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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과 탐식

특급 호텔 뷔페 레스토랑 비교 어디를 고를까

by 신사임당 2014. 4. 10.

특급 호텔 뷔페. 심리적 문턱이 한참 높은 곳이긴 하지만 어쩌다 생기는 특별한 모임이나 의미있는 기념일을 축하할 만한 정찬의 장소로 이만한 곳도 없다. 맛과 서비스, 분위기를 모두 만족시켜 줄 만한 시중 호텔 뷔페 레스토랑 중 어느 곳을 선택할까.동반자, 취향, 스타일 등에 따라 최적의 장소를 골라보자.


매출면에서 부동의 상위권으로 꼽히는 곳은 신라호텔 더 파크뷰, 롯데호텔 라세느 두 곳이다. 최근 리뉴얼해 과거의 영광 재현을 노리는 곳으로는 조선호텔 아리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그랜드키친이 있다. 또 올 초 문을 연 JW메리어트동대문의 타볼로24는 트렌드세터들 사이에 급속히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핫 플레이스’이다.




일에만 빠져 지내는 ‘건어물녀’가 되고 싶진 않다. 일도, 사랑도 모두 성공하고 싶지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처럼 마음 터놓을 친구와 만나 남자며, 다이어트며, 사는 이야기를 나눌 참이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처럼 말이다. 오랜만에 남편과 아이들 수발에서 벗어나 우아하게 나이 들어가는 서로를 칭찬해주며 나를 위한 호사를 만끽하고 싶다. 음식 가짓수가 중요한 건 아니다. 대신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하나를 먹더라도 강렬한 임팩트를 원한다. 디저트 하나라도 미식계 최신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싶다. 


신라호텔 더 파크뷰


디저트 때문에 온다는 30~40대 여성 고객이 줄을 잇는다. 이곳에서 내놓는 4종의 생과일주스는 어떤 방법으로 짜내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큼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즉석에서 구워내는 와플과 수플레 코너도 늘 붐빈다. 트러플을 곁들인 에그 베네딕트와 과일을 듬뿍 얹은 프렌치 토스트 앞에선 영화 속 주인공 부럽지 않다. 야외 테라스에서 따로 즐길 수 있는 애프터눈 티세트는 덤이다. 샐러드 코너에선 아이스플랜트와 같은 고가의 특수 채소도 맛볼 수 있다. 메인 코너에선 특히 중식이 눈에 띈다. 산시성 출신 셰프가 즉석에서 밀가루를 반죽해 뽑아낸 수타면으로 요리를 만들어준다. 홍콩에서 온 셰프는 달래, 냉이, 두릅 등 제철 채소들을 이용해 딤섬을 빚어낸다. 쪄낸 딤섬을 입에 넣으면 푸릇푸릇한 봄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 










남자들끼리 만난다고 곱창에 소주, 치킨에 맥주가 전부는 아니다. <신사의 품격>에 나오는 ‘미중년’ 4인방은 아니지만 아저씨로 싸잡아 분류되긴 싫다. 평소에 챙겨보지 못했던 내 스타일과 감각을 달래볼 만한 공간은 없을까. 그래도 뷔페인데 다양한 메뉴와 눈요깃거리가 있으면 좋겠다. 베지테리언인 비즈니스 파트너까지도 고민없이 데려갈 정도로 말이다. 배부르지 않고 고급스러운 안주가 많다면 금상첨화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그랜드키친


모험심 가득한 미식가를 충족시킬 만한 독특한 메뉴가 있다. 바로 악어고기다. 쫄깃한 닭다리살 같은 질감을 가진 악어를 이용해 악어 깐풍기를 선보인다. 


시원하게 뚫린 오픈 키친이다보니 볼거리도 많다. 전용 화덕에서 구워낸 베이징 덕, 큼직하게 놓여 있는 하몽 등을 보면 이국적인 시장 같은 느낌이 든다. 운이 좋으면 대형 참치를 해체하는 쇼도 볼 수 있다. 평범한 한식 대신 퓨전 스타일을 가미한 한식을 내놓고 있으며 병아리콩 커리 등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도 세심하게 마련해 놨다. 


10종에 이르는 치즈와 8종의 올리브, 살라미, 하몽, 다양한 핑거푸드는 그랜드 키친의 자랑이다. 국내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데다 워낙 고가의 제품이라 보는 것만으로도 본전을 뽑았다는 흐뭇함이 든다. 














‘먹방’계 최고의 아역스타 사랑이와 후처럼 내 아이들과도 먹방을 연출하고 싶다. 온갖 종류의 음식이 차려진 널찍한 공간을 휘둥그레진 눈으로 돌아다니는 아이의 모습이 보고 싶다. 물론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수많은 종류의 음식 가짓수는 아이뿐 아니라 둘러보는 어른들의 심장도 콩닥거리게 한다.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인 데다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인테리어로 놀이동산 같은 느낌까지 드는 곳을 찾는건 욕심일까. 


롯데호텔 라세느 


주요 호텔 뷔페 레스토랑 중 가장 메뉴가 많다. 한·중·일식뿐 아니라 싱가포르, 태국,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아시아권의 다양한 메뉴를 소개한다. 여러 가지 맛의 국물과 면이 마련된 누들 코너와 주문을 한 뒤에 만들어주는 초밥은 라세느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너 중 하나다. 철판볶음요리는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는 메뉴다. 그릴에 구워내는 랍스터와 양갈비도 반드시 먹어봐야 후회하지 않는다. 


라세느는 다른 레스토랑과 달리 ‘워터바’를 운영한다. 세계 각국의 24종 물 브랜드를 구비해 두고 고객들이 원하는 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알아서 챙겨와야 하기 때문에 뷔페 레스토랑이 선뜻 내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나이 든 부모를 모시고 가야 한다면 더 그렇다. 온갖 진미와 신기한 요리가 차려져 있지만 자주 보던, 익숙한 LA갈비나 육회, 김치류에만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본다면 본전 생각도 나게 마련. 그렇지만 입맛 까다로운 어르신들이 “맛있다”를 연발하며 흡족해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평범한 우리네 부모가 ‘꽃할배’, ‘꽃할매’가 되는 그곳. 


조선호텔 아리아 


고기와 해산물을 그릴에 구워낸 요리는 전 연령층에 사랑받는다. 특히 LA갈비의 인기가 좋아 명절 선물세트로까지 나온다. 안심과 양갈비 전복 구이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인도 출신 셰프가 바로 만들어내는 난과 커리는 인도요리 전문점보다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육회와 각종 한식 반찬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다른 뷔페 레스토랑에선 대게찜을 얼음 위에 놓고 서빙하지만 이곳에선 막 쪄낸 것처럼 따뜻하게 제공한다. 

디저트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천연벌꿀 아이스크림 등 고품질의 디저트를 내놓는다. 











의외의 곳에서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데 흥미를 느낀다면. 유행에 민감하고 사소한 디테일도 중시하는 당신이라면. 어느 연령대 누구와 가더라도 자연스러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발랄한 공간을 찾고 싶다면. 평범해 보이는 메뉴에서 예상하지 못한 맛을 발견해내고 싶다면. 


JW메리어트 동대문 타볼로24


이곳에선 야채 소믈리에를 만날 수 있다. 야채 소믈리에는 체질과 식성에 맞게 야채를 섭취하고 맛있는 야채 요리를 먹을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신개념의 직종이다. 소믈리에가 만들어주는 ‘오늘의 야채주스’와 입맛에 맞는 야채 샐러드를 즐기는 것으로 식사를 시작하면 된다. 지난 2월 문을 연 이래 이미 주말이면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음식의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해산물이든 고기류든 손이 가는 메뉴로만 구성해 실속있고 꽉 찬 느낌을 준다. 그릴에 구워낸 삼겹살의 맛은 좀처럼 잊지 못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밥공기만한 뚝배기에 나오는 김치찌개, 돌솥에 담아주는 비빔밥도 마찬가지다. 한식 코너에는 한국적 느낌의 접시를 배치하는 등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했다. 음식 가짓수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디저트 코너 역시 눈을 떼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