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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함익병씨의 발언을 보며

by 신사임당 2014. 3. 11.


연예인이나 직업 방송인이 아닌 일반인 중 방송에 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주로 전문직 종사자들입니다. 

이들은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거나 그 지식이 사용되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방송에 출연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인지도를 쌓아가지요. 이들이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가고 방송에서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매스컴을 통해 지극히 전문적이고 정제된 모습이 보여집니다. 

종종 그 가운데 드러나는 의외의 모습들은 인간적인 면모로 부각되면서 자기관리 철저할 것같은 전문직들에 대한 인간미와 친근감으로 이어집니다. 

실제 어떤 자연인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지만 24시간 카메라가 돌아가는 리얼 상황이 아닌다음에야 

조작된 이미지, 그리고 조작된 편집을 통해 정제, 가공된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대중들은 그의 모습의 본질이나 실체보다는 이미지에 의존해 그를 판단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냥 그렇게 전문직으로 남아서 자신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이어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겁니다. 

전문직들이 자신의 이름을 홍보하고 브랜드 밸류를 높여 자신의 분야에서 더 성장하고 발전함으로써 서로 윈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얻은 인지도와 인기를 발판으로 정치와 같은 공공의 영역으로 자신의 역할을 확장시키려 할 때 발생합니다. 

그렇게 조작된(혹은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미지는 대중들의 인식을 조작하게 마련이지요. 

뭔가를 판단하기 전에 어떤 대상 자체가 조작된 이미지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의 본질을 이해하고 판단할 여지가 애초 차단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대중들이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하고 영향을 미칠 사람을 제대로 뽑기란 불가능합니다. 

여기에는 앞서 말한 전문직 외에도 직업 방송인, 연예인 등도 마찬가지지요.  

갑자기 오세훈 전 시장, 아나운서 출신이던 유정현, 한선교씨가 생각이 나네요. 



저는 오늘 빚어진 함익병씨 논란을 보며 아주 씁쓸합니다. 

예전에 SBS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장모와 툭탁 거리는 그의 모습이 재미있고 친근감이 갔습니다. 

저렇게 지내는 사위와 장모 사이라면 참 재미있겠다며 한동안 시간까지 맞춰가며 재미있게 봤었지요. 

그런데 예전에 그가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웬지 쎄~한 분위기가 느껴지더라구요. 

뭔가 이 아저씨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고 그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과 당당함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것 같다는 삘이 오는 것이.

그래서 <자기야>를 재미있게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그저 국민사위로만 계셔 주셨으면, 

뭔가 아슬아슬 더 나갈 듯한 예감이 그저 예감이기만을 바랬는데 

드디어 이렇게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셨습니다. 

오히려 빨리 ‘커밍아웃’ 하신게 낫다는 생각도 드네요. 


함익병씨는 이지함피부과 원장으로 있던 1990년대 중반부터 신문 등 매스컴에 많이 등장했습니다. 

각종 피부 문제에 관련한 기사에서 그의 이름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꽤 유명한 의사이지만 일반인의 삶을 살던 그가 TV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자기야>를 통해서입니다. 

앞서 말했던 장모님과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국민 사위’라는 별명도 얻게 됐지요. 

그와 장모 사이에 벌어진 티격태격 입씨름은 그대로 온라인 뉴스를 통해 기사화되면서 연예인 이상의 관심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대한민국은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곳입니다. 

자기 생각을 소신껏 말하고 취향이든 정치적인 부분이든 뭐든 자기 생각을 말 하고 지지하는 바를 표현하는 것은 자유입니다마는 

그 생각과 논리가 보편성을 갖는 상식을 기반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 하더라도 그게 논리적이거나 상식선에서 납득할만한 수준이라면 

어떤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든 개인의 취향이 뭐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 취향과 의사를 비판하거나 무시하는 쪽이 오히려 문제가 있는거죠. 

그렇지만 군대를 안 갔으니 여성들은 권리의 4분의 3만 행사하라고 하고

플라톤의 철인정치를 끌어다가 왜 독재가 잘못된거냐고 반문하는 그를 보며 기가 막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네요. 

게다가 60년대부터 민주화 했다면 이정도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박정희 독재가 큰 역할을 했다고까지 합니다.

그의 말을 보다보니 3대가 세습 독재하는 북한은 왜 저러고 사는지, 

권리의 4분의 3 행사가 '미혼'인 대통령에게도 해당되는건지 

묻고 싶은 것은 수도 없이 떠오릅니다만  꾹 참고 '보내드릴려구요'. 

이런 정도의 인식 수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 TV에 나오고 인기를 끌고, 또 그 수준을 드러내는 것에 당당한 현실이 참 소름끼치고 답답합니다. 





                                               자기야 사위 3인방.. 이중 오른쪽 분이 함익병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