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794 유희열 "조동진 선배는 내 음악적 감수성의 원천" 지난해 11월 썼던 기사다. 조동진 선생이 20년만에 낸 신작 리뷰를 유희열씨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사실상 유작이 된 그 때의 앨범 기사를 다시 꺼내 본다. 한국 포크음악의 거목으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조동진(69)이 20년만에 새 앨범 를 발표했다. 작가주의 음악공동체 하나음악(현 푸른곰팡이)을 이끌면서 수많은 후배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그의 새 앨범 소식은 대중음악계에 묵직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젝트 밴드 토이의 유희열(46)은 하나음악에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으며 1994년 토이 1집 앨범 를 이곳에서 발표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내 음악적 감수성의 원천은 하나음악”이라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는 그가 조동진과의 음악적 인연, 그리고 이번 앨범에 대한 감상을 들려줬.. 2017. 8. 28. 푸드립 15 주지육림 끝판왕 사티리콘 앞서 썼던 글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난 텍스트로 된 음식묘사에 유독 약하다. 를 읽다가 흰 빵에 대한 식욕을 참지 못해 호빵을 사먹으러 가기도 했고 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골짜기에 떨어진 신밧드가 산꼭대기에서 다이아몬드 채취를 위해 사람들이 던진 고깃덩이에 매달려 독수리를 타고 올라왔다는 장면에서 책을 집어던지고는 엄마에게 닭다리를 사달라고 울며불며 난리를 쳤던 기억들도 있다. 을 읽으면서도 위기에 처한 남매의 안위보다는 마녀가 만들어놓은 과자집에 넋이 나가 있었다. 아무튼 다른 책은 몰라도 음식이 묘사되는 책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유독 강하다. 디킨스의 같은 책을 읽는건 그래서 고문에 가깝다. 스크루지의 회심 과정이 뼈대지만 내겐 스크루지의 환상속에 등장하는 만찬의 식탁이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들고 입맛.. 2017. 8. 18. 테제 신한열 수사를 만나다 울타리도 국경도 없다. 직급도 교파도 없다. 어떤 기부금과 후원도 받지 않으며 개인 소유도 없다. 대신 함께 땀 흘려 일하고, 함께 소유한다. 존중과 신뢰로 서로를 끌어안아 세상을 치유하는 공동체. 프랑스 동부의 작은 마을에 있는 ‘테제’다. 이상적인 공동체에 가까운 이곳을 향해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테제는 1940년 스위스 개신교 집안 출신의 로제 수사가 시작한 초교파적 그리스도교 수행 공동체다.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등 구분 없이 세계 30개국에서 온 80여명의 남성 수도자가 함께 산다. 테제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청년들의 ‘성소’가 되면서다. 매주 세계 각지에서 목마르고 배고픈 젊은이 수천명이 이곳을 찾아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모색한다. 하루.. 2017. 8. 17. 종교와 음식 25 무슬림과 대추야자 흔히 중동의 척박한 땅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풍경이 있다. 하늘을 향해 높이 뻗은 줄기 끝에 폭죽처럼 잎이 펼쳐지는 나무, 그리고 그 아래 샘가에서 낙타가 목을 축이는 모습이다.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나무는 대추야자(date 혹은 date palm)다. 대추야자 열매는 수천년 전부터 이 지역 사람들의 주식이었다.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한 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수확량도 많았다. 무엇보다 맛이 좋았고 영양성분도 뛰어났다. 이 때문에 대추야자는 ‘생명의 양식’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에도 대추야자는 20차례 이상 언급돼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작물인 셈이다. 대추야자는 라마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슬림들이 이프타르(Iftar·일몰 직후.. 2017. 8. 17. 종교와 음식 24 부처님께 공양한 차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말이 있다. 차와 선은 한가지 맛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차와 불교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지, 어떤 관계인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수행이라는 지난한 과정, 이를 통해 추구하는 깨달음이라는 궁극의 지향점은 서로 다르지 않다. 때문인지 차를 끓이고 마시는 일련의 행위는 단순히 기호품을 즐기는 것이 아니다. 차관에 물을 끓여 차를 우려내고 기다리며 맛을 음미하는 과정은 불가 수행의 한 방편이자 도의 경지로까지 받아들여진다. 졸음을 쫓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차의 효능 덕분에 불가에선 오랫동안 차가 사랑받아 왔고, 국내의 차 문화 역시 불교를 통해 계승·발전되어 왔다. 국내에 차가 도입된 것은 신라시대였고 사찰과 왕실을 중심으로 차를 마시는 문화가 확산됐다. 차는 부처에게.. 2017. 8. 17. 한국교회의 갈 길 이분들에게 들어보자 올 초 문화부에서 종교 분야를 맡게 되면서 가장 먼저 기획하고 고민했던 내용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를 다시 한번 살피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그럴 주제도 안되는지라 한국교회에 거창한 무언가를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한국 교회에 일말의 관심과 애정이 있거나 혹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건설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공유하고 싶었다. 실제 주변에서 나가고 싶은 교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이런 시대에 마음을 열 수 있는 교회와 목회자를 만난다는 것은 신자 입장에서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 교회는 안타깝게도 망가져 있다. 얼마전 온라인 기독교 매체 뉴스앤조이에서 라는 책을 냈다. 뉴스앤조이 대표가 그동안 한국.. 2017. 8. 9.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1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