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오늘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루시드폴과 박새별이 뜨더군요.
처음엔 루시드폴이 썰렁한 스위스개그를 날렸고 박새별이 더 썰렁한 스위스개그로 화답했다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둘이 2년째 열애중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순간 작년 봄이던가, 박새별씨를 인터뷰하던 때가 언뜻 떠올라 웃음이 피식 터져나왔습니다.

재작년 말쯤에는 루시드폴을, 작년 5월쯤에 각각 박새별을 인터뷰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쨌든 당시 회사앞에 찾아왔던 박새별씨는 상큼 발랄하고 순진한 여대생의 분위기였습니다. 가수, 연예인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순수 무구 그 자체의 소녀같다고나 할까요. 
 

작사와 작곡, 편곡, 녹음, 연주까지 모두 직접 해내는 당찬 신예라고 해서 뭔가 쎈 포스가 풍길 것으로 기대했는데 말도 사근사근, 수줍음도 많은게 이웃집 동생같이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새벽별'이라는 첫 솔로음반을 낸 즈음이었으니까 한참은 음반 갖고 이야기를 이어갔지요.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운 것 외에 따로 음악공부를 한 적도 없고 가요계에 인맥도 전혀 없었던 새별씨는 무작정 가스펠곡을 편곡한 데모음반을 들고 기획사를 찾아다녔답니다.

다행히 유희열씨의 눈에 그 음반이 띄었고 유희열은 그에게 곡을 써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렇게 4년을 연습생처럼 새벽마다 곡을 썼고 틈틈이 건반 세션으로 무대에 서면서 내공을 쌓았던 그의 첫 음반은 퍽 훌륭했습니다. 비음이 섞인 그의 목소리 역시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독특한 분위기가 났지요.

지난해 새별씨와 루시드폴이 소속된 안테나 뮤직에서 보컬경연대회라는 재미있는 타이틀의 행사를 가졌는데, 보컬 다운 보컬이라고 딱히 내세울 만한 보컬리스트가 없는 이 회사에서(소속 가수 유희열, 루시드폴, 정재형, 페퍼톤스 등) 유일하게 보컬리스트 다운 보컬리스트였지요.

어쨌거나 아줌마스러운 주책의 진수를 보여주며 인터뷰스럽지 않은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말미에 가서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남자친구 없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당연히 쑥스러워 하며 “없다”는 답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제가 “같은 소속사에 있는 루시드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몇달 전 인터뷰할 때 그 역시 여자친구가 없다고 했고,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기 때문에 생각나서 갖다 붙인 거였습니다. 나름 어울려 보이기도 했구요.

그랬더니 새별씨 왈 “에이,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잖아요” 하면서 어이없다는 듯 웃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그랬죠. "맞아요. 루시드폴이 스펙이나 뭐나 다 좋은데 10살 이상 차이나면 좀 많긴 하죠?" 하면서 수습을 했지요. 
그래서 이 기사를 보는 순간 갑자기 그 생각이 나면서 살짝쿵 배신감과 함께, 아, 그때 좀 더 몰아붙였어야 하는건데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시기상으로 따져보면 그때 한창 열애가 진행중이던 때였다는 이야기지요.

두 사람 퍽이나 잘 어울려 보입니다. 같이 있는 모습이 예쁘기도 하구요. 새별씨의 솔로1집 타이틀곡 '물망초'는 루시드폴이 곡을 썼고, 루시드폴의 지난 연말 공연에는 새별씨가 건반세션으로 무대에 서기도 했었습니다. 새별씨의 연말공연에도 루시드폴이 무대에 섰지요. 

잘 어울리는 이들의 사랑이 시처럼 그림처럼 예쁜 이들의 음악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