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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음식 14 디저트 달콤함을 즐기는 건 믿음의 증거” 최근 몇년 새 디저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해외의 디저트가 국내에 많이 소개됐다. 프랑스의 마카롱이나 에클레어, 밀푀유 등은 대중화된 지 오래고 터키의 바클라바 등 생소한 디저트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터키는 ‘디저트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디저트를 자랑한다. 얇은 도우 사이에 견과류와 꿀을 층층이 쌓은 전통파이 바클라바, ‘터키쉬 딜라이트’로 불리는 젤리 로쿰, 쌀로 만든 푸딩 수틀라치, 밀가루와 설탕으로 만든 헬바 등은 터키를 대표하는 디저트로 꼽힌다. 이외에도 쿠나파, 마울, 무할레비, 사비야트, 줄라비야, 카타이프 등도 중동 지역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메뉴들이다. 이 같은 디저트 메뉴의 특징은 단맛이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이다. 중동 지역의 디저.. 2017. 6. 4.
종교와 음식 13 선악과가 사과로 착각된 이유 성경 창세기에 가장 먼저 나오는 먹거리 이름이 선악과다. 천지를 창조한 하나님이 아담에게 동산에 있는 각종 나무의 열매는 먹어도 되지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했다. 성경 어디를 봐도 선악과를 다른 과일 이름으로 지칭하지는 않았다. 영어 성경에도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The Tree of Knowledge of Good and Evil)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 기독교 사상을 근간으로 한 서양에선 오랫동안 선악과를 사과로 생각했다. 남성의 결후를 일컫는 말이 ‘아담의 사과’(Adam’s Apple)인 것처럼 말이다. 중세 기독교 문화가 유럽을 지배하는 동안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됐고 17세기 발표한 밀턴의 에서는 선악과를 사과로 명시했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 역시 선악과를 사과처.. 2017. 6. 4.
종교와 음식 12 피시버거 탄생의 비밀 생선을 패티로 사용하는 피시버거. 현재 국내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메뉴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많이 팔리고 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나라나 지역별로 특색을 가진 다양한 패티를 개발하기 마련이다. 그중 피시버거는 가톨릭 신자들의 식습관 때문에 만들어지게 됐다. 가톨릭 신자들은 전통적으로 금요일에 육류를 먹는 것을 금해왔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날이기 때문에 속죄의 표시로 금요일을 ‘금육일’로 지내온 것이다. 요즘은 사순절 기간에 금육을 지키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이전에는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이 매주 금요일을 금육일로 지냈다. 피시버거는 1962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처음 판매됐다. 루 그로엔이 운영하던 점포.. 2017. 6. 4.
푸드립 12 허삼관 매혈기 중국 소설가 위화가 한국을 찾았다. 세계 문단에서도 이름이 높은 그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가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아마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소설 말이다. 피를 뽑아 파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가장 허삼관과 그의 가족, 주변 인들의 이야기. 비루하고 보잘것 없는 인물의 삶을 통해 굵직한 근현대사를 엮어내는 그의 작품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하고 애틋한 시선, 극한 상황에서 놓치지 않는 유머와 해학이 있다. 십수년전 읽은 허삼관 매혈기를 떠올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 따라오는 몇가지 음식의 이미지가 있다. 홍소육과 돼지간 볶음, 그리고 옥수수죽이다. 극도의 허기가 주는 고통과 극강의 식욕을 자극하는 진미가 교차하는 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아릿한 연민과 주체못할 식탐이 뒤섞이.. 2017. 5. 24.
종교와 음식 11 콘 플레이크 탄생 비화 한 식품회사의 콘플레이크 제품은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는 광고카피로 유명하다. 광고에 등장하는 귀엽고 늠름한 호랑이 캐릭터 토니 역시 웬만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못지않게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일반 가정에서 아침 대용으로 콘플레이크를 많이 먹는다. 간편하고 손쉽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회사가 광고 카피로 내세운 ‘호랑이 기운’은 제품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상업적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콘플레이크의 유래를 살펴보면 ‘호랑이 기운’을 내는 것과는 반대의 의도에 가깝다. 이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그레이엄 크래커’ 이야기를 해야 한다. 19세기 미국은 기독교 문화가 주축이 된 금욕적 분위기가 강했다. 이 같은 .. 2017. 5. 16.
이 책 어때/ 오로지 일본의 맛 도쿄 긴자에 있는 ‘미부’라는 식당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터넷에서도 정보를 찾기 쉽지 않고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꿰고 있다는 푸디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이름이다. 현대 일본 요리를 이끄는 양대 산맥 중 하나로 꼽히는 핫토리 유키오(핫토리 영양전문학교 운영자)가 일본 최고로 꼽은, 단 하나의 식당이다. 일본 음식은 세계적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긴 하지만 서구인들이 일본 음식에 대해 갖는 생각은 대체로 자극 없고 담백한 맛,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모양과 차림새, 날 생선과 같은 재료의 생경함에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랫동안 식문화에 천착해 글을 써 온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마이클 부스도 별반 다르지 않았으나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일본 요리 연구가 쓰지 시즈오의 저서 은 그에게 참을 수 .. 2017.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