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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토크

지드래곤을 만나다

by 신사임당 2012. 9. 20.

 그는 자신이 또라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또라이 맞죠? 그것도 아주 영리하고 잘난 또라이. 허세 가득한 것조차 간지나는 시대의 아이콘 지드래곤을 19일 YG사옥에서 만났습니다. 샤넬로 추정되는 흰색 트위드재킷에 검은색 비니, 선글라스 차림이었지요. 여자옷도 패셔너블하게 소화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터이지만, 이날 재킷 역시 여성용 옷이었습니다. 아마도 내가 입으면 작아서 못들어갈.... 그러니 크레용 뮤직비디오에 나온 여성의 뒷모습을 지드래곤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죠. 이날 지드래곤은 마지막 부분에서 여장을 했지만 뒷모습은 자기 몸이 아니라 여성댄서라고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오전 10시30분. 자신에게는 너무 이른 아침이라며 살짝 우는 소리를 한 그와의 이야기입니다.

 

 

 *원 오브 어 카인드... 무슨 뜻이죠?
 =유일하다는 그런 뜻이죠. 가수로서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원래 앨범 제목으로 생각하고 만든건 아니었는데 하다보니 앨범 제목으로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개 인적으로는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이번 앨범의 컨셉트, 그리고 어떤 음악을 담으려 노력했는지?
 =부담이 많이 됐어요. 3년전 처음 솔로를 냈을때보다 더했죠. 개인적 욕심으로는 더이상 아마추어 느낌을 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돌이지만 20, 30대보다 더 윗세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선배든 후배든 누가 보기에도 한국에서 이 친구 말고는 하기 힘든 음악이다... 라는 느낌을 많이 주고 싶었어요. 신경 많이 썼죠. 뮤직비디오나 아트워크도 내 손때가 묻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또 전체적으로 앨범의 컨셉을 가져가기 보다는 한 곡 한곡 좋은 곡을 넣으려고 노력했어요.

 

 

 *그XX 즉 ‘그 새끼’. 그 단어를 넣을 수 밖에 없었는지...
 =그 녀석, 그 자식으로 가면 느낌도 이상하고 부르기도 그렇잖아요.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어떤 사람들이건 그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 말을 했을 것 같지 않나요? 사람들의 간지러운 부분도 긁어주는 것 같고.
 *경험담인가요?
 =어느 정도 경험도 들어가 있죠. 경험담이 100%라고 할 수는 없는데 누구든지 할 수 있는것, 공감되는 것, 여러가지가 섞였죠.

 

 

 

 *만족도는 어때요?
 =제가 만들었으니까 솔직히 보람되는 면도 있고... 전에 앨범 만들면서 느낀건, 이 앨범을 3년 후에 들어도 좋을까 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만족도는 높았어요. 전 앨범을 만들때보다 3년후에 들어도 좋을 음악을 만들자는데 노력했어요. 3년 후에 다시 질문해 주셨으면... (웃음). 으면
*이 정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뮤지션은 서태지 이후 유일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서태지를 추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요.
 =글쎄요. 그건 사람들이 판단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서태지에 비유되는 건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죠. 의도한건 아니고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물론 당시의 정사와 느낌을 확실히 아니까 그런 말을 들으면 음악하는데 힘은 돼죠. 하지만 따라간다기 보다는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답이 있지 않을까요?
 *뮤직비디오가 항상 화제잖아요. 최근 심의제에 대해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을텐데요.
 =있죠. 작업하는 감독님이 부담스러워하는 부분도 있어요. 제약이 있는거니까요. 그래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 해야죠. 물론 없으면 좋겠고 생각의 폭도 훨씬 넓어지겠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그 안에서 재미있는 그림을 뽑아내려고 노력해야죠. ‘그XX’도 좀 더 세게 갈 수 있었지만 규정도 그렇고, 제니란 친구도 미성년자고... 좀 안타깝긴 했죠. 나 뿐 아니라 아티스트들이 더 재미있는 많은 것을 추구하는데 제한되는 거잖아요. 볼거리가 다양해진다기보다는 밋밋해지는거니까요.
 *청소년한테 유해하다는 생각, 즉 자기검열을 하게 되나요?
 =쓸때는 그런 생각 못하는데 마지막 앨범 나올 때는 그런 모니터링 해요. 안하면 뻔뻔한 것 같고. 그런데 그게 나쁘게 작용할거라고는 생각 안해요. 저도 어릴 때부터 그런 음악 듣고 자라서 이렇게 됐거든요.
 *(본인이) 유해하다고 생각해요?
 =음... 유해한 것 같아요(웃음). 그렇지만 음악의 힘을 크게 믿기 때문에 그 음악이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제 음악이 지금 10대 초반의 아이들에게 더 많은 음악적 영향을 주면 좋겠어요. 연기든 음악이든 뭐든 예술적으로 제대로 미쳐있는 또라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보는 사람들도 재미있잖아요. 문화적으로도 다양해지고 서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도 형성되지 않을까요?  예술적 또라이들이 나오는데 영향을 미치면 뿌듯할 것 같아요. 물론 저는 또라이가 아니지만. 어쨌든 음악은 음악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어린 지드래곤에게 자극을 줬던 유해한 곡이 있나요?
 =전 외국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가사 보면 욕도 많고 야한 내용이 정말 많아요. 한국어로 번역해 쓰기도 거시기한 것들이죠. 뮤직비디오도 이렇게 찍어도 되나 싶을 정도도 많고요. 그런데 그게 유해한 영향을 주는게 아니라 나는 이렇게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더 재미있게 풀어봐야겠다는 생각과 느낌을 갖게 했어요. 여러가지로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 DJ DOC 형들의 앨범을 엄마 졸라서 샀는데 가사가 거의 욕이었어요. 그 앨범 들으면서 와, 욕 진짜 많이 한다... 했지 그게 더럽다, 뭐 이러냐 이런 느낌이 아니었거든요. 이 형들은 정말 자기가 할말을 하고 사는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었죠.
 *19금 음반이라고 못사는건 좀 안타깝네요
 =안타깝죠. 그러니까 부모님을 졸라야죠.
 *좀 더 세게 할 수도 있었는데.
 =아직은 아이돌이잖아요. 이 정도가 적절한 것 같아요.

 

 

 

 

 

 

 *팬들의 반응 중 인상적이었던 건요?
 =리액션 영상이나 팬들이 해석해 놓은 글을 보면 정말 재미있고 뿌듯한게 많아요.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짚어내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죠. 그런 팬들의 해석이 정말 좋아요. 그래서 해석을 안 알려주는 것도 있어요. 여러 사람에게서 다양하게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야 제가 영감을 받을 수 있거든요.
 *뮤직비디오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나요?
 =그럼요. 처음부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요. 특히 누가 뮤직비디오를 찍어줬다는 느낌이 나는게 너무 싫거든요. 뮤직비디오를 보면 내가 생각해서 그렇게 찍은 것과 남이 세팅해주고 찍어준거라는게 차이가 나잖아요. 아이디어 많이 내고, 표현하고 싶은 것들도 이야기하고. 무엇보다 보는 재미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촬영때 스태프분들도 저를 아티스트로 인정해주시고요.

 

 

 

 *싸이뮤직비디오는 어떻게 봤어요?
 =되게 재미있었어요. 유쾌하고, 노래랑 정말 잘 맞죠. 사실 처음 나왔을 땐 그렇게 뜰 줄 몰랐어요. 그런데 영상이랑 음악이 잘 맞아 떨어지면 그건 말릴 수 없는 것 같아요.
 *싸이의 신드롬은 어떻게 보나요?
 =샘나죠. 반면 자랑스럽기도 하고 외국 TV에 나오는 것 보면 잘 안믿어져요. 멤버들이랑 형 나오는 것 보면서 ‘지금 저기 나가서 말춤 추고 있는거야? 한국말 하는거야?’ 이렇게 말한다니까요. 실감이 안나니까. 너무 좋죠. 태양이랑도 보면서 와, 나왔다, 부럽다, 멋지다 이러고 있어요. 빅뱅도 가자... 이러면서.
 *한국어 가사로 부르는 첫 노래잖아요. 그 의미도 상당한데.
 =사실 음악은 음악인것 같아요. 들었을 때 좋으면 되지 가사가 큰 의미는 없다고 봐요. 특히 미국 팝시장에서는요. 제가 7살때 처음 호텔 캘리포니아를 들었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계속 흥얼거리고. 무슨 말인지 몰라도요. 지금도 여전히 좋거든요. 말이 통해야 음악이 들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최근 보면 외국에서 특히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이 먹히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어요. 그들 사이에서도 아시안 아티스트를 알아야 쿨한 느낌을 갖는 것 같고. 어쨌든 싸이 형이 좋은 길 열어놨으니 저희 후배들이 잘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싸이 노래의 인기비결은 뭘까요. 
 =보고 듣고 따라하기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 아닐까요? 게다가 나라 분위기도 반영되는 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 침체기이고 하다보니 이렇게 유쾌하고 신나는 게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아무리 멋있는 걸 해도 웃긴 건 못 이기거든요. 셔플 댄스도 그렇고, 마카레나 이후 전세계 어디서나 재미있게 할 수 있는게 딱히 없었잖아요. 잘 통한거죠.

 

 

 

 *앞으로의 계획은요? 
 =싸이 형 음악이 재미있고 유쾌하다면 우리는 다양한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요. 힙합 본고장인 미국에 이런 힙합 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있네... 하고 보여주고 싶은거죠. 문화적으로 쇼킹한 느낌도 주고 싶고. 머지 않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기대해요.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요. 지금도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교류하고 있거든요. 아마 다음 앨범은 피처링이 외국 아티스트일거예요.
 *뮤직비디오 보면 얼굴에 일반인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허세 넘치는 표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귀엽기도 하고 간지나는 지드래곤표 표정인데, 자신감에 기인한건가요?
 =어... 글쎄요. 제가 그런 표정을 짓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어요. 분명한 건 제가 뮤직비디오를 찍을 땐 자신감이 커져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만 보고 있는 가운데서 내가 최대한 잘 보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기를 받고 있는 거고, 그런 주인공은 빛날 수 밖에 없죠.
 *요즘도 예전 음악 많이 듣나요?
 =90년대 음악을 많이 사랑해요. 서태지와 아이들도 계속 듣고 듀스, 공일오비, 그리고 이전의 산울림까지도요. 지금들어도  너무 좋아요. 그게 저희들이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거죠. 10년, 20년 후에 들어도 계속 좋은 느낌으로 남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거요.
 *크레용이라는 곡에 김태희 전지현 등이 이상형으로 나와 있는데 실제 그래요?
 =아, 그건 아니고 원래 다른 이상형이 있었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누구나 보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로 바꾸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그분들은 현재 아름다움의 대명사격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원래 제가 이상형으로 꼽았던 분들이 독특하거나 한건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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