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가 베네치아입니다.

10년전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처음 갔을 때, 신비로운 물의 도시가 주던 그 오묘한 기운과 낭만적인 분위기를 잊을 수 없습니다.

운하로 연결된, 독특하고 감성을 무한 자극하는 풍광도 좋았지만 발길 닿는 골목과 좁은 거리마다 수백년간 쌓였을 사연들이 제게 툭툭 말을 건네오던 그 묘한 느낌도 다시 느껴보고 싶습니다. 

 

 

 베네치아에서 돌아온 뒤 한참을 상사병에 빠져있던 제게 치료제가 됐던 것은 시오노 나나미의 소설 ‘주홍빛 베네치아' 입니다. 이 책은 상사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던  저를 베네치기아로 순간이동 시키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했습니다.

지금도 베네치아가 그리울 때면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 마르코를 따라 베네치아의 주요 골목과 다리를 따라 걷습니다.

어느 골목이든, 어디서 출발해도 결국 중심 산 마르코 광장으로 통하게 돼 있고 그곳에 닿게 됩니다. 산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 역사, 정치의 중심지, 아니 베네치아 그 자체의 중심이자 핵심입니다.

그리고 카페 플로리안. 산마르코 광장에 자리잡은 이 카페는 300년이 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의 하나입니다.

 헤밍웨이의 단골집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헤밍웨이 외에도 루소도 단골이었다지요. 괴테, 스탕달, 바그나, 릴케, 니체 등도 베네치아를 방문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아, 카사노바가 여자들을 대상으로 작업한 곳도 이 곳이었다고 합니다. 유럽의 응접실이었던 셈입니다.
 

 

 

 

 

 

여기가 바로 리알토 다리입니다. 다리 위에서 동전을 던지고 그 아래로 내려와서 한장 찍어봤습니다.

 

 

 

카푸치노를 기분좋게 마셨던 플로리안... 이 곳은  실내와  야외 모두에 자리가 마련돼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노천에 앉으면 커피값이, 자리값일텐데 더 비쌌던것 같습니다. 역사의 현장에 앉아보는 값이라고 생각하면 기꺼이 희사할 만한 금액이지요. 노천에 앉아 전속 악사들의 연주를 들으며 커피를 즐기고 이런저런 생각도 정리하던 30대 초반의 나.... 그때의 기억은 이후에도 떠올리기만 하면 나도 몰래 입꼬리가 헤벌쭉 올라가는 멋진 추억입니다.

단 하나, 산마르코 광장을 가득 메우다시피한 비둘기 떼가 테이블과 의자 밑으로도 무차별 기어다닌다는 점은 좀... ㅠㅠ...

언제부턴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비둘기가 날아드는 모습이 낭만적인게 아니라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는게 좀... ㅠㅠ

그래도 그깟 비둘기떼가 주는 혐오감은  기꺼이 감수할만큼 베네치아의, 플로리안의 유혹과 매력은 짜릿하고 아찔합니다.  

 

 

플로리안에 앉아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 내 모습.... 가방 앞으로 끌어 안고 한껏 쭈구린 채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 저 빈티, 촌티 어쩔... 다시 가면 정말 잘 찍어볼텐데...

 

 

 

 

도저히 어찌 손 쓸 수 없는 쉰내, 촌티 팍팍 풍기는 내 모습을 통째로 가릴 수 밖에... 왜 저러고 찍었나 싶다... 요것 살짝 가리고 플로리안 입구라도 보세요...

 

플로리안의 악사들.. 피아노치는 저 아저씨 눈빛, 정말 뇌쇄적이지 않은가염? 나이도 꽤 있으실 것 같은데... 음, 이태리 남자들이란...

 


 로마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고 다시 오길 빌면 로마에 다시 오게 된다는 전설이 있지요. 전 그래서 제 맘대로 리알토 다리 중간에 서서 동전을 물 속으로 떨어뜨리며 진심으로 염원했었죠. 다시 꼭 오게 해달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