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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토크

1997년 서정희씨와의 인터뷰

by 신사임당 2015. 3. 17.

요즘 서세원, 서정희씨 이야기가

가십뉴스란의 상당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네요...

 

아래는 제가 1997년 3월5일자로 썼던 기사입니다.

당시 이들의 청담동 집에 가서 인터뷰했던 것인데 

그때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생각나고

지금 모습들이 교차되면서

우리가 보고 듣는 모습들 속에

정말 많은 이면들이 감춰져 있다는  새삼스런 깨달음,  

그리고 앞서 말했듯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 등이

복잡하게 뒤엉킵니다.

 

제가 1995년 12월에 입사했으니

요 기사는 기자가 되고 1년 4개월만에 썼던 기사입니다.

아마 제가 인터뷰한 첫 연예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칙칙한(?) 분위기의 출입처, 혹은 일반 사람들을 주로 보다가

처음으로 직접 인터뷰하게 된 연예인이었던지라

인터뷰 전부터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서정희 만나 인터뷰한다"면서 자랑했던 기억이,

그 때 주변사람들이 저보고 부러워했었거든요.

 

청담동 집에 갔었는데

기사에 썼듯 집 인테리어는 화려하진 않아도 깔끔하고 세련된 멋이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독특한 느낌이었어요 

딸기와 음료를 내오셨던데

그릇 모양이며, 담은 모습, 장식 어느것하나 예사롭지 않은 것이

내가 대접받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랄까...

 

바늘하나 찔러도 들어갈 틈 없을 것 같은 이미지인데

의외로 말씀하시다 털털한 구석도 많았습니다.

말 해놓고 "내가 이래요" "이렇게 정신이 없어..."이러면서

아줌마스러움, 솔직하고 순진한 모습도 언뜻언뜻 보이더라구요. 

그때 옛날 이야기도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1997년)도 그렇지만 그때는 정말 세상물정 몰랐다면서 

그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놨지요.

첫 아이 낳고 키울 때는 아이가 나가서 놀 때 흙이라도 묻을까봐 

내내 업고 다녔다, 그렇게 유난떨고 살았다,

집에 현금 만원이라도 두면 누가 와서 훔쳐가는 줄 알고 

반드시 은행에 넣어둔 뒤 

필요할 때마다 아이를 업고 은행에 가서 

1000원, 2000원씩 찾아서 썼다는 이야기도 했지요. (만원이 아니라 천원요)

그랬더니 보다 못한 직원이 좀 넉넉하게 찾아두고 쓰라며 

불편하고 힘들지 않냐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가 서세원 쇼로 서세원씨가 무진장 주가를 날리던 때였습니다. 

그가 진행하던 라디오도 덩달아 높은 청취율을 자랑했고요.

각종 섭외와 출연요청, CF요청이 물밀듯 들어올 때였죠. 

서세원씨 뿐만 아니라 서정희씨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빼어난 미모에 알뜰살뜰한 살림솜씨도 정평이 났던데다 

남다른 패션감각으로 남편을 코디해주던 그는 

광고모델로 더할나위없는 매력적인 대상이었으니까요. 

심지어 저와 인터뷰 하던 중에도 광고섭외 전화가 왔었습니다. 

집전화로 왔었는데 

그는 전화를 받고 나더니 저에게 

“6개월에 **를 주겠대요. 제가 저번 것도 **를 받았는데 이건 좀 너무 한 것 같지 않아요?”

라고 할만큼 순진솔직하더라고요.

들으면서 깜놀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면서 그는 “요즘은 사람들이 남편보고 출마하라는 이야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다른건 해도 선거 출마해서 운동하고 이런건 못해요. 

날 보면 인상이 정말 얄밉게 생겼잖아요. 

정치인 부인이라면 뭔가 남을 받아주고 배려해주는 인상, 

푸근하면서 서민들 생활도 이해해줄 것 같은 그런 인상이어야 하는데 

날 보면 그런 어려움은 전혀 모를 것 같은 인상이잖아요.

전에는 제가 차를 운전하다가 접촉사고가 났는데 분명히 상대편 잘못이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제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저더러 잘못했대요. 

매사가 그런식인게 많았어요.”

 

당시 서정희씨의 나이는 서른 일곱. 저는 꽃다운 스물여섯. 

한참 어리고 세상물정 모를 법한 스물 여섯살의, 것도 첨보는 기자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이 

굉장히 순진하고 솔직해서, 그래서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참, 그리고 인터뷰 중에 서세원씨로부터 전화도 왔었습니다. 

집전화로 왔었는데 전화를 받고 난 그는 

“아유, 집으로 전화해놓고도 나더러 어디냐구. 이렇다니까요.”

 

인터뷰 말미, 그는 미국에 가 있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면서 

사진을 꺼내 저에게 보여줬습니다. 

함께 외식하는 모습이었는데 

“우리 아이들 너무 착하고 예쁘다”며 눈물을 살짝 글썽이기도, 

저 역시 계속 당황스럽기도... 

그러면서 “신문에 우리 애들 사진도 조그맣게 넣어주심 안되냐”는 부탁꺼정... 

저도 멋모르던 시절이었던터라 

당황스러웠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만큼 인상적인 그런 인터뷰였습니다. 

 

 

 

 

글자가 잘 안보이네요.

초창기 허접하기 짝이 없는 인터뷰지만

혹 궁금해 하실 분을 위해

내용을 확대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