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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토크

장기하와 아이유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됐을까

by 신사임당 2015. 10. 23.

 

 

 

 

도대체 뭐에 빠졌을까. 11살 차인가 띠동갑인가 그렇다며. 나이 많은 남자 뭐가 좋다고/ 장기하는 서울대 나왔잖아. 아이유는 고졸이고. 그 바닥에 똑똑한 남자들은 없고 죄 양아치같은 애들이 많으니까 학벌에 혹했겠지 /에이 그래도 돈은 아이유가 더 잘 벌텐데, 더 유명하고, 뭐가 아쉬워...


얼마전 동네 찜질방에 누워 있는데 옆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아줌마들의 이야기.

이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짓이 연예인과 재벌걱정이라더니 이 분들 딱 그러고 계시더라구요.

듣다 듣다 답답해서 급기야 다른방으로 옮기고 말았다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겐 제각각의 사연과 이유들이 있을겁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일이죠.

같은 커뮤니티나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연애사에도 혹하고 관심이 생기게 마련인데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셀러브리티들의 연애야말로

본능적으로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을겁니다.

그런 본능이 있으니 수많은 연예 매체와 관련 정보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있을테고요.

누군가의 사랑이 관심가는 일임엔 분명한데

특히 예술가의 사랑에 더 많은 관심과 호기심이 생기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의 테마가 사랑이었기 때문일겁니다.

 

 

 

 

 

순수예술이든 대중예술이든

사랑과 이별에서 나오는 희열과 고통은

오랫동안 예술의 소재가 되어 왔습니다.

게다가 예술가들끼리의 사랑은

더더욱 강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

서로의 예술적 성취에 영향을 미치게 되니 말입니다.

서로가 가진 예술적 재능에 매료되고

존경하는 마음이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장기하, 아이유 이 커플의 탄생도

아마 이같은 바탕 때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귀스트 로뎅과 까미유 끌로델, 프레데릭 쇼팽과 조르주 상드 등

문득 역사상 유명했던 예술가 커플들도 떠오르네요.

로뎅과 까미유 끌로델은 24살이라는 나이차가 났습니다.

이들은 사제지간에서 연인관계로 발전했지요.

까미유 끌로델은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남성중심 사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기란 많은 제약이 따랐습니다.

로뎅의 제자로 들어가게 됐고, 로뎅은 그녀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그녀는 ‘지옥문’ ‘칼레의 시민’ 등 로뎅의 대작에 참여하면서

차차 로뎅의 작품활동에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되어가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의 사랑은 비극적이었습니다.

서로의 재능에 반해 영감을 나누고 예술혼을 불사르며 사랑에 빠지는 것은 좋으나

갈등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녀는 로뎅의 그림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가고 싶어한 반면

로뎅은 그녀의 재능을 질투하게 되고 그녀의 성공을 방해합니다.

게다가 로뎅에겐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부인도 있었죠.

결국 로뎅에게 버림받은 까미유 끌로델은 정신병원에서 비극적인 삶을 마감합니다.

1989년 이자벨 아자니가 주연했던 영화 <까미유 끌로델>에는

로뎅의 이같은 이기적인 모습,

즉 까미유 끌로델의 재능이 로뎅의 작품을 위해 소모되는 이야기들과

예술적 자아와 사랑 사이에서 고통받는

까미유 끌로델의 내면이 좀 더 자세히 묘사돼 있습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제약을 받고 활동무대가 막혀있던 과거엔

이런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예술적 재능을 가진 여성이 사랑과 예술적 자아의 충돌 사이에서 방황하다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꽃으로 유명한 화가 조지아 오키프와 사진작가 스티글리츠.

이들은 서로의 영감을 북돋워주면서 긍정적으로 예술세계를 완성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던 관계의 대표적 커플이었죠.

물론 과거와 달리 현대엔

영감과 창작의 원천이 된 아름다운 사랑의 주인공이었던

예술가 커플들이 많아졌습니다.

사랑노래도 많아졌고 사랑 이야기도 더 많아졌죠.

이들 커플도 얼마나 더 아름다운 사랑의 음악들을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혹자는 대중문화계에 사랑 타령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사랑이야기에 귀기울이는건

여전히 우리가 기댈곳이 사랑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