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해 온 유채영씨가 위암 말기로 생명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언제나 활달했고 엽기적일 정도로 자신을 망가뜨리며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주던 그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도저히 믿어지지도 않네요.

불과 지난해 하반기 속이 안좋다며 병원에 갔다가 병을 발견하게 됐고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는 겁니다.
 

그가 전해주던 밝은 웃음처럼 기적과 같은 일이 생겨나기를 바랄 수 밖에요.
 
 

 

유채영씨에 관한 기억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신문사에 입사했던 때가 1995년 12월. 이듬해인 2, 3월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경찰수습기자를 할 때라 몰골이 말이 아니던 상황이었습니다.

구질구질한 차림, 제대로 씻지 못해 냄새나는 꼴로 회사에 우연히 들어와 사회부 맨 끝 책상에

쭈구리처럼 앉아 있는데 저쪽 어디선가 광채가 나는 것이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았지요.

약간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여러명의 사람들에 의해 둘러싸여 복도를 지나는

어떤 존재가 보였습니다.

언뜻 인의 장막 사이로 비친 모습은 조막만한 얼굴에 큰 눈, 젓가락같이 마르고 긴 팔다리,

을 빡빡 깎아 염색한 머리와 펑퍼짐한 힙합스타일 복장. 포스가 장난 아닌 안광을 내뿜는

인형같은 여자가 들어오고 있었죠.
저것이 정녕 사람인가 인간세계에 내려온 요정인가 싶은 생각이 스치고 가더라구요.

마치 흑백세상에서 칼라텔레비전을 처음 본 충격이었다고나 할까.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매거진 엑스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습니다.
<매거진 엑스> 기억하십니까? 당시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인기섹션이었죠.

그로부터 며칠 뒤 그녀가 멤버였던 혼성 듀엣 ‘어스’ 인터뷰가 매거진엑스 프론트면에 턱 실렸습니다.

기사형식이나 인터뷰 대상자, 편집방식 모두 눈에 띄었습니다.

종합지로서는 당시 톱스타이던 어스를 최초로 인터뷰했지요.

온라인 연예매체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당시 종합지에서 이같은 인터뷰를 내보냈던 것은

큰 파격이었습니다.

당시 기사입니다.

1996년 3월16일자입니다.

 

조명이 꺼지면 언제나 쓸쓸하다.

무대위의 열기도 돌아서면 그만, 대기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겁다.

참았던 졸음. 지난 밤도 네 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늘 똑같이 바쁜 하루, 날마다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허탈감. 때로는 주저앉아 울고 싶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어차피 내가 선택한 길. 스타는 울어서는 안된다. 대중들에게 즐거움만을 줘야 한다.
 

진한 화장, 긴 손톱, 헐렁한 바지, 빡빡 민 머리... 이런 모습에 슬픔은 어울리지 않는다.
 

암울하고 칙칙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는 늘 집에 없었다. 아버지는 얼굴도 보지 못했다.

아버지없는 자식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었다. 집에만 틀어박혀 어린시절을 보냈다.

건축업을 하던 어머니의 잦은 이사. 15번의 전학. 친한 친구가 있을 수 엇었다.

그저 텅 빈 집을 지키며 노래를 듣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외롭던 소녀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발버둥치던 학창시절. 그 시절을 생각하며 다시 힘을 모은다.

매니저의 수첩에 까맣게 쓰여진 스케줄. 힘들어도 팬들과의 약속을 깰 수는 없다.

혼성 댄스듀엣 어스의 여성멤버 유채영(22. 본명 김수진).

키 165cm, 몸무게 41kg의 연약한 몸을 이끌고 그녀는 요즘 강행군중이다.

무대 뒤의 고독과 슬픔도 잠깐, 무대에만 서면 행복해진다. 그토록 원하던 가수, 인기의 희열을 만끽한다.
동갑내기 멤버 신정환. 뉴욕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서 자랐다. 영어 이름은 대니.

18년간의 미국생활. 대학(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2년 휴학중)에 들어가면서 심한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한국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었다. 유채영과 짝을 이뤄 가수로 나섰다.
 

어스의 데뷔 앨범은 지난 1월 발매됐다. 지금 이대로가 타이틀곡.

새봄을 맞아 록 발라드를 제치고 댄스음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중음악계.

어스는 여러 댄스 가수들 중 가장 돋보이는 존재로 떠올랐다.
어스의 특징은 타이틀 곡 지금 이대로가 번안곡이라는 점.

외국곡을 가져다 노랫말을 붙인 번안곡은 대중음악계에선 드문예에 속한다.

또 한가지는 이들의 외모가 확실히 튄다는 것이다.

우선 두 사람 모두 옆머리를 빡빡 밀었다. 말총으로 길다란 꼬리를 만들어 붙이고 귀고리를 두세개씩 매달았다.

기성세대들은 이들의 외모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외양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노래에 맞는 분위기로 바꿨을 뿐이다.

유채영에게 빡빡머리는 자신을 다그치는 채찍이기도 하다.

그녀에게 어스는 두번째 찾아온 기회. 이미 2년전 혼성 4인조 그룹 쿨에서 활동했었다.

새로운 출발에 앞서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고난을 이겨내는 구도자의 삶처럼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노래를 부르겠다는 각오였다.

노래는 그녀에게 그만큼 중요하고 절박한 삶의 목표였다. 신정환도 유채영의 뜻에 따랐다.
이제 어스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앨범이 15만장이나 팔려나갔다.

20대 초반의 두 동갑내기는 어느덧 댄스그룹 정상에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한다.

그러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대중음악계 스타 시스템에 희생되고 싶지는 않다.

료 댄스가수들의 죽음도 자극이 되었다.

지나친 경쟁이나 인기를 위해 수단 바업 가리지 않는 풍토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인기라는 것이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인기에 무관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부터는 덧없는 인기만 쫓아다니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면 무대 뒤의 쓸쓸함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겠지요”.

유채영, 신정환. 자신들의 허약함 까지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은 오늘도 서로를 격려하며 무대에 선다.


 

 

 

 

1994년 혼성그룹 쿨로 데뷔했던 유채영은 1995년 12월 어스라는 듀엣으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쿨 멤버시절에도 빡빡 깎은 머리로 유명세를 누렸습니다.

 

이 사진 3장은 어스로 활동하던 모습입니다. 

 

 

 

 

경향신문 1995년 12월19일

 

혼성그룹 쿨의 홍일점이었던 유채영이 남성파트너 신정환과 함께 혼성듀오 어스를 결성, 활동을 재개했다. 쿨

 멤버시절 예쁘장한 얼굴에 까까머리로 유명세를 탔던 그녀가 결성한 어스는 새로운 춤과 노래로 무장한 댄스그룹.

유채영이 보컬을, 신정환이 랩을 맡아 선보인 이들의 음반은 강한 비트와 톡톡 쏘는 랩이 어우러진 댄스음반.

전체적으로 유로댄스와 레이브를 가미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타이틀곡 지금 이대로는 마치 발라드곡처럼 차분하게 시작, 강렬한 댄스음악으로 변하는 특징을 가진 곡.

여기에 무관심, 우리가 커플이 된다면, 크리스마스 드림, 긑없는 사랑 등 특징있는 랩을 구사한 곡들이 수록돼있다.

음반발매에 앞서 내놓았던 비매품 씨디를 통해 노래가 이미 다운타운가를 석권하고 있다.

유채영은 펑크식으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의상도 파격을 주는 등 변신을 시도했다.

또 람바다 레이브라는 색다른 춤도 이들이 선보일 무기다.

 

 

이후 듀엣에서 솔로가수로 활동하다가 그는 배우로도 영역을 넓힙니다.

영화 <색즉시공>에서 코믹하고 오버스러운 에어로빅 강사 역을 기억하시는지.

신이와 함께 유채영은 영화의 유머 코드를 담당해 관객에게 큰 웃음을 줬습니다  

 

 

 

                         <오늘 밤만 재워줘>라는 프로그램에 함께 한 출연자들과.  2008년

 

 

 

 

2008년 tvn 시트콤 <마이캅>에서

 

 

매일경제 2008년 8월21일

 

가수 유채영이 그룹 쿨의 탈퇴이유를 털어놔 눈길을 끈다.
최근 진행된 KBS '스타골든벨'의 녹화에 참여한 유채영은

 이날 쿨과 반가운 해후를 했다.
유채영은 1994년 쿨 1집에서 김성수, 이재훈, 최준명과 함께 활약했었으나 1집 활동 이후 쿨을 탈퇴했다.
유채영은 "소속사 사장님이 춤만 추라고 하고 노래는 절대 부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노래를 하고 싶었고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나가겠다고 했다"고 탈퇴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유채영은 "사실 팀을 나오는 순간 후회했었다"며 "하지만 새로 들어온 유리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녹화에서 '쿨'의 원년멤버인 김성수, 이재훈, 유채영은 1집 활동당시 불렀던 '너이길 원했던 이유'의 영상을 보며

즉석에서 재연 무대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경향신문 2008년 9월17일

 

가수 유채영이 예비 신랑과의 행복한 웨딩기념 사진을 16일 공개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체인지'을 통해 예비 신랑에게 감동의 프러포즈를 선사했던 유채영은

이날 공개한 사진을 통해 어느 때보다 행복한 모습을 연출했다.

두 사람은 10년 전부터 친구로 만남을 이어오다 지난해부터 관계가 발전해 연인으로 가까워졌다.
이번에 공개한 웨딩 사진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차림은 물론,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예비신랑을 위해 편안한 복장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았다.

두 사람은 오는 28일 오후 1시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신혼여행은 하와이로 떠날 예정이다.

 

 

 

 

매일경제 2008년 9월26일

 

가수 유채영(36)이 한 살 연하의 사업가 김주환 씨(35)와 오는 28일 오후 1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시어터홀(The Theater)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최근 행복한 웨딩사진을 공개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유채영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결혼식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워커힐호텔 2층에 마련된 프리시디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준비 과정을 공개한다. 이

 날 결혼식에는 평소 유채영과 친분이 두터운 개그맨 김제동이 사회를,

주례는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자 현 한국여자농구연맹 김원길 총재가 맡는다.

또 축가는 가수 동료 김창렬과 BMK, 공익근무 중인 이기찬이 아름다운 화음을 통해 그녀의 결혼을 축하할 예정이다.
유채영과 예비신랑은 10년전부터 친구사이로 지내오다 지난 해부터 연인관계로 발전해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신혼여행은 하와이로 다녀올 예정며, 신접살림은 신랑의 본가인 신정동에 차린다.
한편, 이 날 유채영의 결혼식은 박수홍의 웨딩컨설팅 업체인 라엘웨딩에서 전담한다.

 

 

 

 

경향신문 2009년 2월25일

 

가요계 컴백을 선언한 유채영이 10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유채영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3월 중 컴백 앨범을 선보이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계획이다.

가수 컴백 준비에 한창인 유채영은 베테랑 프로듀서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컴백 앨범 녹음을 마친 한 인기 프로듀서는 "최근 가요계는 유행에 민감하고 전체적인 패턴이 자주 바뀌어

긴 공백기를 가졌던 유채영이 최신 유행 가요를 부르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뗀 뒤

"녹음을 하는 동안 내 생각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요즘에 흔치 않은 고운 미성인 데다가 리듬 감각도 뛰어나

최신 트렌드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경제 2013년 3월 28일

 

MBC 라디오 표준FM의 주말 프로그램 ‘생방송 좋은 주말’의 진행자로 개그맨 갈갈이 박준형과 가수이며 배우인 유채영이 발탁되어

매주 주말 오후 4시간을 청취자들과 함께 한다.
라디오 디제이로 인사를 하게 되는 개그맨 박준형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맡으며 “청취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그동안 수집한 8090의 음악 자료를 활용해서 청취자들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주면서 추억이 묻어나는 따뜻한 방송을 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함께 진행을 하게 될 유채영은 “청취자가 재미있게 들으면서 행복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서 프

로그램의 로고송도 자신이 직접 작사해 부르기로 했다.

방송 진행 능력과 예능 감각이 뛰어난 박준형과 유채영이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청취자들의 주말 저녁을 즐겁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생방송 좋은 주말’은 주말의 생생한 정보와 청취자들의 살아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방송으로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년간 윤정수, 이유진이 진행했다.

주말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윤정수와 이유진은 평일 오후 2시에 방송되는 ‘2시 만세’로 자리를 옮긴다.
이들이 첫 진행을 맡게 될 ‘생방송 좋은 주말 박준형 유채영입니다’는 오는 3월 30일(토) 첫 방송된다

 

 

                                   지난해 8월 90년대를 추억하는 콘서트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함께 한 모습

 

매일경제 2014년 7월21일

 

가수 출신 방송인 유채영이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가운데 그와 함께 혼성듀오 '어스'로 활동했던 대니 신(본명 신 다니엘)이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채영의 위암 투병 소식이 알려진 21일 오후, 신씨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오랜 동료인 유채영에게 "힘내라"는 응원을 남겼다.
그는 유채영과 함께 1995년 어스 1집 'The US Rage To See The Day We Rure!'을 발표하고 활동한 바 있다.

신씨는 "(유채영과) 연락을 안 하고 지낸 지 10년도 넘었다.

직접 안부를 전하지 못하고 TV나 영화 등의 매체로만 근황을 접했는데 오늘 기사를 보고 (투병) 소식을 접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 때 가까이서 함께 한 동료로서 안 좋은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울렁울렁 하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유채영에게 "우리 모두 당신의 끼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다 인정했고 사랑했다"며 "지금은 어떤 이야기도 힘이 될 수 없는

껌껌한 지금 이대로지만, 힘내 힘내 힘내"라며 마음을 다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언급한 '지금 이대로'는 어스의 데뷔곡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인기곡이다. 어스 활동 이후에도 신씨는 작사, 작곡 등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한편 측근에 따르면 유채영은 지난해 10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못한채

최근 병세가 악화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관계자는 "현재 남편과 가족들이 유채영의 곁을 지키고 있다"며 "그만큼 매우 좋지 않다는 것 외 더 이상 말씀 드릴 게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유채영은 1994년 혼성그룹 쿨로 데뷔했다. 이후 듀오 '어스'로도 활동하다가 1999년 솔로 가수로 전향했다.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2006), '색즉시공 2'(2007)을 통해 개성파 조연 배우로도 주목받았다. 2008년에는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