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토크

상근이의 발자취

by 신사임당 2014. 4. 12.


아침에 온라인뉴스를 통해 전해진 소식이 상근이의 죽음입니다. 

2007년 KBS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처음 얼굴을 보인 뒤 ‘국민견’ 반열에 올라 큰 사랑을 받았던 

상근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으나 속담중에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있는데,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받았던 개가 또 있을까 싶네요. 

웬만한 연예인보다 스케줄이 바빴고 수입도 높았습니다. 

또 상근이만큼 다방면에 활약한 개도 없었습니다. 

 

2007년 처음 방송에 얼굴을 보인 상근이의 이름은 초기 멤버였던 지상렬이 지어줬습니다.  

그레이트 피레니즈라고 불리는 프랑스 출신 개입니다. 

이 종은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 피레네 산속에서 목양견이나 집지키는 개로 사육된,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애견이라고 하네요. 


상근이는  1박2일 출연 전에도 이미 드라마 <아현동 마님>에 출연한 경력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허비’라는 멋진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방송초기 상근이는 제 7의 멤버로 톡톡히 존재감을 발휘했죠. 

은초딩과 대결구도를 형성해 웃음을 줬고 일부 멤버들은 출연분이 상근이한테도 밀리는 굴욕과 수모를 감수해야 했지요. 

허당 이승기는 음식갖고 장난치다가 상근이에게 혼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상근이의 회당 출연료가 40만원이라고 알려졌던 것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멤버들이 이수근 출연료가 상근이보다 적다고 놀려대기도 했습니다. 

상근이의 활동은 예능 뿐이 아니었죠. 이후 나왔던 은지원의 뮤직비디오 ‘아디오스’에 출연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상근이의 인기가 점점 커져가면서 상근이를 주인공으로 한 인터넷 만화 <상근이의 일기>도 나왔습니다. 

이 만화는 강호동이나 김C, 이승기 MC몽, 이수근, 은지원 등 주인공들을 상근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린 것이었죠. 

동물 최초로 라디오에 데뷔한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2008년 2월 26일 KBS FM 박수홍의 두근두근 11시라는 프로그램에 조련사와 함께 나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함께 나온 조련사분이 통역을 하셨다는... 





상근이 미니홈피, 공식팬페이지가 생긴것은 물론이고 CF도 물밀듯 밀려들었습니다. 

상근이는 배우 박민영과 이동통신 CF를 찍었고 월드스타 전도연과도 함께 했으니 뭐 말 다했죠. 

개런티도 5백만~1천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상근이 캐릭터가 상품화되기도 했고 각종 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습니다. 

상근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 <상근아 놀자>가 나오는가 하면 심지어 래퍼로도 활동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스타급 견공이다보니 상근이의 일거수일투족도 관심을 끌어모았죠. 

상근이의 피부병까지 뉴스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2008년에만 연수입이 5천만원을 넘게 벌면서 승승장구 하던 상근이는 2010년 하반기 들어서는 서서히 활동을 줄였습니다. 

당시 상근이의 나이는 사람으로 치면 50세 정도 되던 때라 체력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게 제작진의 설명이었지요. 

장거리 여행에 동행하지 않고 점차 횟수가 줄어들면서 2011년 초에는 상근이 사망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때 상근이가 머물던 애견훈련소장님은 인터뷰에서 

상근이가 개 나이로는 7살인데 사람으로 보면 상당한 노령이라고 설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상근이는 

해 추석 특집 프로그램에 나와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보도됐던 한 뉴스에서는 상근이가 증권사에서 마련한 이색 세미나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었죠. 

또 클라라와 유기견 후원 잡지의 화보 촬영 현장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짧지만 나름 뜨겁게, 열심히 살며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의 기억을 줬던 상근이는  

지난해 말에도 유기견 돕기 행사에 참여하는 등 ‘공견’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왔습니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며 좋은 기억들을 남겨줬던 상근이. 

오늘 밤에는 상근이가 활동하던 초기의 <1박2일>을 돌려보며 상근이와의 추억에 잠겨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