게 아닐까요.
예성=그래서 우리 멤버들이 불후의 명곡에도 최다 출연했어요. 방송을 통해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우리가 가수라는 것을 알려드리려 노력하는건데.
시원=멤버들의 능력이 워낙 많다보니 발산할 공간이 부족해요. 슈퍼주니어쇼라는 방송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재미있을 것 같죠?
신동=그래서 슈퍼주니어 꿈은 연예, 연기, 가요대상을 연말에 모두 휩쓰는게 꿈이에요. 아 참 그리고 저희 SNL 마지막회에 나갈거예요.
-그거 19금인데
신동=아마 수위조절은 어느 정도 할것 같아요.
시원=괜찮아요. 저희 겪을 것 다 겪고 웬만한 것 다 알아요.
신동=아이돌이 그런것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아이돌이란 용어는 어리다는 의미가 아니라 누군가의 우상이란 뜻이잖아요. 그래서 자꾸 아이돌을 뭔가 제한의 의미로 보지 말고 말 그대로 누군가의 우상이 될만하다는 의미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돌이다가 자라면 성인돌이니 뭐니 자꾸 말이 붙는건 좀 아닌것 같아요.
-글로벌 한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붙던데, 소속사에서 붙이는건지 모르겠지만, 들으면 어때요?
은혁=말이 씨된다고 불러주시면 좋잖아요. 힘받아서 더 잘할 수 있고.
시원=우리나라 대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포츠 선수들도 태극기 달고 나가면 더 힘받는다잖아요. 저희들도 외국 나가면 국가대표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나라에서 지원은 좀 안해주시려나.
신동=동남아쪽 가시면 저희랑 같이 찍은 사진 보여주면 깍아 준대요. 작가님 한분도 태국인가 어디 가셨을 때 저랑 찍은 사진을 현지에서 보여줬더니 깎아주고 그러셨대요. 필요하신분!!
-앞으로 서고 싶은 무대는요?
시원=스테이플스센터, 메디슨스퀘어가든요. 단독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동안 우리가 미국 팝의 음악을 듣고 영감을 받으며 자라왔는데 반대로 우리가 그들에게 영감을 줄 것 같아요. 일전에 어린 친구들이 슈퍼주니어처럼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책임감과 자부심이 들더라고요. 좋은 영향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냥 단순한 아이돌그룹이 아니라 국민가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네요.
-데뷔 후 7년이 지났는데 많이 변했죠?
예성=신동씨 몸무게가 변했고
-누가 가장 용됐나요?
시원=은혁씨죠.
신동=아냐. 은혁인 아직 용이 안됐어. 사실 처음에 다들 촌티 철철나고 웃겼죠. 저에게 옷을 입는다는 개념은 몸에 맞는 뭔가를 걸친다는 것에 불과했거든요.
-이특씨는 올해 군대 가야하잖아요
이특=올해 안에는 가요. 처음엔 잠도 안오고 걱정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편하게 마음먹고 있어요. 내가 지난 7년간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까 나라에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기로요. 가장 긴 스케줄이기도 하고요.
-가장 오래된 아이돌 그룹인데 책임감도 느끼지 않나요?
이특=신화형들 빼고는 최고참이에요. 그래서 부담도 되고 새로운 것도 많이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슈퍼주니어의 틀을 유지하고 싶어요. 나중에 계약이 끝나고 나이가 들어도 다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슈퍼주니어는 계속하자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려욱이든 성민이든 나중에 고깃집하든 장사하든 사업체를 운영하든 뭘하든 각자의 자리에 있다가도 월드투어 한다고 하면 다들 모여서 월드투어하고 공연하고 그럴려고요. 슈퍼주니어가 없어지면 우리 모두도 끝나는거거든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같은건요?
이특=있으면 안되죠. 그리고 지금 하는 이것을 좋아서 선택한 건데 다 감사하고 고마워요. 얼마전에 제 생일이었어요. 그런데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차를 몰고 나왔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생택시 5대가 따라오는거예요. 예전엔 도망가고 짜증내고 피하고 싶고 그랬는데, 그것도 다 사랑이고 관심이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내가 한번 쫓아가보자고 생각을 하고 차를 돌렸어요. 사생택시 쫓아다니는데 재미도 있고 새롭더라고요. 사생팬들이 두려운게 누가 어디서 날 감시하는지 모른다는거잖아요. 그런데 한편 언제 또 그렇게 나를 따라다니겠나 싶어요. 감사하죠. 40, 50대 되어서도 그렇게 따라와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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