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403 남자들이여 주방으로 들어가라 예전 TV 광고의 하나. 중견 배우 백윤식이 김치를 맛보며 이렇게 말한다. 김치가 짜다... 사랑이 식은거지 뭐. 그땐 재밌다고 꽤 화제가 됐었는데 요즘 방영됐더라면 꽤 많은 비판을 불렀을지도 모른다. 요리는 그 자체로 삶을 영위하는 과정이다. 살기 위해 숨쉬고 걷는 것처럼, 먹고 살기 위해 요리를 한다. 요리라는 행위를 통해 즐거움을 찾고 기술, 혹은 예술적 발전과 성취에 도전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 일단은 삶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행위다. 어느 때부턴가 요리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 됐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웃을 위해 요리를 한다는 것은 숭고하고 아름다운 행위다. 나 역시 그렇게 요리를 하고 함께 먹는 것은 기꺼이 하고 싶고, 또 즐겁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 2018. 1. 9. 늙어감의 기술 걸핏하면 '늙어서~'가 입에 붙었다. 몸이 욱신거릴 때도, 하루에도 몇번씩 깜빡깜빡 잊어버릴 때도, 말이 헛나올 때도 계속 이 말을 달고 산다. 사실 늙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평범한 형용사일뿐인데 나의 잘못과 실수, 몰지각, 방종, 미필적 고의까지 이 단어 하나에 때려넣고 합리화하며 면죄부를 삼고 있다. ㅠㅠ. 그런 반성을 하면서도 '늙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데 따른 우울함과 무기력을 완전히 떨쳐내기도 힘들다. 다들 모이면 어디 아픈데 좋은 병원, 무슨 증세에 특효인 약과 건강식품, 매일 습관을 붙이면 좋을 운동법 등을 주고받느라 부산하다. 갈짓자로 흐트러지며 '늙다'는 단어를 남용하고 본의아니게 모욕하던 차에 생각과 습관을 정리정돈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을 만났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교수이고.. 2018. 1. 3. 최고의 먹방 /가나자와 여행 4 가나자와 여행 4일째인 이날엔 원래 노토 반도의 와쿠라 온천에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동행한 딸래미가 컨디션이 안좋다며, 그냥 가나자와에 있자고 해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냈다. 굳이 설명하자면 하루 종일 먹방을 찍어댔다. 첫날 오미초 시장에서 초밥만 먹고 나왔던터라 시장을 우선 찬찬히 구경해 보기로 했다. 늦은 아침을 먹으러 간 곳은 시장 근처의 오래된 맛집. 이두헌 쌤이 소개해 주신 곳인데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분이 하시는 곳이다. 새벽부터 문을 여는 곳이라 아침을 먹기 좋다. 이름은 다케노야. 생선구이 백반, 생강돼지고기 구이 백반 등이 있다. 일본식 가정식을 파는 레스토랑 야마야 스타일 메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더 서민적 버전. 단촐한 메뉴인데 정갈하고 맛깔난 것이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우게.. 2018. 1. 3. 사무라이 시대로 돌아가다 /가나자와 여행 3 셋째날은 가나자와 구경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전엔 고린보에 있는 사무라이 저택지, 그리고 일본에 왔으니 데판야키를 맛보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다. 개인적으로 가나자와에서 가장 땡기고 끌렸던 곳은 사무라이 주택지다. 에도 시대 사무라이들이 살던 주택지가 예전 모습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사람들도 많지 않고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정갈하게 정리된 주택가, 자그마한 운하같은 물길, 고즈넉하고 독특한 분위기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이 도시의 뿜뿜 터져나오는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가나자와 성 밖에서 살던 사무라이들의 마을. 중간중간에 식당, 기념품점이 있기도 한데 대부분은 일반인이 사는 주거지다. 후손들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기념할만한 고택 중 박물관(노무라 고택)으로 변신해 관람객을 맞고.. 2018. 1. 2. 미술품 넘어 미술관까지... 중동의 아트 머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는 얼마 전 세계적으로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4억5000만 달러(약 4900억원)에 낙찰되면서다. 이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아부다비의 루브르 박물관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문화관광부는 지난 8일 ‘살바토르 문디’를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루브르 박물관 하면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지난 11월 아부다비에 제2의 루브르 박물관이 생겼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첫 해외 분관이다. 뿐만 아니다. 아부다비에는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도 들어선다. 앞으로 유수의 예술작품을 보려면 파리나 뉴욕이 아닌 중동으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오일머니로 엄청난 부를 쌓.. 2018. 1. 2. 자네, 출가 해볼텐가 ‘내 생에 가장 빛나는 선택.’ 호기심을 끄는 문구를 따라 눈길이 쏠린 곳은 바로 그 아래 큼직하게 쓰인 단어다. ‘출가’. 맞다. 속칭 머리 깎고 산에 들어간다고 할 때의 그 출가다. 그리고는 인상 좋은 두 분의 스님이 활짝 웃으며 손을 내민다. 스님들의 미소는 어깨를 내리누르는 무거운 짐과 고민을 덜어줄 것처럼 밝고 환하다. 이는 조계종에서 최근 내놓은 출가자 모집 광고다. 스님을 모집하는 이 생경한 광고는 소셜미디어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재미있고 참신하다거나 ‘출가하고 싶은 유혹이 느껴졌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부터 ‘스님을 모집하는 것이 특이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럴 만도 하다. 스님 모집을 공고한 것은 조계종 역사상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모집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 2018. 1. 2.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