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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토크

버벌진트

by 신사임당 2012. 7. 5.

 버벌진트와 만난 곳은 서교동의 카페 자음과 모음이었습니다.
 누가 ‘버벌’진트 아니랄까봐 카페도 ‘자음과 모음’을 선택하다니, 참 일관성 있는 삶이다 싶었죠. 그랬더니 그는 “아니, 그렇게 심오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니고 지나가다가 널찍하고 시원해 보여서 들어온 카페”라고 설명했습니다. 
 광고에서 익히 들어온 목소리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의 일상적인 목소리도 몹시 윤기있고 매력적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의 말투가 살짝 어눌하다는 것. 그때문에 그의 목소리의 매력이 더 살아나더군요. 만약 그런 목소리에 말하는 스타일마저 유들유들 거침없었다면 느끼하게 느껴지거나 괜한 오해를 받거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쇼미더머니 출연이 언뜻 놀랍기는 했어요. 힙합의 전설들이 출연한다고 하는데 그런 형식들과는 왠지 어울려보지 않는달까.
 =도전자들의 치열한 모습을 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내 마음대로 무대를 꾸며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렇지만 메이크업을 하고 카메라앞에 서서 촬영하는 것은 몹시 익숙치 않은 삶이긴 해요.

 -이번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가수중에 십센치 권정열씨와 아이비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본거죠?
 =네. 권정열씨는 아예 곡을 쓸 때부터 염두에 두고 썼어요. 그전에 따로 교류가 있었던 것도 아니거든요. 굿모닝이라는 곡을 쓰면서 이건 권정열을 위한 멜로디다 싶더라고요. 처음부터. 아이비씨가 피처링한 곡은 예전에 썼던 곡인데 어떻게 가야할지 전혀 갈피를 못 잡고 있었어요. 굉장히 명랑한 랩이 들어가는거라 보컬의 분위기가 많이 고민이 됐는데 대표님이 아이비씨가 어떠냐고 추천하더라고요. 듣고보니 좋은 해답이다 싶었는데, 실제로도 정말 딱 맞게 소화해 주셨어요.
 
 -장마나 생음악을 들으면 일상의 소음 같은 소리가 들어갔어요.
 =제가 혼자서 돌아다니고 산책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다니면서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 해프닝들을 아이폰으로 녹음할 때가 많아요. 아기 울음 소리, 술자리에서 잔부딪히며 건배하는 소리, 아줌마들의 수다 등등. 사적인 부분이 노출되지 않는 그냥 일상의 모습들 말이죠. 그런것을 구경하고 녹음해서 사용하기도 하고요. 실내에 오래 있으면 좀 다운되는 편이에요. 그래서 산책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받아요.

 -10년전 음악을 시작할 때와 달라진 게 헤어스타일, 여친, 계좌라고 했는데
 =헤어스타일 바뀌었죠. 머리가 길었고 여자친구도 바뀌었고요. 계좌는 좋아졌어요.

 -10년이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시간이죠. 그런데 단순히 여친이 바뀌었다는 것 말고 어떻게 바뀌었는지는요? 좋아하는 스타일이 바뀌었다거나 뭐...
 =예를 들면 점점 예뻐진다든지요? ㅋㅋㅋㅋ. 글쎄요.
 
 -계좌는 어떻게 좋아졌어요? 너무 노골적인가?
 =그러니까 10년전에 생각하기를,  10년 후에 이 정도만 된다고 해도 좋겠다.... 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말씀드리자면 그 때 생각했던 건 훨씬 넘었죠

 -성우활동도 꽤 오래 했잖아요. 예술적 활동을 위한 투자라고 봐도 되나요?
 =그건 아니고요. 굳이 따진다면 음악활동만으로도 흑자를 보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성우활동을 통해서 얻는 수입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간 적이 없거든요. 이건 예전에도 공공연하게 말한 적이 있어요. 어쨌든 광고 만드는 현장에서 자극 받는 게 굉장히 많아요. 창의적, 상업적 활동의 현장에서 느끼고 음악적인 영감을 받는거죠. 그런데 요즘은 바빠서 잘 못해요. 

 -본인을 지칭하고 수식하는 말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좋은 말도 있겠지만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을 것 같은데요
 =힙합 대세라는 말요. 그런 표현은 안 써주셨으면. 좀 그렇거든요.
 
 -이번 앨범이 힙합가수라고 규정지어지는 것이 싫다는 것으로도 읽히는데요. 어떻게 설명되어지길 바라세요?
 =글세요. 힙합의 요소가 뚜렷하게 있지만 여러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음악적 감성을 표현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버벌진트 방식, 즉 내 이름이 특유의 방식이자 브랜드가 되는게 더할나위 없는 바램이기도 하고요. 뭔가 단순명쾌하게 설명되고 싶지 않고요, 좀 더 난잡해지고 싶어요. ㅎㅎㅎㅎ

 -‘오독 1’이라면 2도 나오는건데 왜 이렇게 나눴죠?
 =처음엔 10주년을 자축하는 개념으로 조촐한 파티를 준비하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이 파티를 좀 더 길게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요.

 -올 여름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시나요..
 =아뇨. 제가 무대에 서다보니 다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해서 올해는 관객으로 가서 즐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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