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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토크

고경표를 만나다// 반드시 뜰 배우!!!

by 신사임당 2012. 6. 14.

 

고경표. 아직 생소한 이름의 신인입니다.

snl 시즌 1에서 그를 보고 콱 점찍어 뒀는데 스탠바이, snl 시즌 2에 이르기까지

넘넘 잘해주고 있는 신예입니다.

제 자랑은 아니지만(스탠바이의 정소민 말투로...) 지금까지 '저 친구 뜬다!!!' 찍으면

거의 백발백중이었다는....

누구나 그렇게 본다구요?  그렇습니다. 사람 눈, 다 거기서 거기겠죠. 

대단한 선구안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딱히 관심없는 분들에게

이 친구 좀 관심갖고 봐주세요!!! 라고 이야기하는 거라고 이해해 주셔도 됩니다.

 

여튼...

얼마전 만난 이 친구와의 인터뷰는 2시간 남짓 이어졌습니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고 살짝 어수선하면서도 소심, 엉뚱한 것이

이십대 초반 특유의 패기와 초딩스러운 귀여움과 호기심, 엉뚱함. 사춘기 소년같은 질풍노도의 감정이 뒤섞인

1990년생 고경표였습니다.

처음보는 기자에게 털어놓기 힘들 수 있는 이야기부터

고민거리와 솔직한 속마음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재미있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나중에 고경표씨는 그러더군요.

"헐, 이런 이야기까지 하다니... 제가 아무 이야기나 너무 막했죠? 엄마같이 편해서 그런가봐요. 하하하."

넘 귀엽더라구요. 그렇습니다. 첫사랑에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ㅋㅋ) 경표씨같은 아들이 있을만하니 그럴 수도 있겠죠.

그래서 요즘은 나이들었다는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신의 팽팽 돌아가는 트렌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어차피 나이든 저를 한 수 접고(?) 봐주기 때문에 누굴 만나더라도 편하다는거죠.

 

 

기대되는 배우 고경표씨와의 만남을 정리해봅니다.  아래 기사에 싣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스탠바이에서는 완전 꼴통으로 나오잖아요.

 =미움 받을까봐 바꿔봤어요. 대본 리딩 할때 작가님과 감독님께 말씀드려봤더니 받아들여주셨어요.

처음엔 그냥 껄렁하고 불량스러운, 일진같은 애들 이미지였어요. 시완이 괴롭히는 역할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나왔다가 너무 미움받을것 같아 걱정도 되는거예요. 차라리 말도 안되는 바보짓을 하거나

어이없는 꼴통짓을 하는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학창시절 사고뭉치였다고요?

 =장난치고 짓궂은 짓도 많이 했어요. 꼴통 짓도 많이 했죠.

 그런데 초등학교때는 또 왕따였어요. 고학년때요. 그러다보니 중학교 가서 오히려 더 나대고 쎈척해보이려고

말썽도 많이 부리고 그랬어요.

 

*소위 말하는 나대는 애?

 =아 맞아요. 주의 산만이고. ADHD 뭐 그런거요. 중학교때는 하도 책상에 붙어있질 않으니까 엄마가 강제로 속독학원도 보냈어요.

그래서 그나마 자리에 앉아 책이라도 읽게 된 거고요.

 여튼 어릴 때는 완전 쭈구리 시절이었어요. 쭈구리, 찌질이.....

 

*YG에 연습생 들어갔는데 가수가 되려고 했던건 아니잖아요

 =마침 YG가 연기자 파트를 확장하려고 할 때였어요. 캐스팅 디렉터가 학원으로 왔을때 거기서 인연이 됐어요.

연습생 생활하면서 대학도 가고 영화에도 출연하기로 했는데 그게 엎어지면서 나오게 됐죠.

 당시에 맨 마지막까지 함께 남았던 사람이 인나 누나였어요. 막상 나오고 보니 오디션 기회도 없고 학교수업밖에 없더라구요.

 학교생활하다가 군대나 가자 싶었는데 우연히 정글피쉬 오디션을 한다는 배너광고를 보게 됐죠.

 

*연기학원은 언제부터 다닌거죠?

=고 2때요. 길거리 캐스팅 제의 받고 바람들어가서 부모님 설득하다가 결국 고 2때야 연기학원에 갈 수 있었어요.

칭찬도 많이 받았고 재미있었어요. 보조출연은 굉장히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굉장히 애틋한 시간이에요.

 

*어떤 면에서요?

 =제가 사실 다른 분들에 비해서는 빨리 데뷔했잖아요. 고생한 기간도 거의 없고요. 그런데 학원다니면서 보조출연하던 그 때가

자주 기억나요. 보조출연하시는 분들 보면 얼마나 힘드신지도 알겠고요.

 제 입장에서 이런말 하기는 그렇지만, 촬영장에서 수많은 분들이 고생하시지만 보조출연자들이 제일 힘드신것 같아요.

막말로 사람 취급 못받는 경우도 있을 정도고 짐짝 취급받다 시피할 때도 있거든요. 그분들 정말 고생많으시죠.

 

*지금 갖고 있는 그런 마음을 앞으로도 계속 가졌으면 좋겠네요.

 =당연히 그래야죠. 제가 너무 빠른 시간내에 덜컥 얼굴이랑 이름이 알려지게 된거잖아요. 이제 배우기 시작하는 건데.

그래서 내가 이럴 주제가 되나 싶기도 하고 겁도 나요.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선배님들이 굉장히 그런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인기에 취해 한순간이 훅 간다, 그렇게 훅 가는 사람들 정말 많다... 고 말예요.

저는 시간날 때면 인터넷 검색어에 제 이름으로 검색해보거든요. 그런 거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겁도 나고 그래요. 팬들도 생기는 것 같고,

저를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생기는데 정말 내가 잘해서 그런건가, 내가 이럴만한 자격이 있는건가 하고 복잡한 생각이 계속 들어요. 그리고 이런 기분에 취하지 말자는 생각도 계속 하게 되고요. 저 웃기죠. 혼자서 ...

 

사진 경향신문 김창길 기자

 

*주변 선배들의 말을 쪽쪽 빨아 들이는 것 같아요.

 =그럼요. 온통 지적질 당하는 것 투성이인데. 그리고 제가 발성이 안되거든요. 발음이 뭉개지고. 기본부터 해야할게

너무 많아요. 저희 회사 선배님들은 다 연극판에서 다져오셨던 분들이라 연기는 도사들이세요. 배우가 텍스트를 입체감있게

살려내는 인물이라고 이론상으로는 알고 있지만 그분들을 보면서 이게 이렇게 되는거구나 하고 맨날 감탄하죠.

어쩜 무대에 서 있는 모습 조차도 다르다니까요.

 

*연예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약간 실감은 나나요?

=아뇨. 인터넷에 제 이름 검색해서 뜨는 것 봐도 신기하고요 장진 감독님 같은 분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도 꿈같아요.

덕환이 형(배우 류덕환)을 형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렇고요. 스탠바이나 snl 나오는 선배님들 모두 다 tv에서 보던 연예인들인데

그래서 제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가 많이 궁금해요.

 

*무한도전, 논스톱이 인생을 바꾼 프로그램이라고 했는데요.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다 봤어요. 한회도 안빼고. 인생의 지침이었죠. 사람 만들어준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지금 18주째 결방이잖아요. 미칠 것 같아요. ㅠㅠ

 논스톱은 대학가면 그렇게 사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대학가겠다고 생각하고 공부에 관심가졌고요.

완전 어이없이 놀았어요. 더 심하게.

 

*어떻게요?

 =온갖 시트콤에 나올 황당한 이야기가 제 일상이 됐던거죠. 말도안되는 장난치고 내기하고.

갑자기 오션월드 가서 놀고 싶다고 해서 우루루 내려갔다가  올때는 히치하이킹 해서 올라오기도 하고.

무대책이었죠. 대학와서도 여전히 꼴통짓으로 유명했죠.

 

 

*부모님은 지금 많이 좋아하시죠?

 =완전 좋아하시죠. 지금 저희 부모님은 제가 나온 자료나 뉴스는 모두 다 모으세요. 그게 취미고 낙이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래요. 나중에 제 박물관 만들어도 되겠다고요. 하하.

 

*요즘은 뭐가 고민이에요.

 =사실 제가 사춘기를 스무살 이후에 겪었어요. 그전에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살았어요.

세상에 대한 불만도 없고 걱정도 없고 고민도 없고 그냥 하루하루 어떻게 재미있게 살까 하는게 전부였어요.

미래에 대한 생각도 딱히 없었거든요. 자연히 힘든 것도 없었죠. 또래라면 누구나 가질 진로에 대한 고민도 없었고요.

말하고 보니 정말 꼴통이었네요.. 누가 뭐라고 해도 뭔상관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스무살 이후에 사춘기가 온거죠. 상처받고 고민하고 인생의 짐은 나 혼자 짊어진 것 같고. 우울하고.

생각해보면 말도안되는 투정부리고 낑낑댔어요. 물론 지금은 그런 고민은 좀 나아졌는데

대신 내 욕심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죠.

아무래도 연기가 좋아지고 하고 싶어지다보니 그런것 같아요.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것을 발견했는데 그게 연기였으니까요.

욕심부리지 말아야 하는데.

 

*취미생활은 뭘 하나요?

=그래픽 노블 모으고 그려요. 어릴때부터 좋아했던건데 그거 보거나 그리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