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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힐링58

종교와 음식 20 카푸친 수도사들이 마신 카푸치노 에스프레소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커피가 카푸치노다.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우유거품을 섞어 만든 뒤 계피나 초콜릿가루를 뿌려 마시는 이 커피는 가톨릭 교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먼저 카푸치노(cappuccino)라는 이름은 카푸친에서 유래했다. 카푸친은 가톨릭 수도회 이름이다. 가톨릭 월간지 비타꼰에 따르면 16세기 후반 동유럽지역에서 개신교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당시 가톨릭 교회는 자체 쇄신 작업을 위해 카푸친회 수도자들을 동유럽지역에 파견했고 그중 일부가 오스트리아 빈에 자리 잡았다. 빈의 카푸치너 성당은 그 당시 지어진 것이다. 커피음료 카푸치노와 카푸친 수도회가 연결되는 것은 동유럽지역에 닥친 이슬람권의 공격과 관련이 있다. 17세기 오스만튀르크 세력은 빈 등 동유럽지역을 공격했다. 당시 범기.. 2017. 8. 3.
종교와 음식 21 수행자들이 먹는 죽 스님들은 아침 공양으로 죽을 먹는 경우가 많다. 전남 장성 고불총림 백양사, 비구니 참선도량으로 잘 알려진 경북 울진 불영사 등 대표적인 천년 고찰들도 아침 죽을 전통으로 이어가고 있다. 불가에서 죽은 예로부터 수행자에게 좋은 음식으로 인식됐다. 출가자가 불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계율을 기록한 율전 에는 죽의 효능 5가지가 소개돼 있다. 시장기를 달래주고 갈증을 풀어주며 소화를 돕고 대소변을 원활하게 하며 풍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수행에 집중하는 여름·겨울철 안거 기간에 아침 공양으로 죽을 선택하는 사찰도 많다. 불교의 큰 기념일 중 하나인 성도재일(음력 12월8일)에도 철야정진을 하며 죽공양을 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다. 성도재일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정진하던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날이다. 6년간 .. 2017. 8. 3.
종교와 음식 22 힌두교에서 소 취급을 못받는 소 힌두교 하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동물이 있다. 바로 소다. 인구의 80% 이상이 힌두교도인 인도에서는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다니는 소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차도, 사람도 소의 활보를 방해할 수 없는, 소의 천국이다. 소를 먹거나 다치게 하는 것 역시 상상할 수 없다. 상당수 주에서는 소 도축과 판매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힌두교에서 소를 숭배하며 신성시하는 이유는 뭘까. 힌두교에서는 수십억의 신이 만물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데 특히 소의 몸에 많은 신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실용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한다. 초기 힌두교 경전인 ‘베다’에는 축제에서 소를 잡아 나누어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러다가 소를 보호하게 된 것은 인도가 농경사회로 진입하면서 농사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소의 중요성과.. 2017. 8. 3.
종교와 음식 23 수도원과 맥주 맥주는 고대 문명의 탄생과 함께 등장한 술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다양성과 맛에 기여한 것은 중세 유럽의 수도원들이다. 수도원들은 저마다 양조기술을 보유하고 맥주를 개발·발전시켰다. 수도원에서 맥주 양조법이 발달한 것은 사순절과 관련이 있다. 사순절 기간동안 수도사들은 금식을 해야했는데 이 시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맥주다. 흐르는 것을 먹는 것은 규율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곡물로 만들어진 맥주는 풍부한 영양가 때문에 고대로부터 ‘액체 빵’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자급자족이 수행의 일부이기도 했던 수도원에서는 곡물을 재배하고 목축을 하며 맥주를 비롯해 각종 식량을 직접 만들었다. 특히 수도원의 구성원인 수도사들은 당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양을 지니고 있던 이들이라.. 2017. 8. 3.
인기만점 원불교 스테이가 뭐길래? 이마에서 쏟아져 내리는 땀방울이 눈으로 스며들며 콧날까지 시큰거렸다. 귓가에 앵앵거리는 날벌레를 훑어내며 땀을 닦는 손이 휘청거린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한 지 30분 되었을 뿐인데 숨이 차올라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선 자리에 그대로 누워버리고 싶은 굴뚝같은 마음. 하지만 다들 말없이, 쉼없이 발길을 내딛는다. 앞장 선 교무는 “힘들겠지만 자기의 마음이 내는 소리에 집중해보라”고 한다. 마음 속에선 저질 체력을 탓하는 아우성이 들려올 뿐이다. 그래도 지금은 등산로라도 닦여 있지, 그 옛날 열한살짜리 소년 ‘처화’는 이 길을 5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마다 올라가 정성껏 기도를 했다. 그렇게 15분을 더 올라 이른 곳은 널찍히 펼쳐진 삼밭재 마당바위다. 길을 따라 오르던 내내 후텁지근하게 괴롭히던.. 2017. 7. 31.
종교와 음식 18 누룩을 넣은 빵과 넣지 않은 빵 그리스도교회가 가톨릭과 정교회로 완전히 분리된 것은 양 교회 대표자들이 서로에게 파문장을 던지는 사건이 벌어진 1054년이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주도권을 두고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 왔다. 원래 초대 교회는 로마, 콘스탄티노플,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예루살렘 등 5대 지역별로 나뉘어 서로 독립적이면서 동등한 관계로 신앙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로마교회는 베드로의 후계자로 장자 교회임을 강조하며 전체 그리스도교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반면 콘스탄티노플 교회 등 다른 지역 교회들은 “권력이나 높고 낮음에 있어서 첫째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면서 동등한 위치임을 주장했다. 양측은 주도권뿐 아니라 교리 해석, 언어와 문화 및 관습에 따른 가치관에서도 차이를 보였고 점차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사제.. 2017.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