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성된지 43년.
세계인을 울리고 웃겼던 전설의 록그룹.
퀸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지난 14일 퀸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빈자리.
그 때문에 그가 없는 퀸이 무슨 의미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그를 추억해보고 싶은 생각에 기대와 호기심으로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애덤 램버트가 그를 대체할만한 적격 인물이라는 평가를 듣고서는
워낙 기대감이 컸기 때문일까요.
퀸과 무대에 오른 애덤 램버트의 목소리를 들으며 저는 프레디 머큐리의 공백이 더 실감됐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를 연상케하는 모습이 오히려 그를 더 생각나게 만든거죠
정말이지 뭐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맑고 드라마틱한 그의 음색 말입니다.
록을 하는데도 성악같은 집중력으로 객석을 사로잡는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가 정말 그리웠습니다.
물론 애덤 램버트도 훌륭한 보컬리스트였습니다.
어떤 상태에서도 지치지 않고 터져나오는 그의 폭발적인 강렬한 목소리는
퀸의 노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귀에 익숙한 곡은 그의 목소리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지만
덜 익숙한 곡은 그의 목소리에 빠져들만큼 빼어난 가창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원년 멤버인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보여주는 관록의 연주는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어마어마했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선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연주는 왜 지금도 이들이 현재진행형인 전설인지를 웅변해주고 있었습니다.
퀸은 1971년 영국에서 결성된 밴드입니다.
보컬을 맡았던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하고 베이시스트 존 디콘이 은퇴한 뒤에도 두 원년 멤버는
멈추지 않고 전설을 이끌어 왔습니다.
현장에서 불렀던 곡은 22곡입니다.
'킬러 퀸' '섬바디 투 러브' '라디오 가가'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 등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곡이
흘러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떼창이 이어졌습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꽤 보였던 이날의 관객들은 발을 구르거나 쿵쿵 뛰고 손을 든 채 머리와 몸을 흔들었습니다.
브라이언 메이는 메모지에 한국어 발음을 적어 나와서는 한국어로 인사를 했습니다
'잘 지냈어요' '기분 좋아요' '함께 불러요' 등이라고 인사하며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지요.
어쨌든... 뭐니뭐니 해도 마음을 뒤흔들며 가장 큰 감동을 전해준 것은
전면 영상에 프레디 머큐리가 생전 공연하는 모습으로 등장했을때 입니다.
다른 멤버들은 그의 노래에 화음과 연주를 맞추며 마치 함께 공연하는 것 같은 콜래보레이션을 펼쳤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폐막공연처럼 말입니다.
공연 중간에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무대에 나온 브라이언 메이는 "프레디를 위해 부르겠다"면서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불렀습니다.
그 순간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이 뜨고 그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이후 저를 비롯한 관객들의 흐느낌같은 떼창이 이어졌습니다.
주첵인지 몰라도
저 이 부분 따라하는데 울컥하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는...
예정된 공연을 마치고 무대의 불이 꺼지자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위 윌 위 윌 록 유'를 불렀습니다.
손뼉을 치고 팔을 앞으로 쭉 벋는 동작을 하며
박자에 맞춰 절도 있게 말입니다.
결국 다시 무대에 나온 퀸과 애덤 램버트는 '위 윌 록 유'와 '위 아 더 챔피언'을 앵콜곡으로 선사하고
손을 흔들며 무대 뒤로 사라졌습니다.
한쪽에선 아쉬운 탄성이
또 한쪽에선 여운을 즐기는 듯한 '위 윌 록 유' 떼창이 이어졌고
대낮처럼 환히 불이 밝혀진 잠실 보조경기장 잔디밭 위엔
삼삼오오 짝을 이룬 사람들이
모여 앉아 한참동안을 그렇게 있었습니다.
이상의 사진은 9ENT 제공입니다.
요 아래는 제 허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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