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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과 탐식

세계의 카페/카페 드 몽드

by 신사임당 2013. 10. 11.

2009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머무를 당시입니다. 그 1년간은 매일이 여행인 것 같았기 때문에 어딜 다녀와도 계속 여행상태 중이라는 그 사실이 환상적이고 꿈만같았던 시간입니다.

제가 살았던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10시간 넘게 달리고 달리면 나오는 뉴올리언즈.

역사 일천하고 유서깊은 곳이 많지 않은 미국이지만 뉴올리언즈는 그나마 이야깃거리가 상당한 도시입니다.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즈에서 만난 카페는 '카페 드 몽드'라는 곳입니다.

미시시피강변에 있는 이 카페는 멀리서도 알 수 있습니다. 워낙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기 때문인데요,

그 넓은 홀 안에도 자리를 잡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테이크아웃 줄로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희같은 관광객 역시 테이크아웃에 줄을 섰지요. 그래도 40분이나 기다려야 했답니다.

 

 

 

기다리면서... 옆에 가격표가 써 있는 건데 잘 안보이실듯...

 

 

이 카페의 명물은 '비넷'이라는 도넛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튀겨낸 네모난 도너츠 위에 슈가파우더를 잔뜩 뿌려놓은 것입니다.

뿌려놓는다기 보다 쏟아놓았다는게 적절한 표현일듯 해요...

 

 

요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연출용 사진이에요.

 

실은, 주문하면 저렇게 슈가 파우더를 '쌓아' 주죠... / 요 사진은 대한항공 광고영상 캡처 본이라 화질은 좋지 않습니다.. ㅠㅠ

 

 

보기엔 평범하고 처음 한입 베어 물어도 그냥저냥 먹을만한 도너츠구나...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몇시간 지난 뒤부터는

자꾸자꾸 생각나면서 먹고 싶더라구요. 요, 요, 요,,,, 설탕파우더가 아마 비법이라면 비법일텐데  묘한 중독성 있는

요게 참 요상 방통 신기한 맛입니다.

입술에 잔뜩 묻히고 손이며 옷이며 잔뜩 흰 가루를 펄펄 날리게 되는

깔끔하게 먹기 힘든 그런 도너츠지요. 손님이 떠난 테이블 위에 잔뜩 흩어진 흰가루를 끊임없이 닦아내야하는 종업원들의 옷도 희끗희끗 가루가 묻어 있습니다. 바닥도 곳곳에 흰가루가 묻어 있구요. 하긴 뭐 도너츠를 집어 들고 숨한번만 크게 쉬며 콧김을 뿜어내도 슈가파우더가 휭 날아다니는  거죠 ㅎㅎ.

 

저희는 이 비넷과 커피를 사다가 잭슨광장 한켠에 대충 앉아 거리 악사의 공연을 들으며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점심 때우기로는 적절한 메뉴인 듯.. 하지만 얼굴이며 옷이며 심지어 머리와 가방에까지 흰 가루가 묻게 되고 먹고난 뒤 털어준다는, 가루 없애준다는 명목으로 서로의 얼굴을 쥐어뜯고 때리기를 한참 하게 된다는... ㅎㅎ

 

 

 

 

뉴올리언즈 프렌치쿼터와 잭슨광장, 미시시피강을 이리저리 오가며 이 카페를 몇시간 간격으로 계속 보게 됐는데 언제나 사람이 바글바글,

1년 365일 그렇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곳의 유명한 커피는 카페오레라고 하네요. 커피 맛에 둔감한 전 그냥 기분으로, 분위기로 마셨네요. 것도 테이크아웃해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말에 한번 먹어봐주는 센스!!!를 보였으나 맛은 그저 달고 부드러웠던 것으로... 패쑤 합니다.

이 카페는, 역사 일천한 미국에서도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유명한지도 모르죠. 1862년에 세워졌으니

미국 남부의 근대사를 오롯이 지켜본 곳이기도 합니다.

 

뉴올리언즈까지는 너무 멀죠. 일본 동경 이케부쿠로에 가면 카페 드 몽드 지점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직접 가보질 못해서 어떤지,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겠네요...