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똥통신

이제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 - 사용후 핵연료

by 신사임당 2013. 6. 11.

지난달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사용후 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한 주제로 여기자협회 차원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있고, 스웨덴은 원전 선진국인데다 사용후 핵연료 처리에 관한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지요.


요즘 안그래도 원전 비리와 각종 사고 때문에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탈핵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가까이서 봤던터라 원자력이 얼마나 위험하고, 얼마나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고 여기에 핵연료가 사용되면 필연적으로 폐기물이 나오게 돼 있습니다. 흔히 방사성 폐기물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 페기물 처리문제는 원자력을 사용함으로 치러야 하는 또 다른 댓가이기도 합니다.


잠시 이 폐기물에 대해 살펴볼까요. 방사성 폐기물은 그 농도에 따라 중저준위, 고준위로 분류됩니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국내에서 가동되는 원전 23기에서 발생한 작업복이나 장갑, 각종 부품 등이지요. 이런 폐기물들은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 땅에 묻거나 태우거나 하는 방식으로 버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물질들은 원전 안에 임시 저장소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현재 경주에서 짓고 있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완공되면 그곳에 영구 처분됩니다.

 


혹 기억하시나요. 예전에 이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부지를 선정하려던 후보지마다 야단법석이 일었죠. 안전을 위협하는 혐오시설로 인식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고, 폭행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경주로 후보지가 정해졌고 이곳엔 막대한 지원금도 지원됐습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로에 넣고 전기를 만든 뒤에 남은 핵연료겠죠. 우라늄 말예요. 여튼 이것도 전기를 얻기 위해 땠으면 쓰레기가 남는 겁니다. 것도 엄청나게 높은 열과 강한 방사능을 방출하는 그런 쓰레기입니다. 그럼 이 쓰레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쓰레기라는 말 대신 공식적인 용어인 폐기물이라고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여튼 지금까지 수십년간 원자력 발전소를 돌린만큼 엄청나게 많은 폐기물이 쌓여 있겠죠.


그럼 이렇게 위험하고 많은 폐기물은 어디서 어떻게 처치되고 있을까요?

 


현재 우리나라는 여기에 대한 해답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럼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을 하는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두가지 정책으로 나뉩니다. 재처리와 직접처분. 최근 한미원자력 협정 때문에 많이 들어보셨을 단어인데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어쨌든 재처리를 하거나 직접처분을 하거나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정책이 또 있네요. 우리나라처럼 아직 이도 저도 선택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

 

재처리는 사용후 핵연료에 남아 있는 플루토늄 등 유용한 물질을 분리하고 추출해서 원자력 발전소 연료로 재활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인도 등이 이같은 재처리 시설을 운영중입니다.


직접처분은 폐기물을 냉각한 뒤 지하 500미터 이상의 깊은 암반층에 묻는 것입니다. 이를 채택한 나라는 미국과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등이죠. 그런데 아직 영구처분장을 건설한 나라는 없습니다. 이중 스웨덴과 핀란드만이 영구 처분장 부지를 확보하는 단계까지 온 거죠.

 

어떤 처분방식을 선택했건 간에 사용한 뒤의 핵연료 폐기물은 원자로에서 꺼낸 뒤 최종적으로 처리하기 전까지 중간저장이라는 기간을 거칩니다. 보통 40~80년 정도씩 저장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용한 핵연료를 처분하기 전에 충분히 냉각시키는 것이 필요해서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중간저장시설도 없습니다. 사용한 핵 연료는 원전내의 임시저장소에 저장돼 있습니다. 수십년간 폐기물을 쌓아오다보니 이 임시저장소 역시 곧 포화되겠지요. 그 시점이 2016년부터라는 것이 정부의 이야기입니다. 방을 빼든 원전을 멈추든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할 상황인거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지만 반드시 필요하고 아주 중요합니다. 정치적 의지를 갖고 맞닥뜨려야 할 문제이고 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 내부적으로 충분히 공론화하고 논의하고 고민하며 지혜를 모아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런점에서 이번 스웨덴 방문은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 시간이었고 국내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답답한 마음도 많이 갖게 됐습니다.

 

-to be continued

'개똥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만1000번 이야기하는 나라  (0) 2013.06.13
내부 고발자들  (0) 2013.06.12
파란만장 그녀의 10년  (0) 2013.06.09
자동 육아휴직이 걱정되는 이유  (1) 2013.06.05
여성 일자리  (0) 201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