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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통신

성형이 왜 의혹의 대상이 되어야 하나

by 신사임당 2014. 4. 7.

인기 방송인이자 칼럼니스트인 곽정은씨가 악성댓글 등에 대해 밝힌 단호한 입장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인터뷰했을 때 나왔던 사진들을 두고 조롱하고 비방하는 식의 기사와 댓글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그는 자신이 힘들었을 때의 모습이고 

그 모습까지 아끼고 애틋하게 여긴다면서도 자타인을 조롱할 자유는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의 글을 보면서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옮겨왔던 말들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게 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그가 한 말 중 자기혐오 끝에 성형중독에 빠진 사람 취급 받을 정도의 외모라면, 

그렇다면 그 외모를 준 부모 입장에선 어떤 생각이 들까 하고 토로한 부분에선 특히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 일을 보면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기사에 나왔던 용어인 ‘성형의혹’을 쳐보니 온갖 유명인 이름과 함께 뜨는 뉴스가 너무나도 많네요. 

아니, 고위공직자의 위장전입이나 세금포탈 의혹도 아니고, 대기업이나 기득권층의 부도덕이나 비리 의혹도 아닌데

왜 성형이 의혹의 대상이 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왜, 왜, 왜??? 말입니다. 




 

그런 의혹에 맞닥뜨린 수많은 연예인, 수많은 유명인들은 해명합니다. 

대체로 기사만 봐도 진땀을 흘리듯, 뭔가 지은 죄를 추궁받는 듯 해명을 합니다. 

아니, 설혹 성형을 했다고 한들 그게 궁지에 몰려야 하고 진땀 빼며 해명해야할 일이 되나요. 

그리고 지금처럼 성형이 일반화된 시대에 그것이 쉬쉬하고 감춰야 할 치부라도 되나요. 

비주얼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분위기에서 또 성형은 안된다는 이중적 잣대가 함께 있는 한, 

성형 의혹이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쓰이는 한 성형을 쉽게 밝히기 힘든 분위기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물론 성형을 놓고 이야기하자면 찬반 논란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무분별한 외모지상주의, 외모가 차별의 기준이 되는 이같은 분위기와 현실은 분명히 문제이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강남으로 통칭되는 성형마케팅도 경멸스럽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특정한 개인이 성형을 하고 안하고가 왜 대중들의 단죄를 받는 분위기로 내몰려야 하나요. 

왜 떳떳하지 못한 일이 돼서 의혹의 대상으로 치부되는 걸까요. 


혹자는 떳떳이 밝히면 되지, 왜 거짓말을 하냐. 거짓말 하고 원래 예뻤던 척, 안한 척 하니 괘씸하다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던 공공선의 문제나 사회 정의, 질서의 문제도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가 

왜 그렇게 낱낱이 까발려지고 밝혀져야 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선 성형을 숨길 수 밖에 없을 법도 한데 이를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특정한 방법을 사용해 예뻐졌거나 피부가 고와졌고, 그것을 이유로 해당되는 특정 제품을 판매해 이득을 취한다고 합시다. 

그럴 때 그 방법이 아니라 성형이나 피부과의 시술로 얻은 결과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상업적 이익을 취했으므로) 

문제가 되고 도덕적 지탄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개인이 예뻐지고 싶어 성형한 것을 두고 의혹 운운하면서 몰아가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비포, 애프터 하면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차이점까지 들어 비난을 늘어놓고 못마땅해 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비포 애프터 사진 놓고 어떻게 변했는지 보면서 낄낄댔던 적도 많습니다.

비난의 댓글, 하다못해 같이 TV를 보다가도 성형했니 어쩌니 하고 이야기의 안주로 삼는 경우는 부지기수입니다. 

그런 화제들이 그냥 잡담수준에서 끝나면 되는건데 그것이 의혹이 되고 마치 밝혀야 할 정의의 문제인양 되는 것이 우습다는 겁니다. 





외모가 전부냐? 

절대 아니죠. 

그런데 연예인이란 존재는 현대 사회에서 외모가 상당한 자산이 되는 직업인입니다. 

우리들이 그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인격적인 교류를 한다면 그들의 내면도 중요하겠지만 

대중들이 소비하는 연예인에게는 대체로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성괴니, 인조인간이니 하는 부담스러운 얼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내 개인의 생각일 뿐 성형을 한 그들이 대중앞에 서서 활동을 하는 것을 두고 비난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부담스러우면 그들이 나오는 작품을 안보면 되는거고, 그들이 광고하는 제품을 안면 그만인것 아닌가요. 

특정인이 내 마음에 안들게 생겨서, 혹은 저렇게 고쳐서, 원래는 아니었는데 돈들여 수술했더니 이뻐진 게 배 아파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마음들이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단죄해야 하는 근거는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