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403 종교와 음식 12 피시버거 탄생의 비밀 생선을 패티로 사용하는 피시버거. 현재 국내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메뉴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많이 팔리고 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나라나 지역별로 특색을 가진 다양한 패티를 개발하기 마련이다. 그중 피시버거는 가톨릭 신자들의 식습관 때문에 만들어지게 됐다. 가톨릭 신자들은 전통적으로 금요일에 육류를 먹는 것을 금해왔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날이기 때문에 속죄의 표시로 금요일을 ‘금육일’로 지내온 것이다. 요즘은 사순절 기간에 금육을 지키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이전에는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이 매주 금요일을 금육일로 지냈다. 피시버거는 1962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처음 판매됐다. 루 그로엔이 운영하던 점포.. 2017. 6. 4. 푸드립 12 허삼관 매혈기 중국 소설가 위화가 한국을 찾았다. 세계 문단에서도 이름이 높은 그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가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아마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소설 말이다. 피를 뽑아 파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가장 허삼관과 그의 가족, 주변 인들의 이야기. 비루하고 보잘것 없는 인물의 삶을 통해 굵직한 근현대사를 엮어내는 그의 작품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하고 애틋한 시선, 극한 상황에서 놓치지 않는 유머와 해학이 있다. 십수년전 읽은 허삼관 매혈기를 떠올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 따라오는 몇가지 음식의 이미지가 있다. 홍소육과 돼지간 볶음, 그리고 옥수수죽이다. 극도의 허기가 주는 고통과 극강의 식욕을 자극하는 진미가 교차하는 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아릿한 연민과 주체못할 식탐이 뒤섞이.. 2017. 5. 24. 종교와 음식 11 콘 플레이크 탄생 비화 한 식품회사의 콘플레이크 제품은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는 광고카피로 유명하다. 광고에 등장하는 귀엽고 늠름한 호랑이 캐릭터 토니 역시 웬만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못지않게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일반 가정에서 아침 대용으로 콘플레이크를 많이 먹는다. 간편하고 손쉽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회사가 광고 카피로 내세운 ‘호랑이 기운’은 제품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상업적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콘플레이크의 유래를 살펴보면 ‘호랑이 기운’을 내는 것과는 반대의 의도에 가깝다. 이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그레이엄 크래커’ 이야기를 해야 한다. 19세기 미국은 기독교 문화가 주축이 된 금욕적 분위기가 강했다. 이 같은 .. 2017. 5. 16. 이 책 어때/ 오로지 일본의 맛 도쿄 긴자에 있는 ‘미부’라는 식당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터넷에서도 정보를 찾기 쉽지 않고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꿰고 있다는 푸디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이름이다. 현대 일본 요리를 이끄는 양대 산맥 중 하나로 꼽히는 핫토리 유키오(핫토리 영양전문학교 운영자)가 일본 최고로 꼽은, 단 하나의 식당이다. 일본 음식은 세계적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긴 하지만 서구인들이 일본 음식에 대해 갖는 생각은 대체로 자극 없고 담백한 맛,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모양과 차림새, 날 생선과 같은 재료의 생경함에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랫동안 식문화에 천착해 글을 써 온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마이클 부스도 별반 다르지 않았으나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일본 요리 연구가 쓰지 시즈오의 저서 은 그에게 참을 수 .. 2017. 5. 16. 푸드립 11 트러플 <장미의 이름>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돼지발정제와 같은 자극적인 소재가 논란의 주역이 됐던 적은 없다. 색즉시공 같은 섹스코미디 영화나 개그 프로그램 등에 간간이 등장해 멋쩍은 웃음을 줬던 이 소재가 선거판을 달구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세계 3대 진미라는 것이 있다. 다들 알다시피 송로버섯이라 불리는 트러플, 캐비어, 푸아그라다. 돼지발정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웬 세계 3대 진미인가 싶겠지만 관련이 있다. 이 3대 진미중에서도 가장 진미라는, 매혹적인 향을 가지고 있는 트러플. 이 트러플에 포함된 성분의 하나가 일종의 돼지발정제다. 수퇘지의 성호르몬과 비슷한 물질이 포함돼 있어 예로부터 트러플을 찾는데는 암퇘지가 이용됐다. 숲속에서 맹렬하게 코를 킁킁거리며 땅을 파헤치는 암퇘지가 찾아내는 것은 바로 트러플이다. .. 2017. 5. 7. 종교와 음식 10 치즈버거 안먹는 유대인 이스라엘 맥도널드나 버거킹 등 햄버거 체인점에서는 치즈버거를 팔지 않는다. 유대교의 식사법상 유제품과 고기를 함께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패티 위에 치즈를 올린 치즈버거도, 고기 토핑과 모차렐라 치즈를 얹은 피자도 먹을 수 없다. 이를 금지한 규정은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나와 있다.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지니라’(출애굽기 23장 19절). 이는 고기와 유제품을 함께 먹을 수 없다는 것뿐 아니라 함께 조리할 수도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여성들은 유제품과 고기가 섞이거나 서로 닿지 않게 각별히 주의한다. 고기를 담는 그릇과 유제품을 담는 그릇을 따로 장만해 엄격히 구분한다. 금속용기나 유리재질의 그릇은 두 가지 재료가 섞인다면 끓는 물에 소독한다... 2017. 5. 5.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