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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응답하라 1994 김성균에 깜놀하다

by 신사임당 2013. 10. 27.

어느 작품을 만나든 배우가 살아 있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배우가 사라지는 배우가 있습니다.

뭐가 낫다는 것은 개인의 취향일텐데 전 개인적으로 후자에 열광하는 편이네요.

굳이 카테고리를 또 하나 만들자면 연기하느라 애쓰는, 배우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잠시 제쳐두지요.
극과 극을 오가는 변신을 통해 재미와 감동, 감탄을 자아내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은

행운이고 크나큰 즐거움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최고로 꼽는 배우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인데요,  

다른 매력 포인트들도 많지만 그는 한 작품을 보고 난 뒤

그 다음 작품에서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신한다는 점이 그렇게 마음을 끌더라구요. 

‘저 배우가 다니엘 데이 루이스였어?’ 하며 볼만큼 늘상 깜놀의 연속이었으니까요.

처음 본 그의 작품은 <프라하의 봄>이었는데(네,,,, 물론 몰래 봤습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였는데

어찌어찌해서 봤습니다... )

이후 <나의 왼발> <라스트 모히칸> <순수의 시대>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을 볼 때마다

“헐!!!” 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내에도 그런 배우들이 있습니다만 제가 최근에 발견한 “헐!!!” 배우는.... 바로 김성균입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그 인상적인 단발머리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웃 사람>에서 더 우중충하게 변한 그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었지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선 ‘저 엘리트가 누군가...’하고 보다가

도저히 이전의 그와 같은 사람임을 상상하지 못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방송중인 <응답하라 1994>에선 경악했습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다가 삼천포, 어디서 본 듯한데 누구지???  하면서도

그 시절의 시골출신, 살짝 노안인 어리버리 신입생연기 참 잘한다... 싶었는데

아니, 그가 김성균이지 뭡니까.. 
그것도 기사로 나온 것을 보고 알았다는...

하긴 그럴만도 합니다. 김성균씨가 나온 작품을 봤던 사람들에게 <응답하라 1994>에

그가 새내기 신입생으로 나온다고 했더니  다들 설마... 하더군요.

보지 않고는 말 못하고 상상 못한다, 꼭 봐야한다고 했는데

저 역시 보지 않았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연기 넘 좋습니다.

조폭이, 음침한 사이코 패스가 그렇게 잘 어울리던 그가

어쩜 그렇게 순박하고 귀엽고 자연스러운, 살짝 노안인 지방 출신 스무살로 변신할 수 있는지...

 

삼천포

 

범죄와의 전쟁에서...

 

저 살벌한 표정 좀...

 

엘리트 요원... 귀여운 모습마저

 

이 음침함 보소....

 

 

 

그와 콤비플레이를 펼치는 해태 역의 배우도 연기력이 좋습니다.

고아라와 칠봉이 역을 맡은 유연석, 김성균을 제외하고는

해태나 쓰레기 모두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쩜 그리 자연스러운지 놀랐습니다.

b1a4의 바로도 이 작품을 통해 연기 데뷔를 했습니다만

형아, 누나들 사이에서 많이 성장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어리숙함도 많이 보이는데, 그래서 <모래시계>의 이정재 마냥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배우로 데뷔를 하는 입장에선

무척이나 운이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겠네요..

 

전국 8도에서 모인 하숙생들이라 이들의 사투리 연기도 볼만합니다.

제가 경상도 출신이라 bilingual이거든요.

그래서 연기자들의 경상도사투리를 매섭게 보게 되는데

다들 자연스러워서 보기도 편하더라구요.

 

이 드라마 사랑해 줄려고요..

대학 4학년이던 그 시절,

물론 취업 준비하느라 쩔어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 돌이켜 보면 20대 초반의 빛나던 보석같은 순간들이었습니다.

 

여기에 많이 등장하는 경상도 사투리에 얽힌 이야기들이

저도 많이 겪었고 지금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에피소드들이라 재미있더라고요.

거기서 칠봉이가 나정이한테 '맞나?'를 두고 궁금해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냥 습관처럼 '맞나?'를 많이 해서 저 역시 쿠사리 많이 먹었던건데... ㅎㅎ

억양은 '맞'자에 힘을 주고 '나' 부분에서 팍 내리는 겁니다. 해보시죠.ㅋㅋ

그리고 충청도의 '거시기'에 비견될만큼

범용성있게 쓰이는 경상도 말이 바로 '쫌' 입니다.

발음을 '쫌'이렇게 끊는 것이 아니라 '쪼옴'하면서 쪼에 강세를,

옴에 팍 떨어뜨리는 식으로 하면 됩니다.

살짝 인상을 쓰면서 신경질 부리듯 쪼옴 하는 거죠.

정말 오만데 다 쓰일 수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가 계속 나정이 머리를 잡아당기며 장난을 친다..... 나정 "쪼옴"

-쓰레기가 뭔가 비밀스러운 편지를 보며 킬킬대는데 나정이 옆에서 보여달라는데도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 나정 "아, 쪼옴"

-거실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삼천포, 거실에서 열심히 걸레질하던 나정.

  맹렬하게 밀고 들어오는나정의 걸레를 피하지 못한 삼천포의 어버버한 우물쭈물... 나정 " 아, 쪼옴"

 

등등 두루두루 쓰일 수 있습니다.

아직 <응4>에는 등장하지 않은 것 같은데...

작가님 기왕이면 좀 넣어주심 좋것네요... 보고 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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