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힐링캠프>에 등장할 게스트는 배우 황석정씨와 길해연씨입니다.
미리 온 보도자료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양비서’ 역할로 사랑받은 배우 길해연이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공개해 화제다.
이날 녹화에서 MC 김제동이 길해연에게 “언제부터 혼자 아이를 키우시게 된 겁니까?”라고 묻자
길해연은 “사별한지 8년 됐다”며 “연극 공연 중에 집에서 (남편이)
심근경색으로 그렇게 됐다”면서 남편과의 슬픈 이별을 털어놨다.
이에, 김제동이 길해연에게 “되게 힘드셨을 거 아니에요. 아이 학비 내시고, 혼자 몸으로...”라고 묻자
길해연은 “정말 돈이 10원도 없었다. 연극해서 돈을 벌 수 없으니까
(연기)레슨도 하고 강의도 나가고, 글도 썼다”며 홀로 아픔을 견뎌왔던 지난 세월들을 떠올렸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가려졌던 길해연의 가슴 아픈 가족사는 오는 29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되는 SBS <힐링캠프>에서 공개된다.
길해연씨는 서정연, 윤복인, 백지원, 장소연씨 등과 함께 안판석감독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예전에 안판석 감독을 만났을 때
그는 이같은 배우들, 정말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내공있는 배우들이
더 넓은 무대에서 연기력을 마음껏 펼치도록 해주고 싶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풍문으로 들었소> 전에는 주로 JTBC에서 방송된 드라마에
이들을 많이 캐스팅했었죠.
대부분 <아내의 자격> <밀회> <세계의 끝> 등 안감독의 작품에 얼굴을 내밀었던 배우들입니다. (모두 jtbc였습니다)
이 작품들을 통해 연기력을 충분히 보여주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음에도
지상파인 SBS 드라마이다 보니
이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방송사입장에선
더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이
리스크 부담이 적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안타깝긴 하죠.
어쨌거나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보석같은 배우들이 더 넓은 무대를 얻을 수 있어서
참 뿌듯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경향신문 대중문화부 허남설 기자가 3월24일자에 썼던 기사입니다.
주연이 ‘갑’이라면 조연은 ‘을’일까. 대대로 법조계에 종사한 가문의 ‘갑질’을 풍자하는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선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한정호(유준상)·최연희(유호정)의 대형 로펌과 저택에서 일하는 비서·집사들은 이 가문의 이익을 위해 발로 뛰는 ‘을’의 군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때론 이들 부부의 온갖 술책을 꿰뚫어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뒷담화’로 전한다. 뻔뻔하지만 때론 어디선가 본 듯 친숙한 ‘을’의 초상이다.
<풍문으로 들었소>의 배우 길해연, 장소연, 서정연, 백지원을 최근 전화로 인터뷰했다. 모두 대학로 연극판에서 오래 활동한 실력파 배우들로, 최근 안판석 감독·정성주 작가 콤비 작품인 <아내의 자격> <밀회>에서 조선족·역술인 등 독특한 조연으로 연이어 등장했다. ‘을’ 역할이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갑’이다.
■ ‘갑’의 머리 위에서 노는 길해연
군데군데 탈색한 듯 독특한 머리카락 색만으로 이미 이 사람의 ‘짬’을 알 만하다. 길해연(51)이 연기하는 한정호의 비서 ‘양재화’는 회사와 집안의 입장에 서서 온갖 궂은일을 다 해낸다. 하지만 한정호의 심기를 어르고 달랠 땐 오히려 한정호를 갖고 노는 것만 같다.
길해연은 “어떤 역할에서든 정당성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야 길해연의 시각에선 한정호네가 ‘너무한다’ 싶겠지만, 양재화 입장에선 서봄네한테 ‘너네 왜 이렇게 구차하니’라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다”고 했다. ‘배우’를 ‘사회의 거울’로 빗댔다. 그는 “시청자들이 극중 인물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면서도 ‘아, 우리가 혹시 저렇게 살고 있지는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단 경력 30년인 길해연은 “배우란 피라미드처럼 꼭지도, 밑바탕도 없어선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나름의 ‘꿍꿍이’ 감춘 장소연
그의 보일 듯 말 듯 한 비밀스러운 미소는 뭘까. 장소연(35)이 맡은 ‘민주영’은 양재화와 함께 한정호를 수행하며, 온갖 밑바닥 정보를 수집하고 미행도 마다하지 않는 경찰대 출신 엘리트 비서다. 하지만 양재화와 누가 들을세라 한국말과 일본말을 섞어가며 한정호를 비웃기도 한다. 장소연은 “민주영은 한정호네와 크게 척지지 않는 한은 여기저기 발을 걸치려는 것 같다”며 “충성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 이익을 위해 살아남으려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단편영화와 연극을 했다는 장소연은 최근 영화 <강남 1970> 등 영화·드라마에서 각종 단역·조연으로 종횡무진해 시청자들에게도 낯익은 얼굴이다. 안판석 감독과는 영화 <국경의 남쪽>(2006)에서부터 함께 작업했다. 대학에선 중문학을 전공했다. 이유는? 중국 영화를 좋아해서다. 그는 “막연히 중국에서 영화를 하고 싶어 중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어딘가 속내를 알 수 없는 민주영과 닮았다.
■ 진정한 을의 미덕 서정연
‘포커페이스’(무표정한 얼굴)다. 서정연(44)은 극중에서 한정호 부인 최연희의 개인 비서 ‘이선숙’을 맡았다. 집안에서 최연희를 졸졸 따라다니는 게 그의 일이다. 최연희가 서봄(고아성)에게 고성을 지르는 등 돌출행동을 보일 땐 입을 막거나 직언도 서슴지 않는다. 한정호 부부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볼 때도, 집안 사람들이 모여 뒷담화를 펼 때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실제론 어떨까. 서정연은 “대본을 외우면서도 몇 번이고 혼자서 웃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웃을 수가 없으니 굉장히 많이 참고 있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전화를 받은 그는 “날씨가 좋아서 밖에서 (다음 촬영을) 마냥 기다리는 것도 행복하다”고 했다. “원래 ‘오디션 울렁증’이 있어 드라마는 안 하려고 했다”는 그는 안판석·정성주의 전작 <아내의 자격>에서 대치동 극성스러운 엄마 역으로 시작해 <밀회>의 억척스러운 조선족 아줌마 등 개성 있는 조연으로 나왔다. 그는 “나를 너무 강한 캐릭터로 보는 것만 같아 걱정도 됐다”고 말했다. 1996년 연극 무대에 데뷔한 서정연은 현재 극단 맨시어터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 언젠간 폭풍 일으킬 백지원
앞에선 고분고분하지만 뒤돌아서자마자 코웃음을 친다. 백지원(42)이 연기하는 ‘유신영’ 변호사는 아직 비중이 크지 않지만, 시청자들로부터 기대를 받고 있다. 한정호 소유 로펌의 대표 변호사인 유신영이지만, 틈틈이 한정호에 대한 은근한 반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극중 임신 중인 유신영은 미리 점찍어둔 유모를 한정호에게 뺏긴 채 출산휴가를 간 상태다.
지난 몇 회에서 극중 출산 때문에 등장하지 않았던 백지원은 이제 대본이 나와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유신영은 자신의 아이만큼은 한정호 대표의 아이들 못지않게 키우고 싶은 욕망이 있는 캐릭터인데, 한정호가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다고 본다”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1996년 연극 무대에 데뷔한 백지원은 최근 안판석·정성주 콤비 작품 등 드라마·영화에서도 곧잘 눈에 띈다. 낮지만 맑고 울림이 강한 목소리 때문에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오늘은 우선 길해연씨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겠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에 있는 그의 모습입니다.
극단 유의 심리적 상황극 '사마귀' 출연진들
2003년 사진입니다.
요 사진은 좀 더 자연스럽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지는 계기가 됐던 드라마 출연작들입니다.
먼저 아내의 자격
여기서 조선족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로 출연했죠.
<밀회>에서는 역술가 겸 투자자문가로 등장했죠.
전염병 재난드라마 < 세계의 끝>에서는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출연하심...
찾아보니 한동안 일간지에 연재한 글도 있네요.
한국일보에 2003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그가 기고한 글입니다.
1000자 춘추라는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2003년 11월 28일자
공연이 끝나고 극장 문을 나서는데 여학생 서너 명이 쭈뼛쭈뼛 다가왔다 . 울어서 코가 새빨개진 여학생 하나가 같이 사진을 찍자며 카메라 폰을 들이댔다.퉁퉁 부은 눈으로 여전히 코를 훌쩍이면서도 사진을 찍겠다고 야단을 떠는 게 우스워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계면쩍어 하는 여학생들의 얼굴을 찬찬히 보니 객석 맨 앞에 앉아 있던 학생들이었다.
대부분의 관객이 엄마의 독백 장면에서부터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하는데 유독 그 학생만 엄마와 딸이 다투는 장면부터 울기 시작해서 기억이 난 것이다.
슬그머니 장난이 치고 싶어져서 “너 오늘 엄마랑 싸웠지?”라고 했더니 급기야 엉엉 목을 놓아 울어버리는 게 아닌가. 아침에 사소한 문제로 엄마랑 다투다가 못된 말만 골라서 퍼부어대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를 보게 됐는데 자신의 처지랑 너무 똑같다는 것이다. ‘처지’가 똑같다는 그 말에 넌 다르지 않느냐고, 극중 딸이 돌아왔을 때 엄마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네겐 아직 시간이 많지 않느냐고 등을 다독거리자 다시는 엄마 속을 썩이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 재잘거리며 돌아섰다.
여학생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가슴 한 켠이 시려왔다. 극중 딸처럼 누군가의 엄마가 되고 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지만 그땐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 서글프지만 그렇게 매번 어긋나는 게 엄마와 딸의 관계가 아닐까? 그때 그 여학생은 혹시 오늘도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고 나오지는 않았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길 해 연 연극배우
2003년 12월12일자
얼마 전 강릉에 다녀왔다. 공연이 끝나고 곧바로 다른 작품 연습에 들어간 터라 시간에 쫓기는 와중에 나 몰라라 하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래 전에 약속이 된 여행이어서 바쁘다는 건 핑계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가 참으로 어이없다.박정자 선생과 함께 공연을 할 때였는데 분장을 하다 말고 나도 모르게 “바다가 보고 싶다”고 중얼거린 것이다. 어쩌자고 혼자 생각이 입 밖에 튀어나온 것인지….
머쓱해져서 열심히 분장을 하는데 느닷없이 박 선생이 친한 친구 있느냐고 물으셨다. 영문을 몰라 하는 내게 박 선생은 “그럼 그 친구와 00월 00일 0시에 어디 어디로 나오라”는 것이었다. “바다 보고 싶다며? 바다 보여줄 게” 하시는 것이었다.
몸만 오면 된다는 박 선생의 말만 믿고 달랑 손가방 하나 들고 따라 나서서 가게 된 곳이 바로 강릉에 있는 참소리 박물관이었다. 세계 각지를 돌며 모아온 희귀 음반에 갖가지 축음기들, 거기에 에디슨의 발명품부터 유품까지…. 도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귀한 것들을 수집하느라 들인 공이 얼마일까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축음기를 돌려가며 귀한 음반으로 음악감상까지 마치고 으르렁거리는 밤바다를 마주하니 묘한 감격에 가슴이 뻐근해 왔다. 그러다가 문득 나이가 든다는건 어쩌면 멋진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분장실에서 까마득한 후배의 혼잣말을 듣고 챙겨줄 수 있는 그 여유. 바쁜 시간을 쪼개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찾아 다닐 수 있는 그 넉넉함이 나이가 더 들면 내게도 찾아와 주지 않을까 하는 염치없는 바람을 가져본다.
길 해 연 연극배우
12월26일자
매일을 지하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고 그 연습이 끝나면 또 다시 공연장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다보니 한가롭게 대학로 거리를 거닐어본 지도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면 누릴 수 있는 여유를 게으름 때문에 놓치고 사는 것이다.남들은 모두 흥겨움에 들떠 있는 크리스마스에 지하 극장으로 들어서려니 조금은 쓸쓸한 생각이 들어 극장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데 연인 둘이 포스터를 들여다보고 서 있는 것이다. 공연 보러 온 관객이구나 싶어 반갑고 감사한 마음에 기웃거리고 있는데, 무심코 던지는 그들의 말에 그만 온 몸의 기운이 쭉 빠져버렸다.
“야, 이거 또 예술 하는 거 아냐?”
“그러게. 골치 아픈 거 딱 질색인데, 우리 웃기는 거나 보러 가자!”
미련 없이 돌아서버리는 그들에게 이거 아름다운 사랑 얘기예요, 하고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스스로가 구차하게 느껴져 그만 입을 다물어버리고 말았다. “예술 하는 거 아냐”란 말이 왜 그렇게 가시가 되어 박히는지.
언젠가 연극은 왠지 어렵다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만큼이나 속이 아픈 날이었다. 내가 해왔던 연극들을 하나 하나 다시 되짚어보며 연극은 정말 골치 아픈 예술인가 하고 반성까지 해본다. 거리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고 사람들 표정은 환한데, 혼자 쓸쓸해진다. 나는 남들이 질색하는 것에 매달려 청춘을 다 바치고 지금도 울고 웃고 하는 건지….
그래도 공연은 올라간다. 그날 공연장을 찾아준 다른 많은 관객들의 훈훈한 미소와 박수로 위안을 삼으며 다시 다음 공연을 준비한다. 나는 배우니까. 그리고 무대를 기다리는 관객이 있으니까.
길 해 연 연극배우
2004년 1월14일자
밖에는 눈이 내리는데 연습실 안은 전쟁터다. 배우와 스태프 등 30명 가까운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저녁식사를 배달해 온 식당 아저씨의 어깨에서 추적추적 녹아 내리는 눈을 보고서야 ‘아직도 눈이 내리네’ 하고 혼잣말을 해본다.모두들 얼굴이 엄숙하고 심각하다. 다른 일 때문에 연출자를 찾아 왔던 친구마저 말 한 마디 못 건네고 몇 시간 째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출자는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워 물고 노배우는 조금씩 지쳐가고…. 소음 때문에 난방시설까지 꺼버려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들은 춥기까지 하다.
이때 연습실로 통하는 작은 방문이 열리더니 이제 막 연극에 발을 들여놓은 어린 배우가 나온다. 모양새가 한숨 늘어지게 자고 나온 듯하다. 힐끗 쳐다보는 선배들의 시선이 날카롭기만 한데 정작 본인은 무심한 표정이다. 여전히 졸린 눈을 비비며 멍한 표정으로 빈 의자를 찾아 앉는다. 아마 나중에 등장하는데 뭣 하러 죽 앉아 있나 싶었나 보다. 무대 감독이 계속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처음 무대에 선다는 그 배우는 이제 하품까지 한다. 노려보는 사람 눈만 아프지 싶다.
연습이 끝나고 여전히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서 나오는데 그쳤던 눈이 희끗희끗 다시 날리기 시작한다. ‘휴’ 하고 한숨을 내쉬는데 그 졸던 친구가 생기발랄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선배님들 걱정 마세요, 잘 되겠죠 뭐.”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그 친구야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이겠지만, 은근히 화가 난다. 우리가 너무 경직된 게 아닐까 반성도 해봤지만, 꼭 나 몰라라 하는 소리처럼 들려서 영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 밖에는 눈만 내리고….
길 해 연 연극배우
2004년 2월18일자
TV나 영화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의 연극 출연이 많아졌다. 배우의 유명세를 통해 흥행을 기대하는 제작자의 욕망과, 영원한 고향과 다름없는 연극무대로 회귀하고자 하는 배우의 욕망이 맞물려 일어나는 현상이겠지만 어쨌든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보던 얼굴을 직접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관객들에겐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내가 참여하는 연극 ‘에쿠우스’에서 만난 김흥기 선생님은 바쁜 가운데서도 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랜만에 하는 연극이어서인지 무척 힘들어 했지만 서둘지 않고 차곡차곡 자신의 역할에 접근해 나갔다.
드디어 공연의 순간, 관객들은 기립박수로써 연극무대로 돌아온 중견배우를 맞았다. 하지만 환희도 잠시, 공연 두번째 날 1회 공연이 끝나자 선생님은 쓰러지셨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다 커튼 콜까지 마치고 분장실로 비틀비틀 돌아와 쓰러진 것이다.
연극배우가 무대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불안과 초조 속에 보내는지 모른다. 날마다 다른 관객의 시선을 받는 일은 늘 새롭고 설레지만 동시에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모순되는 순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존재감 때문에 배우는 무대를 꿈꾸는 게 아닐까.
다음날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병원을 향했다. 상태가 안 좋아 병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안절부절하는 우리에게 아드님이 말한다.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 마음 씀씀이에 더 슬퍼졌다.
며칠이 지났다. 다시 연습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는데 금새 또 다시 막이 오른단다.
관객이 박수를 보내준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텅 빈 무대 위에 홀로 서서 생각한다. 나는 왜 여기에 서 있을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길 해 연 연극배우
2004년 3월11일자
“바닷가에서…”알런의 독백이 시작된다. 잔잔한 음악 사이로 아련하게 멀어지는 말발굽 소리, 거친 말의 숨소리가 들리고 알런은 여섯 살짜리 꼬마가 되어 모래성을 쌓고 있다.
2층까지 꽉 찬 관객들 모두 숨을 죽이고 알런을 지켜본다. 객석과 무대가 하나 되는 그 순간 극장 안에 울려 퍼지는 요란스러운 휴대전화 벨 소리. 알런을 지켜보던 시선들이 벨 소리를 따라 흩어지고 무대 위 배우들은 “휴” 하고 맥 빠진 한숨을 내뱉는다.
거기서 끝나면 참으로 다행일 텐데, 무신경한 그 전화기의 주인은 당당하고 잽싸게 ‘종료’ 버튼을 누른다. 성능 좋은 60화음 최신형 전화기는 꺼져가는 그 순간에도 신비로운 벨 소리를 남기고 사라져간다.
이런 일이 아직도 연극 한 회 공연 도중 대여섯 번은 일어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요즘은 한술 더 떠 카메라폰으로 틈만 나면 찍어대고, 틈틈이 문자 메시지 확인하고, 카메라를 동원해 플래시까지 터트려대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때마다 배우의 집중력은 흐트러지고 객석 분위기도 산만해진다. 배우와 관객이 공유하던 정서는 전화벨 소리 따라 사라져버리고 무대와 객석 사이의 호흡도 플래시가 터지는 그 순간 깨져버린다. 결국 무신경한 몇 사람의 관객으로 인해 나머지 관객들은 더 좋은 공연 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공연 관계자들이 화를 낼 일이 아니라, 관객들이 분통 터트려야 될 일인 것이다.
얼마 전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해놨다가 공연 도중 전화를 받으시면서 “어, 나 연극 봐. 재밌어” 하시던 그 분, 정말 너무합니다.
길해연 연극배우
이 아래는 힘들게 찾은 인터뷰 기사입니다.
연극계에서 활약이 눈부셨던 것에 비하면 인터뷰 기사를 찾기는 너무 힘들었다는...
세계일보 2010년 2월23일
“나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아내 문명왕후는 이른다. 나 상대등 김유신의 동생 문희는 이른다. 나 서현 각간의 딸 아지는 이른다. 내 딸 지조는 외삼촌 유신에게 시집가 원술을 낳았다. 내 오라비 김유신은 죽어서 신라의 호국신 흥무대왕이 되었다. 내 맏아들 법민은 후에 문무왕이 되었고….”
극단 작은신화의 ‘꿈속의 꿈’(장성희 작, 신동인 연출)은 길해연(46)이 역을 맡은 문희의 혼잣말로 시작된다.
‘꿈속의 꿈’은 신라시대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가 언니 보희로부터 꿈을 사서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비(妃)가 된 삼국유사 속 ‘문희매몽설화(文姬買夢說話)’를 바탕으로 했다. 서악에 올라 본 소변이 서라벌을 잠기게 하는 꿈을 꾼 보희의 이야기를 들은 문희가 치마 한 섬을 주고 언니의 꿈을 산다.
꿈을 사 국모가 된 문희는 후일 문무왕의 어머니로, 가문을 빛낸 여인으로도 누가 봐도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음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길해연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문희라는 인물은 꿈을 사면서 대단한 것을 누리고 살았죠. 남들도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죠. 그러나 이 여자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혼자 앉으면 골방에서 울 수밖에 없는 그런 삶을 산 여인이라고 할까요.”
그는 “극 말미에 한 평생 등 돌리고 누운 지아비 덕분에 한겨울에도 잠자리가 시린 줄 몰랐고, 꼭두놀음을 벌이면 탈을 쓰고 헛웃고 거짓으로 웃고, 그래서 아파도 아픈 줄을 몰랐다는 대사가 나온다”며 “그 대사가 정말 마음을 저민다”고 했다.
극중 왕비 문희는 김춘추와의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희는 바뀐 운명 속에서 꿈꾸던 사랑을 버렸고, 당나라로 자식을 볼모로 보내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였다. 꿈을 사면서 울 수밖에 없는 운명이 돼 버린 것이다.
‘꿈속의 꿈’이 역사 기록에 없는 문희와 보희의 인간적 꿈과 상실, 고뇌를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문희관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2008년 서울연극제 ‘꿈속의 꿈’으로 연기상을 받았던 길해연은 “2년 전에 비해 이번에는 문희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 잘 그려낸 것 같다”고 했다. 나아가 문희에 흠뻑 젖어든 길해연은 극중 문희와 유사한 자신을 발견한다고 했다.
“극중 미곤 역을 맡은 후배가 저 보고 요즘 점점 문희 같아지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문희와는 강한 척하는 면이 비슷한 것 같아요. 뭔가 어려움이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그런 점이죠.”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여인으로, 올해 대학에 들어가는 외아들을 키운 어머니로, 그리고 구조적으로 경제적인 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연극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 등등….
“몇 년 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산 것 같아요. 두려운 것들도 있는데, 언제나 공연을 하면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렇게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그냥 감수하며 살고 있죠.”
‘꿈속의 꿈’은 2008년 서울연극제 대상과 희곡상 수상작이다. 연극제 기간 단 3일간 관객과 함께 했다. 올해는 이달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사정을 감안할 때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다. 2008년에 비해 이번에는 제법 묵직한 변화가 있다. 김유신 역이 연기파 배우 김뢰하에서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장용철로 바뀌었다. 극중 김유신은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동생 보희와 문희를 욕망의 사다리로 활용한 인물이다. 그 역시 고뇌에 찬 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중량감도 다른 배역 못지않다.
연기파 배우들의 흡인력은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무대에 의해 배가된다. 가면으로 보여주는 인물의 내면, 전통음악과 클래식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느낌의 음악, 주연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코러스 등은 무거운 주제의 작품에 볼거리와 재미를 불어넣는다.
한 여성 관객은 “2년 전에는 많은 내용이 이해가 안 됐다”며 “하지만 올해는 드라마 ‘선덕여왕’을 봐서 그런지 용어와 캐릭터 모두 익숙해져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 2만원.
동아일보 2010년 12월30일
길해연 씨(46)는 그만한 지명도의 배우로선 드물게 다작(多作)의 여배우다. 올해도 ‘루시드 드림’ ‘꿈속의 꿈’ ‘그대를 속일지라도’ ‘자유종’ ‘33개의 변주곡’ ‘사랑이 온다’ 등 6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연극배우가 보통 작품당 두 달씩 연습을 한다고 하면 1년 내내 쉬지 않고 연기에 매달렸다는 게 된다. 그중 절반은 자기가 선택했지만 절반은 ‘의리’로 출연한 것이다. 연출가와 언제 한번 작업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본도, 배역의 크기도 보지 않고 출연하는 것을 그는 ‘의리연기’라고 불렀다. 이달 초 서강대 메리홀에서 단 닷새만 공연한 ‘사랑이 온다’(배봉기 작·심재찬 연출)도 그렇게 ‘의리연기’를 펼쳤다가 ‘12월의 연극여왕’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겨준 작품이 됐다.
“심재찬 선생님이 예전부터 ‘너 나랑 작품 하나 같이 할 거 있다’고 말씀하셨던 작품이라 빠질 수 없었죠. 마침 제가 소속된 극단 작은신화에서 준비하던 두 작품과 시간이 겹쳤지만 선약이 우선이란 생각에 출연했는데 뜻밖의 반응에 저도 놀랐어요.”
그는 ‘사랑이 온다’에서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아들이 아비를 닮은 짐승으로 변한 것을 목격해야 하는 기구한 운명의 어미 역을 맡아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 최종 후보 4명에도 올랐다. 27일 시상식에서 사회를 본 그는 “윤소정 선생님이 여자연기상을 탈 때는 저 같은 후배들에게 선생님과 같은 나이까지 당당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셨다는 생각에 고맙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국문과 83학번인 그는 10대 대학 연극반 출신들로 구성된 극단 ‘작은신화’의 창단멤버로 연극계에 발을 들여놨다. 1986년 창단된 작은신화는 젊은 연극인들로만 구성된 탓에 초기엔 기성 연극계의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았지만 지금은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중견 극단으로 성장했다.
“원래 염세적 세계관을 갖고 있던 문학소녀였어요. 우연히 연극반에 들어가긴 했지만 평생 배우가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극단 활동도 그냥 같이하는 친구들이 좋아서 한 것이라 2001년 ‘돐날’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극단 작은신화 단원’이라고만 절 소개했지 배우라고 말한 적이 없었어요.”
연극을 만나서 세상을 알게 됐고 인간이 됐다는 그는 배우보다 연극 자체를 더 좋아한다.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그래서 자기 배역보다는 전체 연극을 먼저 생각하는 속 깊은 배우로 꼽힌다. 많은 연출가들이 그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깊이의 뒤편에는 두 남자의 죽음이 감춰져 있다. 첫 번째는 극단 작은신화의 대표이자 연출가였던 이유철 씨(고 이근삼 씨의 외아들)의 사고사다. 극단 운영이 너무 힘들어 마지막 공연이란 생각으로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준비하던 중 이 씨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요절했다. 단원들은 똘똘 뭉쳐 그를 위한 추모공연을 준비했고 그것이 평생 연극에 대한 의리로 발전했다. 두 번째는 남편의 죽음이다. 2007년 유미리 원작의 ‘물고기 축제’를 공연할 때 남편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숨졌다. 그는 삼일장만 마치고 무대로 돌아왔다. 아들의 관 뚜껑을 앞에 둔 어미 역이었다.
“남편을 잃기 전에도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 눈물을 참기 힘들었는데 막상 남편을 잃고 나니까 끝까지 눈물을 참는 그 어미의 절절한 심정이 이해되더라고요. 당시 중3인 아들과 단둘이 남았는데 나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그런 마음이 되자 그 캐릭터가 이해됐어요….”
이후 그의 별명은 ‘힐러리보다 더 바쁜 길러리’가 됐다. 극단 활동에, 대학 강의에, ‘마파도’ 등 영화 출연에, 벌써 3권의 책을 낸 동화작가로서 잠시도 쉴 틈 없이 일에 매달렸다. 그럼에도 연기는 더 원숙해졌다는 것이 연극계의 중평이다. “요염한 팜파탈에서 원숙한 노모 역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연극평론가 김미도), “남의 글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배우”(극작가 장성희), “작품 전체의 흐름에 맞춰 절제된 내면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최치림 한국공연예술센터 이사장). 많은 여배우들이 길 씨를 ‘멘터’로 삼아 조언을 구하는 이유가 절로 이해됐다.
한겨레 2013년 5월10일
올해 초 노배우 이호재(72)씨와 대학로 스타 연출가 이성열(51)씨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1849~1912)의 희곡 을 무대에 올리기로 했을 때, 연극계의 관심은 누가 여주인공 테클라 역을 맡느냐였다.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 강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명품배우와 맞설 수 있는, 게다가 팜파탈의 강한 이미지와 사랑스러움을 고루 갖춘 양면적인 모습을 연기해내야 하는 어려운 배역이었기 때문이다. 그 역은 길해연(49)씨에게 돌아갔다.
“모든 배우에게는 여러 얼굴이 있어요. 제 나이가 있는데 자꾸 팜파탈적 이미지를 요구하는 것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 탓도 있을 테고, 제 사고 자체에도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여자뿐만 아니라 세상을 섣불리 재단하는 모든 고정관념이 싫거든요. ‘왜 그래야 하지’라는 의문을 끝없이 생각하는 편이어서 제가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6일 만난 배우 길해연씨는 “외모가 섹시한 것도 아닌데 그동안 맡았던 배역들 덕을 톡톡히 본다”고 호방하게 웃었다. 1986년 극단 ‘작은신화’의 창단 멤버로 프로연극계에 첫발을 디딘 그는 히서연극상, 올해의 연극인상, 동아연극상 연기상, 서울공연예술제 연기상 등을 받으며 대학로를 대표하는 중견 여배우로 자리를 굳혔다. 연극 등 문제작들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선이 굵으면서도 절제된 내면연기를 선보여왔고, 등의 영화와 등의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활동해왔다.
10일부터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시작하는 에서 그는 이호재씨와 김영필(40·극단 골목길)씨와 호흡을 맞춘다. ‘근대연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트린드베리의 (번역 성수정, 윤색 동이향)은 여성혐오자였던 작가의 불행했던 결혼생활의 경험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학자인 전남편 구스타프(이호재)가 자신을 배반한 아내 테클라와 그의 새 남편 화가 아돌프(김영필)를 찾아가 ‘세치 혀’로 광기의 복수극을 펼치는 과정을 그린 희비극이다.
길씨는 “세 사람의 애증 관계로 얽힌 복수극이 표면에 드러나지만 그 뒤에는 더 큰 사상이 배경으로 깔려 있는 작품”이라며 “결국, 우리 인간들은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영역에서 모든 것을 잃으면서 다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테클라는 음탕하고 무책임하게 보이겠지만 신념이 뚜렷한 여자예요. ‘노라’(여성에 대한 억압에 저항하는 입센의 희곡 여주인공)를 연상시켜요. 그래서 테클라가 이상한 여자가 아니라 자유의지가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생각하고, 또 테클라가 그래야 했던 이유를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볼 생각입니다.”
그는 극중 작가인 테클라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연극 대본과 동화책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어린이극단 연극교실에서 가르친 강의를 바탕으로 쓴 과 용서·책임·배려·소유 등을 주제로 다룬 ‘도덕 그림책 시리즈’의 등 12권을 냈다.
“1년에 연극 5~6편과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려고 합니다. 또 대학 강의도 나가고 저녁에는 영화배우와 탤런트에게 연기를 가르치면서 책도 쓰죠. 2007년 극단 작은신화의 동료배우였던 남편(조원호)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뒤 친정어머니와 자식을 돌보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했어요. 하지만 고난이 닥치니까 제가 더 성장하게 되더군요. 항상 긴장하면서 계속 세상과 연극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저를 움직이는 힘 같아요.”
극단 컬티즌의 2013년 신작 에는 이승무(의상), 신호(조명), 이유정(무대), 김은정(음악) 등 대학로의 숨은 실력자들이 스태프로 참여한다.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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